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시절에 읽었던 이솝의 우화에 아랍인과 낙타라는 게 있다. 사막에서 밤을 맞아 아랍인이 텐트 속에서 자고 있는데 낙타가 말한다. “굉장히 추워지니까 제 코만이라도 천막 안에 넣게 해주세요.” 주인이 허락하고 자다가 깨어보니 낙타는 코만이 아니라 얼굴 전체와 목까지 천막 안에 넣고 있었다. 낙타는 앞발만 더 넣게 해달라더니 나중에는 온몸이 들어오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서서 자겠다는 말을 믿고 아랍인이 다시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자기는 바깥에서 덜덜 떨고 있는 신세가 되었고 텐트는 낙타가 독차지 한다. 야금야금 양보하다 보면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된다는 교훈이다.
1월1일부터 콜로라도주에서 오락용 마리화나 판매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그 우화가 생각났다. 대마초가 많은 건강상 문제를 유발시키는 마약이고 그 중독성이 정기 사용자들 특히 청소년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은 의학적으로 재론의 여지가 없는 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화나 합법화 주창자들은 몇 십년 동안 지속적으로 처음에는 마리화나가 HIV/AIDS와 암 등 심각한 질병으로 인한 통증과 구토증 치료에 효과가 있으니까 의사의 처방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그 마약의 사용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아마도 마리화나 재배업자들이나 기타 지지자들의 후원금이 막대했을 것이다.
매스 미디어에 계속 마리화나 소지만으로도 체포되고 전과자가 되는데 따르는 사회손실을 강조하는 수많은 기사거리 제공이나 인터뷰 등 다 돈이 크게 드는 작업이다. 더구나 주의원들을 상대로 마리화나의 의료상 사용의 합법화를 촉구하는 로비에는 일당이 상당히 비싼 로비스트들을 동원했을 터이니 많은 돈이 들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대마초 합법화 운동자들은 1996년에 첫 승리를 거둔다. 캘리포니아주가 질병 때문에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그후 그 추세가 계속되어 2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도 의사들의 처방이 있으면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소위 여론도 많이 달라져서 10월 달에는 1969년부터 매년 여론 조사를 했는데 처음으로 미국인들의 과반수 이상이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찬성한다는 게 갤럽기관의 발표다. 그리고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가 2012년에 집에서의 오락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했었던 바 전술한 것처럼 엊그제 콜로라도가 미국에서 최초로 마리화나를 지정된 상점에서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알래스카에서는 금년에 마리화나 합법화법이 주민 투표에 부쳐진다는 것이고 오리건에 뒤이어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섯 주에서는 2016년까지 합법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또 메릴랜드를 포함한 여섯 주에서는 주의원들이 합법화 입법을 추진할 것으로 지지자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정부들이 국방, 외교 및 각주 간의 통상 등의 연방 정부에 위임된 권한 이외에는 독립국들이나 마찬가지로 주권 행사를 하고 있지만 마약 단속 등 연방법이 있다는 사실이 콜로라도나 워싱턴주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연방 정부는 당분간 관망하고 있는 자세이다.
연방 정부의 마약 남용 관계의 출판물에는 마리화나의 해독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기억, 사고력, 집중력, 시간 개념 등에 마리화나가 영향을 미쳐 인식이 왜곡되고 문제 해결이나 배움과 기억에 지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그 현상이 심하다는 심각한 결론이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마리화나를 정규적으로 사용하면 두뇌의 구조와 기능에 오래 지속되는 해로운 영향을 준다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될 사항이다. 연구 조사 결과 10대 때 마리화나를 많이 사용한 사람들은 13세에서 38세 사이에 지능지수가 8포인트나 떨어다는 것이다. 또 일반의 생각과는 달리 마리화나의 중독성도 높다. 사용자들의 9%는 중독자가 되는데 어렸을 때 시작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약 17%(여섯 명 중 하나)가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매일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들은 중독률이 25% 내지 50%일 것은 쉽게 짐작 된다.
민주주의의 맹점을 마리화나 합법화 과정에서 볼 수 있다. 압력단체를 조직해서 꾸준히 로비를 벌이면 주의원들이 선거 헌금자들이나 유권자들을 무시 못하는 현실 때문에 야금야금 법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 주민발의로 투표에 붙여지는 제도를 가진 주들에서도 마리화나로 이미 치부를 했거나 앞으로 크게 한 몫 볼 후원자들이 큰 돈을 써서 여론을 바꾸는데 성공한다. 현실이 이럴진대 각 가정에서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들과 손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솔선수범이 수반되는 철저한 가정보호 교육을 시켜야 마땅할 것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