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콜린 파웰 초등학교는 카운티 내에서 한국어 프로그램이 가장 활발한 학교이다. ‘GLOBAL’이라고 불리는 방과 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2년 전부터 카운티에서 최초로 ‘Two-Way Immersion’ 한국어 집중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수업을 매일 한국어와 영어로 절반씩 받는다.
영어 수업과 한국어 수업 담당 선생님들이 따로 있다. 물론 한국어 수업 때도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교과 과정을 그대로 따른다. 이 프로그램은 2년전 유치원 학년부터 도입되었다. 한 학년에 두 학급인데 영어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이 절반씩이다. 프로그램 참여는 물론 자원 학생에 국한된다. 그리고 한 해 참여했다고 의무적으로 계속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즉, 한 학년 시도해 보았다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일반 학급으로 옮길 수 있다.
첫 해는 44명의 유치원생들 그리고 올해는 40명의 유치원생들과 43명의 1학년 학생들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내년에도 유치원 학년에 두 학급 구성을 위해 45-55명의 학생 유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오는 4월 7일 오후 2시부터 콜린파웰 초등학교에서 프로그램 소개 행사가 있을 예정인데 비단 유치원 학년 뿐 아니라 내년에 1학년이나 2학년 되는 자녀들을 둔 학부모님들 중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의 참석을 기대해 본다.
이 프로그램은 콜린파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등록 학생 수를 보아 가며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문호 개방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 학교 지역 안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관심이 있는 경우 4월 7일 행사에 참석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것을 권한다.
물론 어느 프로그램이든지 학업 성취 결과가 중요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2년 동안 콜린파웰 초등학교의 프로그램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다. 대개 이러한 외국어 프로그램이 혹시 교과 과정에서 요구하는 다른 부분에서의 학업 성취, 특히 영어를 배우는 것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러나 평가 결과는 그 반대이다. 작년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 중 특히 한국어가 모국어인 학생들 모두가 영어 학력 평가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반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 가운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 중 90%만이 영어 학력 평가에서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와 있다. 수학부문에서 평가 결과도 비슷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국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 학생들 가운데에서는 89%의 학생들만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다. 물론 1년치 유치원 학년 평가 자료에 불과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의 참여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제 대학도 다 졸업 한 우리 집 두 애들이 가장 크게 후회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어렸을 때 좀 더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어 공부는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중, 고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우리 한인 동포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면서 더욱 본인의 인종적, 문화적 배경을 의식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럴 때 한국어 구사능력은 정체성 확립이나 자존감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또한 날로 높아져 가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력을 고려할 때 취업 준비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비록 본인의 직업이나 커리어에 직접적인 도움이나 영향이 없다 하더라도 영어 외의 또 다른 언어를 자유 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소지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주위의 다른 사람들로 부터 인정 받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아무쪼록 오랜 노력 끝에 2년전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또한 이 학교에서의 성공이 다른 학교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게 되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어 프로그램의 확장은 한인 동포 사회와 한인 학생들에게 긍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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