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지난 주 목요일 회의에서 이번 학년도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이번 겨울에 눈으로 인해 휴교가 잦았는데 부족한 법정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6월 25일에 수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수십 통의 항의 이메일이 날아왔다. 6월 25일의 두 시간 수업은 시간과 재정의 낭비라고 했다. 그 날 두 시간 동안 제대로 진행될 수업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차라리 매일 수업시간을 조금씩 늘리든지 아니면 주 교육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해 부족한 수업일수를 면제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버지니아주의 모든 공립학교들은 관련법 규정에 따라 매년 180일이나 990 시간의 수업을 하도록 되어있다. 이를 못 맞출 경우 해당 학군은 모자라는 수업일수나 수업시간에 비례해 주정부가 보조하는 교육예산을 반환해야 한다. 그런데 날씨나 그 외의 비상상황으로 인해 휴교를 할 경우 법정 수업일수나 수업시간을 다 못 채우더라도 괜찮다. 단, 그 경우 법에 규정된 지침을 따라야 한다. 이 지침에 따르면 우선 5일 이하의 휴교인 경우 휴교일 모두를 보충해야 한다. 그리고 6일 이상의 휴교인 경우 우선 첫 5일은 모두 보충하고 그 후에는 이틀에 하루씩 보충해야 한다. 이번 학년도에 페어팩스 카운티 학교들은 모두 11일간 휴교했다. 그로 인해 총 수업일수나 수업시간이 법적 기준에 미달된다. 그래서 우선 수업시간을 늘려 법정수업시간을 채울 수 있는지 연구해 보았다. 이에 가장 많이 제시된 안이 초등학교의 월요일 반일 수업을 종일 수업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학년 말까지 계속 하더라도 초등학교 수업시간을 990시간으로 맞추기에 빠듯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리고 만약 학년 말 전에 예기치 못한 이유로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조기 하교를 실시해야 할 경우 어려움이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초등학교 월요일 수업이 반일인 것은 선생님들에게 월요일 오후에 공동으로 수업계획을 논의하거나 교육훈련을 받기 위함인데 그러한 취지가 완전히 무시되어 버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더욱이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4학교가 990시간에 부족함이 드러났다. 한편 매일 수업 시간을 15분-30분 정도 늘리는 방법도 고려해 보았다. 그러나 몇 년 전 이 방법을 시도했을 때 수업종료 시간과 연계된 수 많은 방과 후 활동과 데이케어 등에 차질이 생겼기에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래서 결국 990시간보다는 180일의 법정 수업일수에 초점을 맞추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만약의 경우를 위해 전통적으로 183일의 수업을 계획해 놓는다. 그리고 그것으로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올해는 6월23일과 24일 이틀을 추가 수업이 가능한 날로 지정해 놓았다. 휴교 11일 중 첫 5일 보충을 위해 3일은 이미 학사 일정에 준비된 잉여 수업일을 사용하고 2일은 2월의 프레지던츠 데이 휴일과 4월에 있을 예정이었던 학생휴일/교사 워크데이에 수업을 했다. 그리고 이제 나머지 6일 중 절반인 3일을 보충해야 하는데 일단 이미 지정해 놓은 6월 23일과 24일에 수업을 하더라도 모자란 하루를 더 채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6월 25일에 수업을 하기로 했다. 또한 전통적으로 마지막 수업일에는 조기하교를 실시하기에 2시간 수업이다.
물론 주 교육위원회에 하루 면제 신청을 정식으로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비공식 접촉을 통해 알아 본 결과 버지니아 주 내에서 그러한 신청을 한 학군이 없고 신청해도 받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그래서 면제 신청은 불필요한 노력이라는 결론이었다. 또한 신청의 전제 조건으로 적절한 다른 모든 방법을 모색해 보게끔 되어있다. 예를 들어, 휴교일 보충을 위해 토요일이나 봄방학에 수업 하는 학군들도 있다. 그런데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쉽게 예견되는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반대로 그런 것을 고려치 않았기에 적절한 다른 모든 방법을 모색해 보았다고 볼 수 없어 전제조건 자체를 충족시킬 수도 없다.
6월25일 수업을 달가워 하는 교육위원은 아무도 없다. 다만 다른 선택이 없기에 교육위원회에서 그 날 수업을 하도록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내년에는 제발 올해처럼 많은 날을 휴교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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