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필리핀과 말썽을 일으켰다. 필리핀 관할로 알려진 남사군도 존슨암초에 무력을 행사하면서 해군기지를 세운 것이다. 일본과는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또 인도네시아와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벌어진 것이 베트남과의 충돌이다.
영유권분쟁을 빚고 있는 파라셀 군도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초대형 석유시추선을 파견했다 그게 발단이 돼 베트남 해군이, 또 중국 해군이 충돌했다. 물대포를 쏘고 선박과 선박이 충돌하는 등의 상황이 전개되면서 베트남 전역에서 반중 폭동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의 힘이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다.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웃 나라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면서 시비를 걸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마치 작심이라도 한 것 같이 국제질서를 무시하는 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를, 북한을, 그리고 이란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북경당국의 그 어지러운 행보와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질문이다.
베트남과의 해상 충돌도 그렇다. 결코 우연한 사태가 아니다. “상업적 논리에서 석유시추선을 보낸 게 아니다. 정치적 결정으로 보아야 한다.” 로이터 통신의 진단으로,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라는 타이밍에 사태가 발생한 데 주목했다.
이런 면에서 베트남과 중국의 해상충돌을 ‘남중국해 전쟁의 공식적 개전’으로까지 로이터는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행보는 그러면 자신감의 발로인가. 아니면 뭔가 착각 속의 잇단 패착인가.
산적한 국내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 오늘날의 중국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안정된, 평화적인 주변 국제 환경이다. 이로 볼 때 납득이 안 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패문제만 해도 공산당통치의 정당성을 뒤흔들 정도다. 시진핑도 그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추구하고 있는 것이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다. 그 부패 척결 움직임은 그러나 중국공산당의 분열을 불러오고 있다.
거기다가 중국경제는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 오염문제는 체제존속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 가운데 각종 반정부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적게 잡아 해마다 20만 건 이상의 시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또 하나. 테러 위협도 날로 가중되고 있다.
‘바깥의 적’보다 ‘내부의 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북경당국이다. 국방비보다 더 많이 배정된 것이 국내 치안예산인 것이 중국의 오늘날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방에 눈을 흘기는 중국의 해외정책은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싱크탱크 스랫포의 로버트 카플란도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지역에서 패권국을 지향하고 있다. 그 중국은 그러나 푸틴 이후 러시아가 무정부 상태에 빠져드는 것 같은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심각한 부정부패, 내부의 비민주적 요소, 그에 따른 정치적 동요 등이 중국의 추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왜 그런데…” 계속 던져지는 질문이다. 에너지원 확보는 지상명령이다. “때문에 에너지 자원의 보고이자 세계 에너지 교통로의 요충인 남중국해 장악은 중국의 장래 사활과 직결된다.” 그 ‘왜’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이다.
“중화 국수주의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 중국 아닌 아프리카 인류기원설 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한(漢)족 중심의 중화 국수주의다. 그 독소적인 중화 내셔널리즘의 병든 모습으로 보아야 한다.” ‘다른 민족의 역사는 인정하지 않는다. 세계는, 태양은 오직 한족을 중심으로 돌고 있을 뿐이다. 그 왜’란 질문에 대해 사우스 차이나 모닝지가 내린 또 다른 답이자, 설명이다.
그 진단은 그렇다고 치고 여기서 한 가지 다른 질문을 던져본다. 사방의 이웃을 향해 눈을 흘기는 중국, 그 횡포에서 한국은 과연 자유로운가 하는 것이다.
“중국 어선들이 또 다시 북방한계선(NLL)이남의 한국 해역에 침범, 떼를 져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중국어선이 1000여척이나 몰려들었다.” 세월호 참사로 한국정부가 허둥대고 있다. 그러면서 나온 발표가 해경 해체다. 그러자 나온 보도다.
그 다음 2보는 이렇게 이어진다. “중국과 러시아는 동중국해에서 처음으로 연합 해상군사 훈련을 실시하면서 이어도 남부의 한국방공식별(KADIZ)구역을 침범했다.” 한국정부가 항의를 하기는 한 모양이다. 그러나 한국의 해양 주권쯤은 안중에 없다는 식의 잇단 도발이다.
‘남중국해에서의 잇단 충돌’- 이것이 남의 일이기만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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