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한인사회의 메디케어 사기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연방검찰은 메디케어 사기 특별단속반을 가동해 전국적으로 강력한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인사회 병원과 약국, 의료기기상, 너싱 홈 등에 의한 메디케어 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의료관련 업체들이 주도하고 일부환자들이 동조하는 메디케어 사기는 정부 돈을 쌈짓돈처럼 여기는 잘못된 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연방정부가 매년 메디케어 사기로 입는 피해는 600억달러가 넘는다. 물론 이 돈은 모두 납세자들이 낸 세금이다. 이런 소중한 돈이 일부 의료인들의 탐욕 때문에 줄줄이 새고 있는 것은 개탄할 일이다. 특히 연방적자 감축이라는 명분 아래 저소득층 복지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메디케어 사기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의료기관 관계자들의 각성이 있어야 한다. 메디케어 사기는 투자 사기와 하나도 다를 것 없는 파렴치한 범법행위다. 현재 이런 사기행위를 벌이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기 바란다. 하지만 탐욕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지적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감시의 눈길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당국의 단속 강화도 한 가지 방법이겠지만 가장 무섭고 효과적인 수단은 환자들의 매서운 감시이다. 메디케어 내역서가 날아들면 자신이 받은 진료와 청구항목을 꼼꼼히 비교해 허위나 과다 청구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내역서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나 메디케어 핫라인인 1-800-581-1790으로 신고하기 바란다. 영어에 어려움이 있다면 주위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전화기를 들어야 한다. 동조는 물론이고 방조 역시 금물이다.
최근 내부 고발자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고발자는 당국이 메디케어 사기행위자로부터 징수한 벌과금의 30%까지를 사례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꼭 돈 때문이 아니라 미국사회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도 이런 감시와 고발은 꼭 필요하다. 이것이 미국을 건강하게 만드는 살아있는 시민의식이다.
요즘 워싱턴에선 이민개혁안 통과를 위한 갖가지 캠페인이 절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연방의사당 광장에 설치된 천막에선 한인들도 동참한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통과의 마지막 키를 쥔 공화당 존 베이너 연방하원의장 자택 앞에선 새벽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21일엔 “Do Your Jobs(맡은 일을 하라)” 캠페인을 벌이는 농장근로자와 이민단체가 추수감사절 휴가를 떠나려는 베이너와 공화당 하원리더들에게 자신들이 수확한 터키와 와인 등을 전달하며 “우린 여러분과 미국민들의 식탁을 위해 땀 흘려 일했다. 이젠 이민개혁 통과를 위해 여러분이 맡은 일을 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대선 참패를 이민표밭의 외면으로 분석한 공화당이 ‘친이민’으로 선회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었던 2013년 이민개혁안 통과는 1년이 지난 현재 무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6월말 상원에서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통과된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반이민 강경파에 끌려 다니는 공화당 주도 하원이 통과의 마지막 관문을 막고 서있기 때문이다.
금년 내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그러나 아직 절망은 아니다. 지난 주 “연내 처리 계획 없다”며 찬물을 끼얹은 베이너의장도 21일 이민개혁안은 “절대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 방대한 포괄 개혁이 아닌 ‘상식적인 단계별(step-by-step)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어떤 ‘스텝’이건 이젠 베이너가 결정을 내리고 하원이, 이미 오래전에 끝냈어야 할, 표결을 시작해야 할 때다.
당분간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단식농성을 비롯한 이민개혁 촉구 캠페인들은 계속될 것이다. ‘불법체류자 1,100만’은 그저 막연한 숫자가 아다. 가족과 꿈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이다. 23만 명의 한인들도 포함되었다. 이민개혁이 또 무산되기 전에 한인사회도 보다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당장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전화와 이메일, 편지를 통해 지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그들이 다음 주 가족과 추수감사절 식탁에 앉았을 때,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1,100만명의 아픔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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