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민 개혁안이 통과되어 그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많은 이민 서류 미비자들에게 안도의 숨을 내 쉬게 해주리라 믿었던 이민 개혁법안이 아직도 묶여있는 상태이다. 많은 인권단체나 소수민족 협회에서 시위나 단식투쟁으로 의회와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의 소원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민은 정치의 산물이다. 이민개혁은 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수 이민자를 대변해 주는 민주당은 이민 옹호인 반면, 공화당은 이민 반대의 입장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는 작년에 포괄적 이민 개혁법이 이미 통과가 되었으나, 공화당인 다수당인 하원에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상원의 포괄적 이민 개혁안에 의하면, 이민 서류미비자에게 1년간 취업증을 발급해 준 뒤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주며, 영주권을 받은 후 3년 뒤에는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다. 이 개혁안대로 된다면, 1,000만명이 넘는 이민 서류미비자가 유권자가 되어 나중에 민주당의 표밭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공화당에서는 가능하면 이민 서류미비자가 시민권 받는 것을 지연시키거나 혹은 시민권을 못 받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그래서 공화당은 “불법을 한 사람들에게 법적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원칙적 선전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관문은 이민 개혁안의 내용과 범위는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원에서는 상원과 같은 포괄적 이민개협안 보다는 개별적이고도 점차적인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즉 일단 일시적인 합법 체류신분을 허용하고 취업증을 발급해 주는 등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제안일 것이다. 그런 공화당의 개혁안은 아직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갈수록 무시할 수 없는 소수 이민자의 정치적 파워가 공화당의 고민의 골을 깊게만 하고 있다.
두 번째 관문은 하원 안이든 상원 안이든 언제 이민 개혁안은 통과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올해 11월에 중간 선거가 있다. 그러면 이민 개혁안이 과연 선거 전에 통과될 수 있을지 아니면 통과 후에 통과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공화당이 소수 이민자의 표를 의식한다면, 이민 개혁안은 이번 선거 전에 통과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전에도 이민개혁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되었기에 이번에도 오바마 케어등 여러 이슈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으로 공화당이 선거에 자신감이 넘친다면 이민 개혁안을 보류할 수도 있다.
만약 이번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시 하원에서 다수당이 된다면, 당분간 이민개혁안에 대한 큰 진전은 예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승리하여 하원에서 다수당을 확보하게 된다면, 이민 개혁은 국민의 의지와 목소리로 전달이 되어 이민 개혁안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이민 개혁안은 이번 11월 중간 선거 때에 통과될지, 아니면 2년 뒤에 있을 대통령 선거 때에 통과 될지 그 정치적 시기상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민은 정치라고 했듯이, 국회의사당 앞이나 전국적 규모의 이민개혁 캠페인은 참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미 의회 의원들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지역구 의원을 통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하원 의원들은 지역구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구에 있는 한인이나 여러 사람들이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 사무실에 편지를 보내거나 혹은 전화를 하여 이민개혁안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특히 공화당 의원이 있는 지역구민들의 지속적인 청원은 이민 개혁안의 통과를 가속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인들의 정치적 신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이때, 이민 개혁을 애타게 기다리면서 고통 받고 있는 이민 서류미비자와 청소년 아이들의 진학과 취업 그리고 운전면허증 문제 등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지역구 의원들에 대한 로비와 정치적 압박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통해 우리 모두가 윈윈하여 우리의 이웃들과 아메리칸 드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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