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특별 후원> 바흐와 현대를 아우르는 탐구자
▶ 바흐 탄생일 기념 더블 바이얼린 협주곡 스승 라레도와 함께 LA 챔버와 협연
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는 탐구자요 모험가이며 도전자다.
늘 비슷한 프로그램을 번갈아 연주하는 다른 독주자들과는 달리 그는 매번 전혀 다른, 전혀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고 온다.
3년 전 LA 매스터코랄과 ‘무궁화: 샤론의 장미’를 협연하며 이산가족의 한을 신들린 연주로 풀어낸 그는 그해 LA 필하모닉의 뉴뮤직 그룹과 함께 4개의 현대곡을 세계 초연했고, 지난해 10월엔 LA 오페라가 처음 무대에 올린 ‘해변의 아인슈타인’(필립 글래스/로버트 윌슨 작)에서 여자 바이얼리니스트로는 처음으로 아인슈타인 역을 맡아 빼어난 연주를 들려주었다.
물론 그 중간 중간 할리웃보울에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첼토와 프로코피에프 협주곡을 연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음악세계는 바흐와 콘템포러리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누구보다 신곡 초연을 많이 하면서 클래식 음악의 과거와 미래를 온 몸으로 구현해내는 연주자로서 세계무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3월22일과 23일, 제니퍼 고가 또 한 번 특별한 프로그램을 들고 남가주를 찾는다. LA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바흐 탄생일 기념 콘서트. 22일 오후 8시에는 글렌데일 알렉스 디어터에서 23일 오후 7시에는 UCLA 로이스홀에서 두 차례 열린다.
본보가 특별 후원하는 이 공연은 제니퍼 고가 최근 새로 시작한 ‘투 바이 포’(Two × Four)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여기서 그는 자신의 스승이자 멘토인 제이미 라레도(Jaime Laredo)와 함께 바흐의 두 대의 바이얼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와 현대 작곡가 애나 클라인의 ‘구름의 왕자’(Prince of Clouds)를 연주한다. ‘구름의 왕자’는 두 사람이 2012년 멤피스 IRIS 오케스트라와 세계 초연했던 곡으로, 이번에 서부지역 초연된다.
또 이날 공연에서는 지휘자 제임스 페덱(James Feddeck)이 LA 무대에 데뷔하고, 연주 프로그램은 바이얼린 협주곡 외에도 멘델스존의 ‘아름다운 멜루시나’ 서곡과 슈베르트의 교향곡 3번이 포함돼 있다.
2대의 바이얼린과 4개의 음악을 뜻하는 ‘투 바이 포’는 음악을 통해 사제지간의 아름다운 관계를 축하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제니퍼 고는 커티스 음악학교에서 그를 가르쳤던 제이미 라레도 전 교수와 함께 시카고 심포니, 버몬트 심포니, 커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으로 바흐의 더블 콘첼토를 비롯해 필립 글래스의 ‘두 대의 바이얼린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에코러스’, 데이빗 러드윅의 ‘잃어버린 계절’ 등을 연주해 호평 받았으며 그 음반이 올 봄에 출반될 예정이다.
제니퍼 고는 또한 2009년 시작한 바흐 프로젝트(Bach and Beyond)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5년까지 6년 동안 3부에 걸쳐 바흐와 현대음악을 함께 조명하는 이 콘서트 시리즈는 바흐의 6개의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현대 작곡가들의 신작과 병렬 연주함으로써 위대한 바로크 작곡가의 무한한 영향력을 탐구해 보는 지적이고 의미 깊은 프로젝트다.
베리오, 이세이, 카터, 살로넨, 존 하비슨과 같은 현대 작곡가들에게 신작을 위촉, 세계 곳곳의 공연장에서 특별한 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이 시리즈를 통해 3개의 음반이 발매됐다.
그는 2011년과 2013년 가졌던 인터뷰에서 바흐 프로젝트에 관해 “나는 세대를 연결하는 음악가”라며 “전 세대를 관통하는 풀 서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고 “할머니와 어머니와 손자손녀로 이어지는 전체의 삶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 과거의 음악을 현재와 연결해 미래로 데려가는 것이 나의 음악이다”고 설명했었다.
강렬하고 불꽃 튀는 열정적 연주로 듣는 사람의 영혼까지 모두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제니퍼 고. 지적이며 섬세한 표현, 그 누구도 낼 수 없는 소리를 내는 그녀가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가 크다.
■바흐 탄생일 기념 콘서트(bach’s birthday)
•프로그램: ▲멘델스존 ‘아름다운 멜루시나’ 서곡
▲애나 클라인 ‘구름의 왕자’(서부지역 초연)
▲바흐 ‘두 대의 바이얼린을 위한 콘첼토’ D단조
▲슈베르트 교향곡 3번
•연주일정: ▲3월22일 오후 8시- Alex Theatre, Glendale
▲3월24일 오후 7시- Royce Hall, UCLA
▲티켓- 25달러 이상. (213)622-7001 www.laco.org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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