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의 계모인 여왕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마법의 거울에게 끊임없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이쁜 사람이 누구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마법의 거울은 단순히 여왕의 외모를 반사시켜 보여주는 기능을 넘어서 여왕의존재감과 정체성을 확인해 주는도구로 등장한다.
마법의 거울의 “백설공주가이 세상에서가장 예쁩니다.” 라는 한 마디에 여왕은 격노하고의붓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야 마는데 이 대목에서는 여왕에게 거울이란 개인의 핵심가치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존재였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쯤에서 여왕이 거울의 대답에 화를내는 대신 스스로에게 다음과같은 질문을 던졌다면 어떠했을지 생각해본다. 백설공주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것은 누구의 기준일까. 과연 마법의 거울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마법의 거울의 평가가 왜 의미를 가져야만 하는가. 마법의거울만이 미를 평가할 수 있는유일한 도구인가.
거울은 빛의 반사를 통해 거울 앞에 있는 나를 비춰줌으로써 스스로의 눈으로는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볼 수있게 해준다. 아이러니 한 것은거울 속 이미지가 얼마나 정확하든지 간에 그 이미지는 처음부터 오른쪽와 왼쪽이 뒤바뀌어있다는 점이다. 거울을 마주보고 진짜에 가까운 나의 모습을확인하려 시도하지만 이는 처음부터 가능하지가 않은것이다. 그런데 두개의 거울을 사용한다면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일차로거울에 반사된 이미지가 두 번째 거울에 재차 반사되어 보여지기 때문에 오른쪽, 왼쪽이 제자리를 찾게 되고 조금 더 신빙성있는 내지는 현실에 가까운 이미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게된다.
살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나의 외형을 비춰주는 문자그대로의 거울도 있고, 가족, 친구, 지역사회, 도덕, 종교 등 나의삶과 가치, 내면 등을 비춰주는관념적인 거울도 있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거울이든지 간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나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를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과하게 되고나 자신을 알아가게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내가 바라보는 거울 속 이미지가 얼마나유효하고 타당한 것이냐에 대한고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일견 흡사해 보이는 두 이미지라할지라도 거울이 하나일 때와 두개일 때 내가 거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울 속 이미지에 대한 질문없이 거울을 통해 나에게 전달되는 이미지를 진짜라고 믿고 살아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 거울 속 이미지를 진짜라고 믿고 살아가는일은 오히려 믿지 않고 살아가는 일보다 쉽다. 보이는 것을 믿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사리 믿어진다고 해서 거울 속 이미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있다. 특히 나를 비춰보는 거울이 단 하나일 때 그 위험의 정도는 증가한다. 물리적인 이미지도단 하나의 거울만으로는 오른쪽,왼쪽을 바르게 표현할 수 없다.
관념적인 거울은 더욱 그러하다.
가족이라는 거울 하나에, 종교라는 거울 하나에, 사회라는 거울하나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 이해하기에는 인간의 삶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거울이라는 장치는 필요하다. 거울이 가지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를 이유로 거울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거나 거울에 나를비춰보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건강한 사고법은 아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거울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거울을 바라보되 한개의 거울이 아닌 여러개의 거울을 통해 여러층으로 이뤄진 삶을 이해해보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거울이 반사해주는 이미지를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면의 거름장치를 통해 전달된 이미지를 정리하고 나에 대한 이미지를 내면화하는 능력을 기르는일이다.
‘미’라는 기준이 그녀의 삶 전반을 대변할 수 없다고, 마법의거울의 진술이 진실이었는지를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백설공주의 계모에게 전해주고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