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need a guru. The guru is inside each of us. This teaching is called The Mirror.
그대에게 구루는 필요없다. 구루는 우리 모두 안에 들어있다. 이 가르침은 ‘거울’이라 부른다.
뉴저지 태생의 미국인 비크람 간디(Vikram Gandhi). 이름이 외치듯 그는 토종 인도 사람. 동시에 비상한 영화제작자인 비크람은 2011년 ‘묘~한’ 다큐멘터리 한 편을 세상에 내어 놓습니다. 제목은 ‘쿠마레[Kumaré]. 인도에서 온 스승/구루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 스승, 그 구루는 바로 다름아닌 비크람 자신입니다.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장발을 틀어올린 괴상한 모습의 인도 구루, ‘쿠마레[Kumaré]는 바로 이 장난꾸러기 영화제작자 비크람 간디가 억지로 꾸며낸 자작극의 주인공입니다.
집안 내력인 힌두교에 정통하고, 평소 인간의 영적갈구에 늘 예민한 촉각을 세우고 살아온 사람 비크람. 사람의 영성이란 게 뭐 따로 심각한 게 아니라는 ‘평상심시도’의 진리를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사는 눈 큰 사람 비크람. 동양의 영성, 특히 요가의 유행을 타고 급속히 번진 ‘구루 문화’[guru culture]에 왠지 시큰둥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비크람은, 이윽고 ‘구루가 도대체 뭐길래?’라는 의문을 자신의 독특한 영화문법으로 풀어냅니다.
구루 자작극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실제로 인도에 가서 각종 사이비 구루를 비롯해서 제법 그럴듯한 구루들을 두루 만나 그들의 어법과 행법을 세밀하게 익힙니다. 물론, 그 중의 압권은 오쇼[Osho] 스타일의 투박한 인도식 영어액센트를 몸에 배게 하는 일입니다. 평소 그럭저럭 다져둔 요가 자세 몇몇도 구루 자작극을 펼치는데 꽤 도움이 됩니다. 결국 ‘가짜’ 구루가 된 비크람. ‘슈리 쿠마레’라고 정중히 호칭되는 비크람은 사실 한마디 거짓말도 하지 않습니다. 아리조나주 피닉스의 어느 허름한 아쉬람[수행터]에서 서너명 되는 첫 입문자들과 상면하는 비크람은 애써 ‘나는 가짜입니다’를 계속 연발합니다. "I am not who you think I am." “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구루가 아닙니다. 나는 가짜입니다.”
그렇게 멍한 표정으로 멍청하게 말하는 비크람을 사람들은 진짜 ‘삿구루’[satguru, 참스승]으로 우러릅니다. 아니라고 할수록 더욱 믿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담백한 구루라고 모두 철석같이 믿는 겁니다. 내막을 다 아는 자칭 ‘여신도’ 두명과 짜고 벌이는 자작극. 결국 열명 남짓 진정으로 따르는 제자들이 스스로 모여 ‘그저 거울같이 비추는’ 삿구루 쿠마레에게 완전 매료되고 맙니다. "나는 구루가 아니다. 참 구루는 당신들 안에 들어있다. 나는 다만 당신의 삿구루를 내어 보이는 거울일 뿐이다. 나는 가짜다." 그저 이런 말들로 제자들과 얘기하고 개인상담을 하는 슈리 쿠마레. 아니라면 아니라고 할수록 제자들은 점점 더 구루에게 깊이 감전됩니다.
가짜 만트라[주문], 어딘가 엉성하고 어눌한 ‘파란색 빛 명상’. 남보기에 만망할 정도의 요가 자세 등등으로 영화는 제법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역시 가장 볼만한 건 제자들의 눈물겨운 따름과 신뢰입니다. ‘나는 다만 당신의 거울’이라는 삿구루를 누군들 믿지 않으리오? 다만 같이 있으며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주고 ‘나는 가짜’임을 연발하는 스승. 이보다 더 진솔한 구루가 어찌 존재하리오?
You don’t need a guru. The guru is inside each of us. This teaching is called The Mirror.
그대에게 구루는 필요없다. 구루는 우리 모두 안에 들어있다. 이 가르침은 ‘거울’이라 부른다.
자, 이제 영화가 끝나야 할 무렵. 과연 영화제작자인 동시에 주연 배우인 쿠마레, 아니 비크람 간디는 과연 어떻게 종지부를 멋지게 찍을 것인가? 다큐 비스무리한 이 ‘묘~한’ 영화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드디어, 우리의 ‘안티히어로’[anti hero] 쿠마레는 이제 헤어질 날이 왔다며 마지막 행사를 기획합니다. 이름하여 ‘Unveiling Ceremony’. 장막을 거둬내고 정체를 밝히는 의식이랍니다. 그런데 문제는 ......
By the time he is to unveil, Vikram realizes why other gurus don’t unveil.
정체를 밝힐 날이 되자, 비크람은 왜 다른 구루들이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왠지 알만하죠?영화는 과연 어떻게 끝날까요? 스포일러[spolier]가 될 내용이라 여기서 밝히진 않으렵니다.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그동안 그렇게 믿고 따르며 인생의 커다란 변화를 실제로 느끼고 실천해 온 제자들 입장을 생각해 보세요. 허~참! 그렇다고 어글리엔딩도 아닙니다. 다만, 사실같은 엔딩임을 힌트해드립니다.
영화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그저 영화만은 아닙니다. 다 믿기 달렸다는 교훈이 아닙니다. 세상에 진짜란 없다도 아닙니다. 가짠데 진짜입니다. 바로 그게 관건입니다. 과연 그렇더군요. This teaching is called The Mirror.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모두 거울입니다. We ARE the Mirro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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