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들 간 그리고 회교도와 기독교도 간의 유혈 충돌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아프리카의 몇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총기 관련 범죄 사건이나 피해자가 많기로 미국이 제일이다. 링컨을 위시하여 1963년에 희생된 케네디까지 네 명의 대통령이 암살되었고 마틴 루터 킹 박사와 로버트 케네디도 1968년에 암살되었건만 효과적인 총기 규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콜로라도, 콜럼바인(1999), 버지니아 텍(2007), 그리고 코네티컷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2012)까지 참혹한 살육 현장이 되는 미국의 치욕은 그칠 날이 없다.
미국 건국 시에 채택된 연방헌법 수정 제2조에 ‘총을 가질 수 있는 권리’가 독립전쟁 당시에 큰 역할을 한 민병대의 테두리 안에서인가 또는 개개인의 권리인가는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후자 쪽으로 해석되었기에 헌법 개정이라도 있기 전에는 일부 고등학교들까지도 무기 검색대를 설치해야 하는 미국의 수치와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실현되지 못하는 배후에는 전국총기협회(NRA)라는 가장 강력한 로비 또는 압력 단체가 도사리고 있다. 300만이 넘는 회원들에다가 많은 연방의회와 주 의회 의원들을 회원으로 가지고 있는 NRA는 샌디훅 같은 대량 살육 사건들이 터져 다발총의 탄창 규제나 정신병력자들이 총을 살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강화시키는 등의 입법 제안이 있을 때마다 반대를 한다. 반대 견해만 피력하는 게 아니라 NRA의 총기 규제 반대 입장을 거슬리는 의회 의원들을 선거에서 낙선시키는 노력도 아끼지 않기에 지지 기반이 취약한 의원들은 벌벌 떨게 마련이다.
최근 NRA는 총기규제 입법에 대한 반대와 방해를 뛰어넘어 연방 행정부의 고위직 인선에까지 입김을 불어넣었다는 보도가 있다. 연방 공중위생국장(SG)은 공공 위생과 건강 문제를 다루는 기관의 수장이다. 예를 들면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50여년 전부터 강조해온 역사가 있다.
하버드와 예일대에서 교육받은 내과의사인 비벡 머티 박사가 오바마에 의해 SG로 임명되었지만 NRA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 인사 청문회 때 그는 SG의 직위를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데 사용치 않겠다고 했지만 누가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규정은 강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증언했다. 그것이 공화당 상원의원들만 아니라 올해 중간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알래스카, 아칸소, 그리고 루이지애나 등지 출신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비위를 상하게 했던 모양이다. 따라서 그의 임명 인준에 대한 표결조차 없이 유야무야될 판이다.
금년 11월 선거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반대 때문에 오바마는 또 법무부 민권국 담당 법무차관보 임명에서도 실패를 보았다. 작년 11월 건보법을 시행하면서 발생한 허다한 문제들로 인기가 하락한 오바마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의 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지도력 결여라는 보수 진영의 혹평으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그래서 백인들과 보수파들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통제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요즘 NRA 보다 더 기승을 부린다고 할 수 있는 LGBT의 로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여성동성애자, 남성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머리글자를 딴 LGBT의 놀랄만한 로비 결과는 눈이 팽팽 돌아가도록 만들 지경이다. Gay란 단어가 유쾌하다, 즐겁다 라는 의미였던 것이 불과 50년 전 일이었지만 이제는 동성애자들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의미가 바뀌었다. 오바마를 위시해서 정치인들이 동성애자들의 정치 헌금과 표를 획득하기 위해 거의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역사와 전통과 윤리로 볼 때 전혀 성립될 수 없고 성립되어서는 안 될 동성결혼의 합법화가 많은 주와 연방 정부 선에서 이루어졌다.
동성애자들의 로비는 버지니아 주지사가 리치몬드 시장을 버지니아 민주당 의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방해하려고까지 한다. 어느 교회 목사인 그가 동성결혼을 반대했다는 이유이다. 또 차별을 없앤다는 미명 아래 양성애 학생들이 운동은 남자 운동실에서 하고 탈의는 여자 사용 시설에서 해도 되도록 허용하는 등 해괴망측한 제안들이 날뛰는 판국이다. 할리우드 발 팝 컬처의 극성은 극성지패(極盛之敗)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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