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로 린든 존슨 대통령이 가난과의 전쟁(War of Poverty)을 선전포고한 지 50주년이 된다. 그 전쟁의 결과를 두고 주로 진보세력과 보수세력 간의 논쟁이 비등하다. 전자는 가난과의 전쟁이 불완전하지만 중요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후자는 낭비만 초래한 패배였다고 맞선다. 그러나 거의 매사가 그러하듯이 진실은 양쪽 주장의 중간지점에 있다는 지적이 맞을 듯하다.
당초에 존슨의 청사진은 원대했었다.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을 더 생산적이고 독립적인 중산층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개발할 공평한 기회가 없었다는 게 빈곤의 근본문제이니까 정부가 ‘더 좋은 학교, 건강, 훈련’을 통해 장애물들을 제거하면 빈곤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론이다.
그리하여 여러 프로그램들이 입안되고 실천되어왔다. 웰페어 수혜자들에 대한 메디케이드, 일해서 번 돈에 대한 세금 크레딧, 그리고 입안자였던 상원의원의 이름이 붙은 펠 대학 보조금 등 1964년 이전에는 없었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혜택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절대빈곤에는 빠지지 않도록 하는 사회 안전망이 존재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가난과의 전쟁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4인 가족의 빈곤선인 2만3,000달러 미만에 속한 사람들 한명당 사용되는 돈이 평균 1만3,000달러란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예산이 1972년도에 550억 달러에서 2012년에는 5,880억 달러로 열배 이상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빈곤선 아래에 있는 미국인들의 비율에는 변동이 없으니까 그 전쟁은 실패라는 사람들이 있다.
1982년의 경기 퇴조 때 빈곤율이 15%였는데 2010년에도 역시 15%라는 통계를 든다. 그러나 그 통계도 믿을 만 것이 못되는 이유는 푸드 스탬프와 학교 무료 급식 등 비 현금 혜택이 포함되지 않았기에 실제 빈곤율은 5% 정도라는 학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를 들면 2014년도 연방예산에는 3천2백10만 명의 학생들에게 무료나 할인 급식 그리고 스낵 56억달러 분량을 마련해줄 돈이 농무성에 배정되어 있다.
가난한 사람들 대다수가 중산층이 되리라는 청사진이 무참히 실패했다면 결국은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게 맞는 결론인가?
정부가 그들을 중산층으로 이끌어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이유로 역부족이었다. 예를 들면 유치원 이전의 조기교육(Head Start) 프로그램으로 3, 4세 아이들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는 것 같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가 되면 그런 진전이 사라져 버린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또 학교 개혁에 계속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괄목할만한 결과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난과의 전쟁이 웰페어 국가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일을 피하고 국가혜택에만 의존하게 되었다는 혹평마저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비관적이라는 평가들이 있다. 결혼제도의 붕괴와 싱글 가정 특히 미혼모 가족의 증가 때문에 빈곤층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963년부터 2012년 사이에 양쪽 부모가 아닌 한쪽 보호자가 가장인 가정에 사는 18세 미만의 자녀들 비율이 세배가 늘어 32%나 된다는 통계는 심각하다. 그런 비율은 백인들 가운데는 26%, 히스패닉은 34% 그리고 흑인중에는 59%란다. 이만 저만한 문제가 아니다. 뉴스를 보다보면 그 잦은 총격 피살사건 때문에 10대 청소년을 잃은 30대 할머니의 절규를 들을 수 있다. 그 자신이 10대에 아이를 낳았고 그의 딸도 미혼모로 역시 10대에 그리되었을 것이다. 하다못해 MTV에 “열여섯살 짜리 임신”이라는 소위 실사회 프로그램마저 있을까. 10대 중반에 애 엄마가 되어 내가 목격한 어떤 가정법원 판사가 “어린아이가 어린아이를 가진다”라는 표현을 쓴 것처럼 철모르는 나이에 아이를 하나도 아니고 둘씩 셋씩 가지면 무슨 수로 고등학교를 마칠 것인가. 또 그 아이들은 자라면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빈곤 대물림의 악순환은 뻔한 수순일 뿐이다.
국가의 빈곤 퇴치 계획이 승리도 패전도 아닌 교착상태라도 개개인들 가정에서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면 적어도 극빈층이 되어 정부의 시혜에만 의존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건전한 도덕관을 심어주어 남녀관계는 결혼의 테두리 안에서만 있도록 해주어도 손자녀들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게 나의 소견이다. 물론 힘든 투쟁이기는 하다.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매스 미디어에서 결혼 밖의 갖가지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범람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의 내용이 사회 분위기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다음에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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