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혁(자생한방병원 뉴저지분원장)
턱관절의 위치와 움직임이 균형이 맞지 않아 생기는 많은 신체적, 정신적 문제에 대한 연구 역사를 훑어보면, 턱관절이 몸에서 어떤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떤 증상과 관련이 되는 지를 대략 알 수가 있다.
기원전 1600년 경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는 ‘oral surgery’ 에 해당하는 명칭이 적혀 있었고, 아래턱뼈의 탈골과 골절에 대한 처치가 언급되어 있는데, 이는 인류 최초로 턱에 관련된 문서 증거이다. 15세기경 화약의 발명으로 폭발과 관련된 턱, 얼굴외상에 대한 새로운 치료기술이 발달되기 시작하였고, 악관절 디스크의 수술은 1887년 영국 외과의사 Annandale에 의해 최초로 실시되었다.
그 후 ‘악교합학의 아버지’ 라고도 불리는 치과의사 McCollum은 1926년 악교합 학회 - Gnathological Society를 결성하였고, 이는 치과의사들이 치아교합의 역할과 교합균형치료에 대하여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학회는 1930~40년대 까지 턱의 기계적인 움직임과 치아의 정확하고 올바른 교합의 기계적 위치관계 분석에 몰두하여 아직은 턱관절과 치아의 관계를 외과적으로만 접근하는 방식을 이어나갔다. 이렇게 턱과 치아교합 등뼈와 관절의 기계적인 움직임만을 생각하는 구강 외과적 관점에서는 턱관절의 불균형이 치아의 부정교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920년대에서 30년대 무렵에는 이비인후과와 턱관절의 관련성이 발견되고 주목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1934년 미국 이비인후과 의사인 Costen은 11개의 case report와 함께 턱관절 장애 - TMD의 개념을 최초로 종합하여 발표하였다.
근현대적 턱관절 장애의 개념이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하여 최초로 정리되었다는 사실은 곧 턱관절의 균형 이상이 각종 이비인후과 질환과 관련이 된다는 관찰과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흔하게는 난청, 이명, 어지럼증, 두통 등의 증상이 턱관절의 이상과 관련된다.
1960년대부터는 턱관절 장애의 심리적 요인과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었는데, 이를 주도한 것은 미국의 Laskin이다. 그는 1965년 일리노이 대학에 TMJ and Facial Pain Research Center 를 설립하였고, 이 센터의 임상연구에서는 턱관절 장애의 심리적 요인에 주목하여 턱관절 연구에 심리학자들이 동참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부터는 턱관절 장애와 턱관절 통증의 주요 원인과 치료 대상으로 턱과 목의 근육 상태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Jankelson은 턱관절 부위 근신경에 전기 자극을 주어 턱 주변 근육이 가장 편안한 상태가 되는 위치를 턱관절의 가장 이상적인 위치로 생각하였고, 따라서 턱과 목 주변에 전기치료를 행하였다. 또 1977년 Cooperman은 아래턱의 위치가 불균형 하면 전신의 자세가 불량해지고 그로 인하여 전신적인 병태를 유발하는 증후군이 발생한다는 것을 발표하여, 턱의 위치와 전신 자세와의 관련성을 지적하였다. 1970년대에는 매우 중요한 턱관절 연구 발표가 또 있었는데, 바로 Fonder의 DDS(Dental Distress Syndrome) 개념이다.
1989년 Zijum는 턱관절 장애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악관절 내장증, 즉 턱관절의 디스크가 앞으로 빠지는 증상에 대해 환자 38명을 검토한 결과, 모든 증례에서 외측익돌근의 비정상적인 긴장으로 디스크가 앞으로 빠진다는 것을 알아내었고, 해당 근육을 치료하여 턱관절 장애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발표하였다.
이렇게 턱관절의 불균형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많은 연구와 더불어 현대 한의학적인 치료로는, 각자의 교합상태에 맞는 구강내 음양균형장치를 물림으로써 귀와 뇌에 가깝게 좁아진 턱관절 디스크의 공간을 확보하고, 턱관절의 좌우상하 음양균형을 유도하여 전신 척주와 골반 균형을 도모한다.
또한 추나약물 한약으로 손상 받는 신경을 보호하고 만성통증의 직접적 원인인 염증을 제거하며, 침치료로 척주 각 부위, 특히 턱과 목의 근육 긴장을 해소하여 구조적인 턱관절의 균형 뿐 아니라 스트레스 및 통증의 유발 경로인 신경 회로의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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