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목사 (보스턴 서부 장로교회)
삼돌이와 삼순이가 연애를 했다. 어느 날 라면집에서 함께 라면을 먹다가 삼순이가 젓가락을 앞에 세우고는 삼돌이에게 물었다. ‘자기 나 보여.’ 삼돌이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안 보여, 우리 자기 어디 있니?’ 그리고는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한 후 어느 날 삼순이는 그 때가 생각나서 길가 전봇대 뒤에 숨어서는 물었다. ‘여보 나 보여?’ 그러자 삼돌이는 시큰둥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래! 배꼽 빼놓고는 다 보이거든.’
요즈음 사랑, 사랑하며 사랑타령을 많이 하지만 요즈음의 사랑은 변덕스럽다. 우리 부모님 때만 해도 사랑이란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 당시 영화를 보면 애틋한 사랑을 가슴에 담고도 말로 하지 못하고 눈으로 말하고 눈으로 대답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래도 그 사랑에 목숨을 던지는 선남선녀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사랑한다.’ 이렇게 단순하게 말해서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 ‘진짜 진짜 사랑해, 죽도록 사랑해, 천년의 사랑을 당신에게’ 이런 말도 모자라 길거리에서 부둥켜안고 있는 젊은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러면서도 수틀리면 언제 보았나할 정도로 냉정하게 헤어지고 금방 새 사람을 만나 사랑해 어쩌고저쩌고 한다.
그런데 성경이 이야기하는 사랑은 가슴에 불이 붙고 감동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누구말도 듣지 않고 가슴앓이 하다가 정신이 들면 후회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누구말도 듣지 않고 가슴앓이 하다가 정신이 들면 후회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다.
성경에서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13:4-7).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어머니가 처음으로 유치원 학부모 모임에 참석했다. 유치원 선생은 그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드님은 산만해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단 3분도 의자에 앉아 있지를 못합니다.” 아들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말했다. “선생님이 너를 칭찬하셨단다. 의자에 앉아 있기를 1분도 못 견디던 네가 이제는 3분이나 앉아 있다고 칭찬하시던 걸.” 그날 아들은 평소와 달리 먹여달라는 투정도 않고 밥을 두 공기나 뚝딱 비웠다.
시간이 흘러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어머니가 학부모회에 참석했을 때, 선생이 말했다. “이번 시험에서 아드님 성적이 몹시 안 좋아요. 아무래도 집중력 테스트를 받아 보세요.” 그 말을 듣자 어머니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서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너를 믿고 계시더구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번에 21등을 한 네 짝도 제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 어머니의 말이 끝나자, 어두웠던 아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날 뒤로 아들은 훨씬 의젓해진 듯했다. 아들이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담임선생은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드님 성적으로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좀 어렵겠습니다.”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며 이렇게 말했다. “담임선생님께서 너를 대견하게 생각하시더구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고등학교에 거뜬히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어.”
아들은 끝내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3년 후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명문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아들은 그 통지서를 어머니의 손에 쥐어 주고는 엉엉 울었다. “어머니, 제가 똑똑한 아이가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아요. 세상에서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신 분은 어머니뿐이세요.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이 오늘의 나를 만드셨어요. 어머니! 정말 감사해요.” 이것이 참 사랑이다.
연예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세상 사람들이 오늘 같이 나를 좋아해 줄까?’ 이것이라고 한다. 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면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받는 사랑이라서 그렇다. 하는 사랑은 무섭지 않다. 변덕을 부리는 내 자신이 무서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세상이 무서울 일이 없다. 요즈음 이 사랑이 우리 삶 속에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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