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cast는 어디다 두었어요? 2층 화실에서 내려오는 나를 보고 남편이 웃으며 하는 질문이다. 거울을 보니 정말 내 꼴이 거지나 다름없어 나는 웃는다. 작업을 할 때는 물감냄새와 화학약품 때문에 창문을 열고 작업을 해야 하니 못 쓰게 된 옷을 껴입어 거지 뺨치는 모습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화가들이 작업을 할 때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마시며 우아하게 작업하는 줄 알았는데 완전 노동에 화실은 공장 같다고 놀란다. 그래서 가끔 작업하는 친구들끼리 외출을 할 때는 거의 Theatrical한 복장을 우리는 하고 나간다. 이것이 매일 작업복만 입고 일하는 우리들끼리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세상을 마치 연극 무대인 양 생각하며 거닌다. 그럴 때 우리는 예술가보다는 예술 자체가 된 양 도시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헌데 얼마 전 내가 놀란 것은 SF오페라에 쓰였던 무대의상과 소품을 판매도 하고 전시도 하는 Show가 있었다. 마침 친구가 이곳에 와 같이 갔는데 우리가 놀란 것은 그 물건들을 구경도 하고 구매하러 온 사람들의 줄이 2마일도 훨씬 넘게 서서 햇빛 아래서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는 놀라 발길을 돌려 딴 데로 향했지만 한가지 알게 된 것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Theatrical한 것을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의 발견이다. 그들 속에서 우리는 동질감을 느끼며 안도를 한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일상이라는 창백한 현실을 떠나 때로는 극장으로, 영화관으로 오페라나 음악회로 발길을 향한다. 현실이란 우리를 지치게도 하고 반복의 연속은 우리의 삶을 권태롭게 무기력하게도 한다. 이럴 때에 우리는 변화를 위해 또 위안과 힘의 강화를 위해 환상을 가지고 영화관으로 가 캄캄한 곳에서 스크린 속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세계에 빠지고 몰입하며, 영화의 내용은 우리를 고대로부터 현대를 넘나들게도 한다.
헌데 연극이나 오페라 극장은 스크린에서 보다 또 다른 감각을 우리에게 느끼게 해준다. 그것은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설레임과 흥분과 기대를 준다. 많은 사람들의 눈과 시선 그리고 그들의 심장 박동소리. 그리고 연주 직전이나 혹은 끝나고 움직임의 소리. 그것은 스크린 속의 힘이 아닌 생명의 실존의 묘하고 강한 현존의 힘이다. 동시대에 살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인 관중들의 열기와 기대에 찬 생명의 힘 그리고 연주가 주는 수천개의 느낌의 이미지들…... 어떤 음 속에서 그것에 모인 많은 사람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느끼는 섬광 같은 기억들과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자연의 거대한 이미지의 이동. 그리고 드높은 균형. 많은 역사와 비극 속에서도 인류를 위해 계속 예술의 음들을 유지해온 아름다움의 균형. 때로는 폭풍처럼 때로는 갓난아기의 숨소리처럼 때로는 천둥번개 같은 웅장함…...
헌데, 무엇보다도 내게 더 흥미로운 것은 중간 휴식시간에 관객들의 움직임과 표정들의 인간의 근원적인 우아함이다. 나는 이 중간 휴식 시간에 데이비스홀이나 혹은 오페라하우스 2층에서 아랫층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즐거움 중 하나다. 그들은 음악에 도취된 맑은 얼굴 그들의 발소리, 웃음소리, 사방에서 모인 사람들의 생명의 소리의 진동을 느끼며 강렬하게 나는 삶을 느낀다. 요사이 나는 군중 시리즈를 그리는데 연주회나 중앙역에 모였다 흐트러지는 사람들. 그리고 이천년 넘게 기다리는 추상적 군중들의 기대로 가득찬 모습을 그릴 때도 있다.
헌데 많은 얼굴을 캔버스에 그릴 때 어떤 사람의 얼굴은 너무도 영이 맑고 순수해 이 세상을 어떻게 살까 걱정도 되고 어떤 사람의 얼굴은 너무도 긴장이 된 얼굴이라 나까지도 긴장을 시킬 때도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린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 내 감정 이입의 변화는 끝이 없다. 나는 내 그림 속에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방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한 인간인 내 속에 얼마나 많은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지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어떤 조각가가 자기가 만든 조각 작품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신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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