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을 처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모의 손때가 묻어 있는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쏟아내기 일쑤다. 또 부동산에 담보권이 걸려 있거나 기타 보이지 않는 문제를 처리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고 또 가족 간에 판매가격을 놓고 의견이 맞지 않아 얼굴을 붉히며 다툴 때도 있을 것이다. 부모 밑에서 자랄 때 온갖 추억이 서려 있는 집을 팔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부동산 중개인이자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Realtor.com’의 소비자 주택 전문가로 활동하는 레슬리 파이퍼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재산을 처리하는데 적지 않는 시간을 필요하다”면서 “감정처리 이외에도 법적, 또는 세제상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 조언 듣기
우선 집의 상태와 소유권부터 확인해야 한다. 또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고 부동산 전문가 데이빗 페어맨은 밝혔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인 샐리 멀헌은 “주법에 따라 또는 기타 요인에 의해 고인의 재산은 ‘프로베이트 법원’에서 판결을 받아 처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을 포함해 모든 유산은 거의 대부분 ‘채권자 청구’(creditor claims) 기간을 거친 후에 유산 상속자에게 분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주택을 팔면 세금문제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하므로 세금관련 전문가를 찾으라고 전문가들은 아울러 조언했다. 유산 상속자들은 또 재산에 우선 담보권이 설정돼 있는지 역시 조사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환경문제가 대두되거나 아니면 에퀴티가 없어 집을 팔아도 남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돈을 물어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때는 차라리 재산상속을 포기하고 차압으로 넘기는 것이 더 현명할 때도 있다.
만약 재산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변호사와 상의해 포기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해야 할 때도 있다.
▲마켓에 내놓기
예를 들어 할머니가 사용하던 집의 부엌이 너무 오래돼 고친 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덜컥 공사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선 인근 부동산 에이전트를 찾아 현재 주택시장의 시세를 먼저 알아 봐야 한다.
페어맨은 “같은 길에 있는 다른 집들이 얼마에 팔려가고 있는지를 알아 봐야 하고 수리를 하고 나면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대강의 정보를 파악한 후에 공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어떤 수리를 하고 어느 부분을 고쳐야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경비 측면에서 볼 때 바이어를 확보하고 또 바이어들이 은행융자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수리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연방 주택청이 보증하는 모기지 융자는 일정한 안전, 견고성, 보안성이 유지돼야 가능하다. 주택의 특정문제로 인해 FHA 보증 모기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매우 낡은 주택이라면 경우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을 가장 잘 끌 수도 있다.
현금을 들고 나서는 셀러들이 집을 싸게 사는 대신 현 상태 그대로 ‘as is’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주택구입 후 수리한 후 제값에 되팔 것이다.
만일 렌트시장이 활발할 때는 집을 팔지 않고 렌트를 주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부동산 에이전트들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리스팅 준비하기
집을 원하는 가격에 성공적으로 팔려면 우선 집상태가 좋아야 한다. 또 야드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집 내부 페인팅과 기타 주택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마루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역시 도움이 될 것이고 부엌이나 화장실을 조금만 개조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모가 쓰던 물건을 정리해버리는 것도 집을 좀 더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 가능한 한 물건이 많은 것보다 필요한 것만 있는 것이 인터넷 상에 올린 사진이나 방문객들에게 말끔한 모습으로 다가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이 깨끗하게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구나 물건들로 가득 채우는 것보다는 아무 것도 없는 도화지 같은 분위기를 주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만약 오븐 등 각종 제품들이 오래된 경우 셀러 입장에서는 바꿔주는 것보다는 홈워런티 보험을 구입해 바이어에게 주기를 원한다. 바이어들은 이런 조치에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마음 준비하기
부모 또는 친지의 주택을 판매하는 과정은 상당히 감상적으로 흐를 수 있다. 개인 유품을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클로징 테이블에 앉아 판매를 종결짓는 것까지. 이런 일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이런 과정은 가능하면 혼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페어맨은 처음에 팔려고 결심했을 때 어느 정도의 가격대면 매매를 수락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어의 오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퍼가 너무 낮은 가격에 들어오면 감정적이 돼 화를 내거나 판매를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또 상속자가 여럿 있을 때는 더욱 예상가격을 선정해 둬야 도중에 가족 간 말다툼이나 싸움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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