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딸아이가 캠퍼스에 입점한 스타박스에서 시간당 8달러에 주 10시간 반을 일한다. 1주일 단위로 정산되는 5달러 팁을 합하면 1주에 89달러, 한달을 4주로 계산하면 356달러 수입이다.
학교를 집에서 다니므로 수입은 순수 용돈이다. 하지만 딸아이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동차 개스비에 스마트폰과 보험료, 그리고 교통위반 벌금까지 내면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아들도 지난해 동네 스시집에서 파트타임으로 7,800달러를 벌어 처음으로 세금보고를 했다. 집에서 살고 있으니 용돈 치고는 많은 돈이다. 한달에 300달러씩 방값을 내라고 했더니 친구들과 나가서 살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아직까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최저임금으로는 혼자 살기가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졸업 하면 최저 임금은 면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사실 최저임금으로 대도시에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LA카운티의 최저 생활임금은 최저임금 8달러보다 많은 11.37달러다.
미국 맥도널드 종업원들은 요즘 시간당 15달러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수시로 시위를 벌인다. 맥도널드 등 많은 식당들은 최저임금(연방은 7.25달러, 캘리포니아는 8달러)으로 종업원을 고용한다. 하지만 건강보험 등 풀타임 직원에게 제공하는 각종 베니핏을 피하기 위해 28시간 이하의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키는 업소들이 많다. 시간당 8달러를 받아봐야 1주일 224달러, 한달 1,000달러도 벌지 못한다.
UC버클리와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는 지난 2월 패스트푸드 종업원의 절반 이상인 52%가 메디케이드와 푸드 스탬프 등 정부 보조에 의존한다며 이 비용이 연간 7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받는 지원금이 모두 우리가 내는 세금에서 충당된다.
20여년 전만 해도 패스트푸드 식당 종업원들의 대부분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등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생계를 위한 성인들의 직업이 돼 버려 최저임금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맥도널드의 도날드 톰슨 CEO는 1,380만달러의 연봉을 챙겼다. 시간당 7,000달러다. 일반 종업원에 비해 무려 788배나 많다. 2012년 맥도널드 순수익은 50억 달러였고 주식배당과 환매로 지불한 돈이 55억 달러다. 결국 국민의 혈세로 맥도널드를 먹여 살리는 꼴이다.
최저임금 문제가 나올 때 마다 맥도널드와 비교되는 패스트푸드 업체가 서부지역의 햄버거 체인점 ‘인 앤 아웃’이다.
‘인 앤 아웃’의 초임은 10.50달러이고 몇 개월 지나면 2달러를 더 올려준다. 제너럴 매니저의 임금은 평균 12만달러, 보조 매니저도 7만달러 이상 받는다. 맥도널드 매니저의 4만2,000달러보다 무려 3배나 많다.
봉급만이 아니다. 풀타임은 물론이고 주당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파트타임 직원까지 유급 휴가와 병가, 치과 안과 포함 의료보험, 그리고 은퇴 연금인 401(k)를 개설해 회사에서 매칭펀드까지 제공해 준다. 이 정도면 패스트푸드 직원이라기보다는 일반 기업 수준이다. 그래서 종업원들이 한번 입사하면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 앤 아웃’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입의 상당부분을 직원복지에 사용할 수 있다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운영 철학이다. 직원 복지를 책임지면 충성도가 높아지고 장기 근무자가 늘어나 신규 직원의 교육비와 숙련까지 소요되는 손실액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평범한 햄버거로 2012년 280개 점포에서 6억5,100만달러 판매 수입을 올린 것은 맥도널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종업원들의 만족도와 충성도가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최저임금은 7월부터 9달러로 인상되고 2016년에는 10달러로 재차 오른다. 샌프란시스코는 10.74달러로 전국 최고다.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인상하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도가 공화당에 막혀 성사될지 의문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어느 때 보다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맥도널드의 빅맥 가격이 1달러 올라야 한다는데 맥도널드가 생존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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