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대 아르바이트 40%로 뚝
▶ 여름학기·자원봉사·무보수 인턴십 몰려, 일자리 부족 이유보다 지원자 크게 준 탓, “취업·대학 진학에 도움… 좋은 기회 놓쳐”
10대 청소년들의 여름방학 유급 아르바이트는 대학 진학뿐 아니라 취업 기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부터 각급학교 방학이 시작된다. 학부모들은 길고 긴 여름방학 동안 자녀들이 무엇을 하도록 도와야 하는지를 놓고 고심하게 마련이다. 이런 고민에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은“일을 하도록 해라”다.
여름방학에 일을 하는 청소년 수가 70년대 후반 이래 30%나 줄어들었다. 이는“일할 곳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일을 하려는 10대들의 수가 과거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취업알선 회사인‘챌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가 연방 노동통계청의 2013년 7월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방학 기간에 일을 한 16~19세 연령의 10대 청소년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이는 1978년 4명 중 3명(71.8%)이 일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일하려는 청소년 줄어들어방학 중 일을 하려는 10대들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990년대 말 벤처닷컴 기업들의 붐을 이룰 당시만 해도 실업률은 4%에 불과했다. 10명당 6명의 청소년들은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정착 청소년 아르바이트는 그다지 늘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2012년 수준보다 3%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서 존 챌런저 CEO는 감소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과거 10대들과는 다른 시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10대들의 취업률이 낮은 이유는 부진한 경기 회복세로 돌릴 수 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방학 중 일자리를 원하는 청소년 가운데 20% 이상이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대학 졸업자와 직장 경험 있는 재취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챌린저 CEO는 “요즘 같이 경기가 성장세에 접어든 시기에도 청소년 취업률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은 단지 경쟁 때문만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방학 중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취업률 저하의 기본문제라고 지적했다. 점점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하는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례로 지난해 여름방학 일을 하지 않은 16~19세 청소년은 1,140만명에 달했고 이 중 8.3%에 해당하는 95만1,000명만이 일을 하고 싶어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 수는 지난 1990년 중반 이후 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 청소년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학기 등록, 자원봉사 많아일하지 않는 10대들 모두 여름 내 수영장에서 선탠을 즐기거나 술을 마시며 노는 것은 아니다. 챌런저 CEO는 많은 청소년들이 여름학기에 등록하고 있고(여름학기 등록 학생 수가 계속 늘고 있음) 자원봉사를 하거나 무보수 인턴 경험을 쌓고 있으며 대학을 준비하기 위한 과외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수를 받으며 일하는 청소년들이 그럴지 못한 또래들보다 더 많은 이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잃어버린 학기’의 공동 저자인 진 나탈리는 “아르바이트는 10대들에게 있어서 직업에 대한 이해와 돈의 가치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그만큼 취업이나 대학 진학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많은 학생들은 번 돈을 흥청망청 써버리지 않는다.
학자금 융자기관인 샐리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을 둔 평균가정은 자녀 대학 등록금으로 고작 2만1,416달러 정도만 모아두고 있다. 이 금액은 주립대학 4년 학비 7만4,000달러 또는 사립대학 16만4,000달러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자녀들이 학자금 1달러를 빌릴 때마다 이자까지 합쳐 대략 2달러를 갚게 되는데 방학 중 일을 하면 돈을 모아 학자금 융자 부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저임금 또는 고된 일을 하다 보면 청소년들이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될 뿐더러 졸업 후 취업을 할 때도 많은 직장이 돈을 받고 일을 했던 경험을 인정해줘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
취업, 진학에도 큰 도움아르바이트 하는 15~25세 자녀들이 하루 3달러씩 로스 IRA에 예치했다면 돈을 더 이상 예치하지 않더라도 65세가 되면 100만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하지만 35세부터 매일 3달러씩 65세까지 모은다면 고작 22만달러를 저축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조금씩 떼어내 모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대목이라고 나탈리는 자신의 저서에서 강조했다. 나탈리는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젊은 시절 꿈을 쫓아가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 1년 동안 소설을 쓰겠다며 직업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면 부모의 마음은 답답함으로 속앓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소년 시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아둔 돈이 있다면 풀타임 직업을 갖지 않고도 자녀들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대학 진학에도 큰 도움이 된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입학 사정관으로 근무했던 엘리자베스 히턴 대학사정 자문원은 “학생들의 입학 신청서를 검토할 때 돈을 받고 일한 경력자를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학생들은 제 시간에 직장에 출근했고 또 책임감을 갖고 직장이 요구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인정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척 관계나 지인이 아닌 성인들을 당당히 대면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많은 무급 인턴 또는 자원봉사 기회는 1주일에 단지 며칠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보수를 받고 정식으로 일하는 아르바이트가 훨씬 더 사회적 적응력을 시험받고 인정받는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방학을 이용해 자녀들이 선택하는 진로와 관련 있는 직업을 찾는데 힘을 다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도움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정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