▶ ■베이비부머 세대 움직임
▶ 자녀 출가 후 보유주택 처분하고 작은 집 갈아타며 현금구입 선택
투자자들에 의한 주택 구입이 크게 줄었음에도 올해 현금 주택 구입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현금 주택 구입의 주도세력이 투자자들이었다면 올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았다. 주택 장기보유로 에퀴티가 충분히 쌓인 데다 지난해 집값이 오르면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그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자녀들이 출가한 뒤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소규모 주택 구입 때 현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투자자 감소, 올 현금구입 오히려 증가
올해도 현금 주택 구입 거래가 여전히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현금 주택 구입은 투자용 주택 구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 투자용 주택 구입이 줄고 실수요 주택 구입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금 거래가 더욱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투자용 주택 구입 거래 중 전액을 현금으로 지불한 이른바 ‘캐시 딜’은 약 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높은 비율로 주택 3채 중 1채가 구입 때 모기지 대출을 끼지 않은 전액 현금 구입이었다.
■베이비부머, 현금거래 주역
올해 현금 주택 구입과 관련 나타난 특이한 현상은 현금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구입자 대부분이 이미 은퇴 연령층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라는 것. 장기간 주택 보유로 모기지 대출 잔여금은 적은 반면 부동산 자산이 축적된 베이비부머 세대가 올해 현금 주택 거래를 이끌고 있다. 베이베부머들은 보유 주택을 처분한 뒤 발생한 현금자산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올해 현금 주택 구입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주택 가격 급등으로 미국 주택 가치가 약 3조8,000억달러가 회복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주택을 장기 보유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치 상승에 따른 혜택을 가장 많이 입고 있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간 부동산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용 주택을 현금으로 구입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며 “주가 상승 등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주택시장을 주도 중”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 약 4,660만명 수준이던 베이비부머 세대는 2012년 약 6,180만명으로 급증했다.
■모기지 대출 구입은 감소
현금으로 집을 사고 있는 비율은 이처럼 지속적인 증가 추세지만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은 현저히 감소중이다. 현금 구입을 주도했던 투자자들의 구입이 사라지면서 이 자리를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신하고 있지만 모기지 대출을 통한 실수요 구입은 갈수록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기지 대출액은 약 1,150억달러로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현금 거래액은 약 1,051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약 204억달러나 급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금 거래 비율이 높은 투자자들의 주택 구입이 올해 1분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이 자리를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빠르게 메우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현금 구입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은퇴 연령층인 65세를 넘는 인구가 하루에 약 1만명씩 증가하고 있고 2010년과 2020년 사이 65~74세 인구는 무려 약 50%나 급증할 전망이다.
■꾸준한 주택가치 상승 결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현금 주택 구입이 가능한 것은 지난해 주택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최초로 주택을 구입한 이후로 주택시장이 수차례 활황을 겪으며 가치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처음으로 집을 구입한 시기가 약 30년 전이라면 주택 중간가격은 1982년 당시 약 6만7,800달러에서 지난 4월 약 20만1,700달러로 3배 이상 뛰었다. 그동안 주택을 사고파는 대신 꾸준히 모기지 대출을 갚아 나간 베이비부머 세대는 부동산 자산가치가 3배 이상 상승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베이비부머 세대에 의한 현금 주택 구입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은퇴 후 안정적이 노후생활과도 관계가 있다. 여생동안 모기지 대출상환에 허덕이는 대신 소규모 주택이라도 빚 없는 생활을 즐기기 위해 주택 구입에 보유 현금을 쾌척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많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는 추세라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활발한 주택 거래가 기대된다.
지난 3월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현재 보유 주택을 처분하고 이사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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