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th is easy;
I think people complicate it.
신앙은 쉽습니다.
사람들이 신앙을 복잡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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툐요일 늦은 밤, 둥근 보름달이 휘영청 걸린 동네
수영장을 찾습니다. 겨울 밤이 제법 차지만, 미지근한
물 속에 들어가 잠시 허우적대다 보면 금새 찬 기운은
사라집니다. 엎드려 헤엄치다가, 달보고 누워 노니다가,
물 속 땅을 기면서 만트라 명상을 하다가... 어느새
50분 정도 지쳐갑니다. 찬 물에서 나와 더운 물
자쿠지[거품탕]에 재빨리 들어갑니다. 상쾌한 냉기가
머리를 감싸고 뜨거운 물기운이 전신을 닦습니다.
그렇게 20분 여, 겨울 밤 대기에 취해 노란 보름달과
합일(合一) 합니다. 오늘 밤은 유난히 고요합니다. 가만히
둘러보니, 어! 이 넓은 수영장에 덩그러니 ‘홀로’입니다.
그야말로 사위가 고요합니다. 달이 바로 코 앞입니다.
고요함의 위력이란! 저만치 걸린 시계를 보니 거의 9시.
그때, 공지사항이 들려옵니다. "5분 뒤에 문을 닫으니
시간 맞춰 나오시기 바랍니다." 아뿔싸, 이번 주부터
토요일 폐장 시각이 종전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
빨라진다는 걸 잠시 잊었군요.
종종걸음으로 락커룸에 들어가 샤워도 못하고 주섬주섬
옷을 대강 걸치고 황급한 걸음으로 데스크를 지납니다.
인기척이 거의 없는 공간을 급하게 뻐져나가는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데스크 뒤에서 마감하던 파란 눈의 예쁜
여인이 환한 미소로 말합니다. "Take time." 천천히
하세요. 미소로 답하며 문을 열고 나서는데 한 마디
더 합니다. "Take it easy,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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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 is easy;
I think people complicate it.
신앙은 쉽습니다.
사람들이 신앙을 복잡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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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나서자마자, 어둠 속 그 둥근 보름달이 몇 그루
종려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눈 안으로 달려듭니다.
눈 속 가득한 달빛에 가슴마저 시원한 느낌으로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오릅니다. 잠시 가만히 앉아, 바쁜 마음을
내리며 라디오를 켭니다. 평소 즐겨듣는 크리스천 설교
방송에 주파수가 맞춰져 있었고, 마침 조엘 오스틴
(Joel Osteen)목사의 인터뷰가 흘러 나옵니다. 늘 웃는
모습에 조근조근 명료한 메시지를 전하는 오스틴 목사.
그 유쾌함,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뭔가를 진하게
풍기는 분입니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이른바 ‘메가처치’[megachurch]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는 오스틴 목사의 메시지는 늘
간단합니다. "Take it easy!"입니다. 살살하세요. 어렵게
풀지 마세요. 적당히 하세요. "Uncomplicate!" 복잡한
실타래를 푸십시오. 불필요한 엉킴들, 모두 풀어 버리세요.
방금 수영장 데스크 여인이 다정하게 건넨 "Take it easy!"
바로 똑같은 메시지를 조엘 오스틴 목사도 전하십니다.
What a synchronicity!
이처럼 공시성(共時性)은 작용하는가!
일견 우연히 벌어지는 듯한 몇 가지 사건들이 실상은
이미 그렇게 예정되어 있었음을 알아차리는 눈치를
’밝은 눈’ 또는 ‘혜안(慧眼)’이라 하든가요? 스위스의
눈 밝은 이 카를 융(Carl Jung)은 이같은 ‘의미있는
우연’을 일컬어 ‘synchronicity’라고 멋지게 이름합니다.
함께라는 뜻의 접두어 ‘syn’ + 시간을 뜻하는 ‘chronos’
+ 명사형 접미사 -ity = 함께 동시에 벌어지는
’뜻있는 우연’[meaningful coincidence]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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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h is easy;
I think people complicate it.
신앙은 쉽습니다.
사람들이 신앙을 복잡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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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it easy! 살살 하세요. 쉽게 다루세요. 힘 빼세요.
Easy does it! 살살하면 됩니다. 힘 빼면 저절로 된답니다.
달밤에 차를 몰고 귀가하면서 귓가에 맴도는 오늘 밤의
’synchronistic message’는 다름아닌 "Take It Easy!"
간단하기에 더욱 심오한 말씀입니다. 집으로 오는 길 내내
곱씹어봅니다. Take it easy! Take it easy! Take it easy!
거의 만트라 수준으로 되뇌어집니다. 저절로 돌아갑니다.
Take it easy! Take it easy! Take it easy!
그러다, Osteen 목사님의 말씀이 홀연 확연해집니다.
Faith is easy! 신앙은 쉽습니다. 그 말이 이젠 이렇게
들립니다. "Faith It Easy!" 쉽게 믿으세요. 어렵게 따지지
말고 그냥 쉽게 믿세요. ‘faith’를 명사가 아닌 동사로
푸는 겁니다. "Faith It Easy!" 그리고, 그 속내는
다름아닌 "Let Go, Let God!" 바로 그겁니다.
“오직 모를 뿐! 당신 뜻대로 하소서!"입니다.
Only don’t know! Thy will be done! Amen!
한겨울 밤, 노랗게 둥근 보름달에 흠뻑 취해 물장구를
마치고 나니, 귓가를 울리며 가슴 속 깊게 공명한 그
세마디, "Take it easy!" 알고보니, 데스크 뒤의 예쁜
여인도 라디오 속의 오스틴 목사도 모두 하늘이 보낸
천사(天使)들이요, "Take it easy!"는 바로 그 천사들의
한결같은 복음[Good News]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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