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수컷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drone은 아마도 수벌의 왕왕대는 소리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원격 조종으로 조종사가 없이 나르는 무인 비행기의 소리가 수벌의 소리와 흡사해서인지 무인 비행기도 drone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경기도 파주에 추락한 무인 비행기에 부착된 카메라에 청와대 시설 일부가 찍혔고 또 백령도에서 추락한 드론 역시 군사시설 일부가 채집되었다고 해서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보수 언론의 시각이고 소위 진보 언론 쪽에서는 낡은 구식이라서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보도이다.
물론 군사용 무인 비행기 사용에 있어서는 알 카에다나 탈레반 테러 조직 요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암살 계획을 집행하는 오바마 행정부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암살 대상인 테러리스트가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은신하고 있는 곳이 확인 되거나 그와 그 일행이 자동차로 이동하는 정황이 정보로 입수되면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사령부에서 원격 조적으로 폭탄이 장치된 드론을 보내 즉결 처분을 시키는 것은 널리 보도된 대로이다. 테러 요원들이라는 정보가 맞는다 해도 재판이 없이 처형되는 것에 대한 국제 인권 관련 단체들이 지적과 비난은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라는 완곡한 표현으로 대표되는 부녀자들의 희생에 있어서는 더 심각성을 띠운다.
그런데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도구나 기술이 민간용으로 변환되는 과정은 무인 비행기에도 적용된다. 약 1,000달러 정도면 살 수 있는 민간용 드론의 사용을 얼마 전에 목격할 수 있었다. 두 손으로 조종하는 원격 리모콘(remote control) 가운데 셀폰을 부착시켜 띄우면 500피트까지 올라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 예를 들면 자기집 지붕이 수리를 필요로 하는 지를 가파른 지붕에 올라가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부엌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식칼이 흉악한 범죄자의 손에서는 살인 무기로 쓰여질 수 있는 것처럼 만약 드론에 폭약을 첨부시켜 몇 집 건너에 살고 있는 평소에 원한 관계가 깊었던 사업 경쟁자 집을 폭격(?)한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남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중범죄는 아니더라도 이웃 사람이 담장 처진 뒷마당에서 전라의 일광욕 하는 것을 사진찍고자 하는 관음증 병자도 상상할 수 있다. 정말 예전에는 집 처마 밑 가까이서야 창문으로 흘러나오는 밀담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엿듣는다거나 도청한다는 말이 문자 그대로 처마밑에 떨어진다(eavesdrop)라고 했던 것이 이제는 온갖 도청 장치나 비밀 카메라(몰카) 설치로 개인 사생활의 영역(privacy)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되었다. 미국 국가 안전국(NSA)에 의한 전화나 인터넷 도청 만이 아니라 우리가 타겟 등 백화점들에게 주는 신상 정보도 해킹 당하니 전자 세대의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떤 냉소주의자는 프라이버시를 긁고 싶은 데를 자유롭게 긁을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 내렸다. 미국에 오는 외국인들은 백화점 등 미국 상점들에 점원들이 뜨문뜨문하고 경비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놀라곤 한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것은 천정 요소요소마다 카메라들이 계속 돌아가면서 고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아름다운 블라우스가 갑자기 탐이 나서 옷입어 보는 부스(booth)에 들어가 속에다 감추어 입고는 자기 겉옷을 입는 수법으로 상품을 훔칠 생각을 했다가는 가게의 계산대를 넘어오는 순간 경비원에 의해 정지당하고 경찰에게 체포되기 십상이다.
특히 철이 덜 든 젊은 아이들이 못된 친구들의 영향으로 유혹을 받아 또는 부모들로부터 당연히 들어야할 꾸지람이나 훈계를 잔소리로 여기는 분풀이(?)로 아주 작은 물품이라도 숨겨가지고 나오는 경우 후환이 대단하다.
옛날 선비가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만지지 않고 오이 밭에서는 신발끈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것은 남에게 의심받을 일을 철저히 피했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행동과 태도를 모세의 십계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수훈에 의해 틀잡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전자시대 문명이기의 남용이나 상점의 경비원으로부터의 수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