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 분유 중심 폭발적 증가… 지난해 7억6,000만달러 수출
▶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 여파, 중국 국내산 제품 신뢰도 낮아, 네바다에 수출전용 공장 세워
수출용 제품 생산을 위해 네바다 주 팔론에 세워진 최신 시설의 낙농공장 내부.
<팔론, 네바다>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들이 얽혀 있는 낙농공장의 모습이 마치 건조한 사막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처럼 다가온다. 작은 교회들과 도로변 카지노들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는 작은 마을의 외곽에 서 있는 이 공장은 인근 20여명의 낙농업자들에게는 생명선과 같은 존재이다. 몇 주 지나지 않으면 인근 농장들에서 모아진 우유는 공장의 건조실에서 한 방울도 남김없이 분유로 만들어 지게 된다. 이 공장은 총 8,500만달러의 건설비가 들어간 시설이다.
생산된 제품은 미국 스토어들로 팔려나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 국기가 그려진 백에 담긴 분유는 트럭에 실려 다섯 시간을 달린 후 오클랜드 항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된다. 이 모든 것은 중국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려는 계획에 의한 것이다. 중국의 우유 수요는 전 세계 낙농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다. 리노에서 동쪽으로 60마일이나 떨어진 팔론 같은 외딴 마을들까지 말이다.
팔론의 경제개발 책임자인 밥 슈라이버는 “글로벌 경제가 서부 네바다의 작은 도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소득이 늘고 고급 단백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의 우유 수요도 급속히 늘고 있다. 수요가 너무 늘어 외국의 공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세게 최고의 낙농제품 수입국이다. 중국의 낙농시장 매출은 지난 해 400억달러가 넘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5배가 늘어난 액수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은 다음 달부터 팔론에서 생산되는 것과 같은 제품이다. 중국 부모들은 어린 아이들을 위한 단백질과 칼슘을 분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모유 수유는 인기가 없으며 유통망 문제 때문에 차고 사신선한 우유의 공급은 제한적이다.
많은 중국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국내산 제품 먹이기를 꺼려하고 있다. 2008년 멜라닌이 섞인 분유파동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30만명의 아이들이 아팠다. 당국의 후속 조치 미흡으로 신뢰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아이에게 프랑스 산 분유를 먹인다는 27세의 장 준은 “우리는 중국산 제품을 신뢰하지 않는다. 멜라닌이 섞인 분유를 먹고 아이들이 탈날까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외국 업체들에게 중국에서 고가에 낙농제품들을 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뉴질랜드 등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미국도 여기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국내 낙농제품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수출은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7억600만달러에 달했다. 2009년의 1억3,7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해외 수요 증가는 미국 수퍼마켓의 우유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1월 홀 밀크의 갤런 당 평균가격은 3.55달러로 1년 새에 가장 높았다. 치즈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우유의 2월 도매가격도 100파운드 당 23.35달러로 기록적이었다. 최악의 가뭄으로 낙농업자들이 생산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런 추세는 당분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해외 시장은 낙농업자들의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따스한 겨울과 시원한 여름 날씨 때문에 낙농업자들이 선호하는 라혼탄 밸리의 인구 8,500명의 소도시 팔론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낙농업자들은 생산한 우유를 캘리포니아의 가공공장으로 보내왔다. 하지만 얼마나 더 이것을 지속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 캘리포니아 우유 자문위원회가 ‘진짜 캘리포니아 우유’ 마케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팔론산 우유는 언젠가는 배제될 상황이었다. 팔론의 한 낙농업자는 “우리는 전화 한통으로 비즈니스를 접을 수도 있는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회원이 1만3,000명에 달하는 미 낙농업자 협회는 지난 2007년 팔론에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낙농공장을 세우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미주리 캔사스시티에 본부를 둔 협회는 국게 비즈니스 개발을 위해 뉴질랜드의 대규모 낙농기업인 폰테라의 중역을 지낸 제이 월드보겔을 고용했다. 월드보겔은 미 낙농협회를 중국의 바이어들과 연결시켜주는 한편 분유공장 설계를 할 뉴질랜드 업체를 찾는 일도 도왔다. 이 공장은 미국 내 다른 공장들과는 완전히 다른 시설이다.
월드보겔은 “중국의 문제는 세게 인구의 22%를 차지함에도 경작 가능한 토지는 전 세계의 7%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중국으로서는 우선순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무엇을 수입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미국산 우유를 수입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국내의 낙농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중국의 낙농 공급의 5분의1은 해외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농업대출 전문은행인 라보뱅크는 분석하고 있다. 이 은행의 보고서는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들에게 교역을 위한 기회의 창은 당분간 활짝 열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부족은 중국에서 암시장이 번성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중국 관광객들은 외국의 수퍼마켓에서 아기용 우유제품들을 싹쓸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호주와 영국에서는 판매 제한 조치가 취해졌으며 국경지역 분유 밀매가 극성인 홍콩에서도 수출 쿼터 제도가 발표됐다.
미드 존슨 같은 미국의 주요 아기용 우유제품 생산기업들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이 제품들은 팔론에 세워진 것 같은 미국 내 시설에서 생산되는 것들이 아니다. 미 낙농협회 한 관계자는 팔론 공장에 대해 “판도를 바꾸어 줄 시설이다. 이것은 수출용 제품만을 생산하는 첫 공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공장은 45개 정도의 풀타임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며 인근의 알팔파 사료 농장들과 수의사 관련 서비스, 운전사 등 팔론 반경 90마일 내의 관련 업종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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