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동향과 문제점
▶ 비싼 차 값·연료스테이션 확충 걸림돌 “재충전 간단” “전기차가 낫다” 평가 갈려, 현대·도요타 보급 주도에 타사들 외면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100개의 수소공급 스테이션을 건설해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보급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대를 넘어 수소차 시대로 내달리고 있다. 개솔린 시대를 넘어 전기로, 또 전기를 뛰어넘어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진행 중인 것이다. 수소와 물을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 힘으로 동력을 만들어낸다. 배기개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요즘 개솔린 엔진 대신 배기개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 중이라고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수소 연 전지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 주입 스테이션이 크게 부족하고 가격이 비싸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이유다.
한국의 현대와 일본의 도요타, 혼다자동차가 캘리포니아와 유럽의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내년 말까지 수소 자동차 시범 대여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는 올 봄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와 혼다 모터스는 내년부터 본격 실시한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2025년까지 새 자동차의 15%를 배기개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무공해 자동차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무공해 차량으로는 전기자동차와 수소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가 꼽히지만 전기자동차보다는 수소 전지 자동차를 훨씬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주 정부의 예상이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거리는 가격과 연료 보충 스테이션이다.
수소 자동차가 연료가격이 비싼 개솔린이나 디젤 자동차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연료를 보충하는 연료 스테이션에서 수소를 자동차 연료 저장탱크에 압축시켜 주입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도 연구 중이다.
▲가격이 비싸다
수소 동력 자동차의 리스가격은 미드 사이즈를 기준으로 고급 승용차 가격과 비슷하다.
현대가 시범 생산하는 ‘투산’ 수소 연료 자동차는 리스비용이 월 499달러이다. 또 리스자격도 수소 연료스테이션 근처에 사는 소비자들에게 한정된다. 수소 연료 역시 리즈조건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혼다는 2008년부터 수소 연료전지를 장착한 구형 모델인 ‘FCX 크래어리티’ 세단 약 20대를 리스하고 있는데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우선 가격이 월 600달러로 비싸다. 가격이 비싼데다가 수소 공급 스테이션이 크게 부족해 그다지 많이 보급된 상태는 아니다. 시범 자동차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 집중돼 있다. 캘리포니아는 주 기금으로 향후 10년간 100개의 수소공급 스테이션을 건립하고 수소 자동차 구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럽 역시 수소 동력자동차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은 전국 곳곳에 수소 공급 스테이션을 건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자동차의 평균 CO2 배기량을 배기개스 규제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배기개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는 회사들은 회사 생산제품의 평균 오염도를 대폭 끌어내릴 수 있게 된다.
일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새로 생산되는 개솔린 또는 디젤 연료 자동차에 대해 중과세를 매기고 전기 또는 수소동력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감세혜택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전국에 대략 15곳의 공공 수소 공급 스테이션이 운영되는 정도에 그친다.
캘리포니아 대기정화위원회의 존 스완튼 대기오염 스페셜리스트는 “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은 소비자들이 요즘의 개솔린 자동차에서 기대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서 “캘리포니아의 장기목표는 수소 자동차의 저변 확대”라고 말했다. 연료 보충 스테이션을 더 많이 건설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면 수소 자동차의 판매는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이 주정부의 예상이다.
▲연료전지 대 전기동력
연료전지의 원리는 간단하다. 수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와 물을 생성하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연료전지는 전기로 작동되는 모터에 동력을 공급해 주는 배터리나 마찬가지다. 여기서 생성된 전기가 모터를 돌려 자동차가 주행하도록 만든다. 전기자동차와 같은 원리이지만 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것이 다르다.
연료전지 재충전 시간은 ‘테슬라 모토사’ 모델 S와 같이 전기 자동차보다 빠르다. 현대 자동차는 자체 생산 수소동력 투산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의 연료 재주입 시간이 8분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사는 240볼트 충전소에서 1시간당 29마일 주행에 필요한 전기를 충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충전시간이 수소 자동차와는 상대가 되지 못한다.
주행거리는 비슷하다.
현대의 투산은 풀탱크 연료 재주입으로 최대 300마일까지 주행할 수 있고 테슬라도 85kwh를 재충전한 후 시간당 55마일로 주행하면 최고 300마일까지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수소 연료전지의 최대 관심사는 자동차의 동력인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의 에너지가 될 수 있겠느냐다. 이런 점에서 연방이나 각 주 정부의 노력은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자동차 메이커들 외면
GM은 2009년 파산 이전까지 연료전지 기술에 대단한 열의를 보였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의 긴급구제 이후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GM은 수소 연료전지보다는 개솔린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셰비 볼트와 같은 전기자동차를 더 선호하고 있다.
GM은 최소 2020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상업화 계획은 없다면서 하지만 혼다자동차와 조인트 프로젝트를 세워 경비를 분담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GM뿐만이 아니다. 수소 전지보다는 전기 배터리 동력 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더 투자하는 자동차 메이커들도 GM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수소 연료전지를 심지어 “불 X”이라는 말로 격하시켰다.
벤츠 자동차를 생산하는 다임러의 디에터 제체 최고경영자도 최근 수소 연료전지 기술이 상업화되려면 10여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모터사 역시 현재로서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시판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현대 등은 왜 수소 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현대와 도요타, 혼다의 최근 움직임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배기개스 ‘제로’ 자동차 크레딧을 얻기 위해서이며 전기자동차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과 주행거리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월스트릿 저널은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자동차 제작사들에게 주내 판매 자동차 수에 비례해 일정량의 배기개스 ‘제로’ 자동차를 판매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는 캘리포니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보다 더 배기개스 ‘제로’ 자동차를 많이 팔아야 한다. 주정부가 제시하는 의무조항을 지키지 않으면 미국 판매량의 10%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자동차 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요타의 우치야마다 다케시 회장은 전기 배터리 동력 자동차의 미래는 짧은 주행거리와 고비용, 그리고 긴 재충전 시간 때문에 그다지 밝은 편은 아니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전기 자동차는 미국 내 신규 자동차 판매의 0.5%에 그치고 있다.
수소 동력전지의 또 다른 이점은 전기 동력으로는 힘든 대형 트럭까지 운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밥 카터 수석 부사장은 “연료전지는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또 많은 수가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료전지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그룹들은 연방 정부가 이미 50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충전 스테이션을 건설했고 또 전기자동차에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면서 만일 수소자동차로 바꾼다면 또다시 막대한 지원금이 지출돼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LMC 자동차의 제프 슈스터 자동차 예측 전문가는 “현재의 분위기로는 연료전지에의 전망은 상당히 낮은 편으로 아직 실험단계 수준”이라면서 “이미 10년이나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료전지의 가장 큰 적은 내연 엔진기술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연료전지로 대체할 필요가 없으며 큰 영향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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