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한 제약회사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서 눈길을 끌었다. 만 19~64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이 들어가는 것’(Get old)에 대한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3.5%가 나이 들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돈을 꼽았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은 22.3%, 지혜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은 10.2%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미국에서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37%로 가장 많았다.
과연 ‘돈’과 ‘건강’ 가운데 어느 것이 중요할까?“재산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와 지위를 잃은 것은 많이 잃은 것이요, 건강을 잃은 것은 온 천하를 잃은 것이다”라는 격언에 그 정답이 있다고 본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만약 노년에 병들고 아프다면 돈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애써 모은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병 치료를 위해 다 날려버린다.
늘그막에 골골 앓으면서 수명을 유지하기보다 죽는 날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이 모든 사람의 소원일 것이다. 건강 비결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일단 건강하려면 음식을 비교적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식을 먹을 때 자기가 소화시킬 수 있는 한도량보다 적게 먹어야 하는데, 즉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오기 전에 숟가락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과식을 한다.
최근 한국에서 의사 148명을 대상으로 한 ‘나의 건강비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건강 관리법으로 걷기 운동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식에 대한 건강관리 요령으로 소식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스트레스 관리 요령으로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장 많이 꼽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생기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미리 걱정하고 특히 남을 의식하는 생활로 우리를 너무 옭아매지 않는 지 모르겠다. 우리의 삶이 하나의 즐거운 여정인데 그 사실을 잊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집착하면서 너무 심각하게 사는 것은 아닐까?무병장수를 위해 불로초를 찾으러 천하를 헤매었던 진시황도 가지지 못한 보약이 있다. 바로 웃음이다. 만여명의 암환자에게 웃음치료를 했던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 소장은 웃음이 모든 병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치료제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표정이 밝고 잘 웃는 암환자들의 생존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매일 아침 친지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웃어주는 일을 하는 LA의 한 중년 여성에 따르면 10여명의 웃음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같이 웃다보면 세상의 모든 시름과 걱정이 잠시나마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웃음의 운동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증명이 되고 있다. 한 번 크게 웃으면 윗몸 일으키기 25번, 10초 동안 웃으면 노젓기 3번, 15초 동안 박장대소를 하면 100미터를 전력질주한 효과가 있다.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듯이 결국 웃음도 선택이다. 우리가 긍정을 선택하고 웃기로 마음을 정했다면 건강해질 수 있다. 지금 눈에 보이는 현실이 어둡고 답답하고 불안하게 생각되어도 우울한 감정에 사로 잡힐 필요가 없다.
성경의 잠언에도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결국 마음의 평화가 가장 중요한 건강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육체와 정신 건강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즉 육체와 정신은 하나이기 때문에 육체가 쇠약해지면 정신도 쇠약해지는 반면 육체가 건강해지면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말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때가 되면 병들어 죽게 마련인데 자신만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누구든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다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길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건강비결을 행동으로 옮기는 작은 실천이 건강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건강! 바로 마음먹기에 달렸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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