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공학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구글의 야망
구글이 그동안 로봇공학계의 거두로 성장한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아니 필연적 결과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로봇전문가들을 실리콘밸리로 불러 모아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더니 지난해에는 KAIST의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2대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작년 12월에는 빅독(Big Dog), 와일드캣(Wild Cat) 등 펜타곤의 지원을 받아 다수의 군용로봇을 개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 무려 8개 로봇공학기업을 인수하면서 로봇 개발에 대한 야심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이런 추세라면 언젠가 구글이 터미네이터 영화에서 인간을 공격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스카이넷’을 만들고 말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로봇공학자들의 반응은 극히 긍정적이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로봇연구소의 매트 메이슨 소장도 그중 한사람.
“로봇공학의 엄청난 잠재력을 알리는 것 역시 저희들의 임무에요. 그러려면 어떤 거짓말도, 미사여구도 초월해야합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수억 달러 규모의 로봇 시장이 창출돼야 벤처캐피털이 신생 로봇기업에게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UCLA의 로보틱스·기계공학연구소 데니스 홍 소장은 이제 그때가 됐다고 말한다.
“2014년 현재 드디어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구글의 이번 인수는 로봇공학산업이 정말로 시작됐음을 뜻합니다.”
물론 구글의 로봇 시장 개입에 따른 우려의 시각도 있다. 예컨대 오픈소스로보틱스 재단(OSRF)의 브라이언 거키 최고경영자는 로봇공학계 최강의 기업들이 구글이라는 장막 속에서 비밀리에 연구를 진행, 업계 전체의 발전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본다.
“그것이 제대로 된 제품을 개발하는 옳은 길일지도 모르지만 일선현장에서는 분명 잃는 것이 있습니다.”
과연 구글은 장막 속에 숨을까. 아니면 업계와 소통할까.
▲보스턴 다이내믹스
주요 로봇: 아틀라스(Atlas), LS3
강점: 유압 모터. 이 회사의 모든 로봇은 2가지 공통점이 있다. 다리를 지녔고, 강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동 시 안정성이 뛰어나며, 콘크리트 블록을 집어던질 만큼 힘이 세다. 이는 이 회사 유압 구동 기술의 우위를 말해주는 방증이다.
매력: 구글 로봇 군단의 중심축이자 구글이 내놓을 로봇의 모습을 예측케 해줄 최대 단서가 되는 기업이다. 이 점에서 언바운디드 로보틱스의 멜로니 와이즈 최고경영자는 구글이 자율 보행 로봇을 개발할 것이라 예견한다. 다른 로봇 공학자들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리달린 로봇을 만들지 않을 거라면 이족·사족 보행 로봇에 특화된 기업을 인수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섀프트 (SCHAFT)
주요 로봇: S-원 (S-One)
강점: 액체 냉각식 전동 액추에이터. 축전기로 구동되는 이 회사의 액추에이터는 마치 자동차의 터보차저 엔진처럼 필요할 때 엄청난 파워를 낸다. 일본의 한 신생기업이 이 액추에이터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 ‘S-원’으로 지난해 DARPA가 주최한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매력: 섀프트의 막강 액추에이터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우람한 유압 장치와 비견된다. 데니스 홍 박사는 그것이 섀프트 인수의 핵심이라 본다. “구글이 현재 가용 가능한 모든 종류의 기술을 확보하려는 듯합니다.” 실제로 이제 구글은 연속 탄성 선형 액추에이터에서 배터리, 화석연료에 이르기까지 로봇을 구동시킬 폭넓은 옵션을 가지게 됐다.
▲봇앤돌리 (Bot&Dolly)
주요 로봇: 아이리스 (IRIS)
강점: 동작 제어. 봇앤돌리의 로봇 플랫폼 ‘아이리스’는 영화 ‘그래비티’의 제작에도 활용됐다. 정밀 제어되는 4대의 카메라로 환상적인 무중력 세상을 필름에 담았다.
매력: 영화와 CF 촬영은 일종의 부업이었다. 이 회사의 진짜 실력은 기존 산업용 로봇에 적용 가능한 한차원 높은 알고리즘 제어에 있다.
▲메카 로보틱스
주요 로봇: M1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강점: 연속 탄성 선형 액추에이터. 이 회사의 로봇은 특별히 강하지는 않다. 하지만 모터와 관절 사이에 채용되는 액추에이터는 매우 유연하며, 힘의 제어력이 뛰어나다.
매력: 메카는 표정을 표현하는 휴머노이드 머리를 포함, 다양한 로봇 시스템을 개발 중이지만 주전공은 로봇팔과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다. OSRF의 거키 CEO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회사는 사람 주변에서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유용한 로봇 시스템을 만들 방법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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