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초 이미지’ 내세워 식품 마케팅 잇달아
▶ ‘남성의 먹는 요구르트와 여성의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상표는 검정이다.’ 요즘 거대 기업인‘크래프트’사와‘제너럴 밀스’를 비롯해 크고 작은 많은 식품업체들이 남성 고객 유치를 위해 내세우는 판매 전략이다. 식품업체들이 오랫동안 무시해 왔던 남성 고객들의 기호를 맞추려는 이유는 남성들의 구매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장을 보고 음식을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마켓에서 장을 보는 남성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식품업체들이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33세 남성 31%가 “요리한다”
여성고객만 생각했던 식품사들
요구르트·커피·발효 사과술 등
남성용 제품 출시, 반응도 좋아
육류산업 마켓 분석회사인 시카고의 ‘메디안 마케팅 LLC’가 지난 6월 18~64세 육식하는 남성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족을 위해 최소 절반 이상의 식품 구입과 음식 조리를 한다고 답한 남성이 무려 47%에 달했다. 또 한 연구조사에서는 지난 2012년 24~33세 남성 중 가정에서 음식을 요리한다는 남성은 31%로 4년 전인 2008년 21%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식품회사들은 이같은 가사 남성의 증가가 요구르트와 발효 사과술(hard cider·알콜농도 10% 이하)을 포함해 전통적으로 남성들에게 외면돼 왔던 식품들을 새롭게 포장해 홍보 판매할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조리법을 적은 상표를 대폭 줄이고 건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검정색으로 바꾸는 것이다.
네덜란드 소재 시장 연구소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의 루 앤 윌리엄스 수석 연구원은 현재 마켓 식품 진열대에 올려진 많은 상품들이 남성들을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목이 긴 맥주나 소다, 브라운색 병이 남자들에게 남성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빨대를 꽂아 음료를 쪽쪽 빨아 마실 때 입술을 오므리고 볼이 들어가는 모습은 남성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출시된 그리스식 제품인 ‘파워풀 요구르트’가 좋은 예다. 붉은 색과 검은 색의 황소 머리를 그려 넣고 “내부 복근을 회복하라”는 문구를 삽입해 마치 복근을 키우는 제품과 같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 제품은 용기의 크기를 8온스로 늘려 시중의 5~6온스 제품과 차별화 했고 단백질 함량을 20~25그램으로 늘렸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파워풀 요구르트’의 카를로스 라미레스 대표는 “진열대에 전시된 기존 제품들은 하늘색, 옅은 핑크, 흰색으로 여성 고객을 겨냥하며 소화 건강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단백질 양을 늘린 것도 남성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남성 고객을 겨냥한 프로즌 요구르트 제품인 ‘프로 요’를 생산하는 ‘트윈 컵스 LLC’의 나산 캐리 대표는 남성들은 프로즌 요구르트도 꺼린다고 말했다.
캐리 대표는 캘리포니아 샌타바바라에 직영하는 프로즌 요구르트 가게를 찾는 고객의 대부분이 여성이며 여성과 같이 온 남성 고객들은 주로 커피를 마신다고 성향을 분석했다.
그는 종업원들에게 남성 고객을 위한 색다른 판매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캐리는 “고객이 남성이라면 제품이 고급 아이스크림 같은 맛이고 단백질과 유산균 함량이 높다는 설명을 곁들이라고 말하라고 한다”면서 “그러면 남성 고객들은 즉각 구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성 고객에게 맛을 보기도 전에 지방 함량이 낮다고 한다면 절대 구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잠정 여성 고객들이 등을 돌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초’ 이미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굵은 볼드체로 ‘프로 요’라고 쓴 검은색 박스 안에는 바닐라 빈, 블루베리, 석류 맛의 3개 튜브가 들어 있다. 박스에 적힌 문구에는 프로즌 요구르트가 아니라 ‘고단백질’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홍보효과로 고객들의 절반은 남성으로 변했다고 그는 말했다.
캘리 대표는 캘리포니아주 내 수퍼마켓과 헬스클럽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타주 수퍼마켓으로 확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마초 이미지와 간편 조리식품업계의 큰손들도 남성을 새로운 잠 고객을 보고 강도 높은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 ‘제너럴 밀스’는 전국 여름상품 투어를 개최해 남성을 겨냥해 새롭게 다시 만든 ‘헐퍼’ 브랜드를 소개했다.
홍보요원들이 빨간색 트럭을 타고 소방서, 자동차 경주장, 시카고에서 열린 아버지들의 ‘리얼 밀 쿡’ 행사장들을 돌아다니면서 ‘크런치 타코’ ‘얼티메이트 스리 치즈 마리나라’ 등의 샘플을 나눠줬다. ‘얼티메이트’(Ultimate)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동일 제품에 남성적인 이미지를 가미하는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제너럴 밀스의 마케팅 매니저인 엘리자베스 라울린은 이미지 어필이 ‘스윗 & 사워치킨’ 같이 준비하기 쉽지 않은 음식들을 판매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조리법도 간단한 즉석 건강식품으로 표현해 단 3단계 즉 ‘굽고 끓이고 먹는다’가 전부다.
최근 이혼해 4~9세 딸 셋을 키우는 제레미 알린더(39·미네소타)는 부엌 캐비닛 선반에 10개 정도의 인스턴트 제품을 준비해 놓고 있다가 딸들이 집에서 만들어주는 칠리가 질릴 때쯤이면 ‘시더 브라컬리’ 또는 ‘크리미 스트로간노프’를 뜯어 1주일에 두 번 정도 만들어주고 있다. 그는 “아이들 건강에 충분히 좋은 영향소가 담겨 있고 조리하기도 빠르고 쉽다”고 말했다.
‘크래프트’의 ‘벨비타 셸스 앤드 치즈’는 바쁘게 일하는 엄마들을 겨냥한 광고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티파니 마론타 제품 생산 매니저는 2년 전 뜻하지 않은 소비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우리가 언급조차 않았던 남성들이 이 제품을 요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남성들은 주방장도 아니고 요리 전문가도 아니었다. 그냥 먹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평범한 요리 초보자들이었다”고 말했다.
이들 남성들의 연령은 보통 20~40대이었으며 절반은 결혼했고 아직 아이들이 없었다. 이에 따라 ‘크래프트’사는 남성을 겨냥해 2012년 8월부터 ‘당신이 아는 남성처럼 먹자’라는 주제의 TV 광고를 내보대기 시작했다.
커피도 남성 취향커피샵 역시 단맛과 맛이 풍부한 라테에 대응하는 남성다운 음료수를 판매하고 있다. 찬물에 담가 10~24시간 우려내 설탕 없이 블랙으로 차게 만든 커피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자체 커피를 볶아 판매하는 ‘고릴라 커피’의 달린 셰러 대표는 “어떤 커피샵에서는 그냥 통에다 담아 두고 팔지만 어떤 커피샵에서는 나이트로젠 개스를 주입해 용기에 따를 때 마치 기네스 맥주와 같은 남성다운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릴라는 올 봄 자체 브랜드인 찬물로 우려낸 커피를 재출시했다. 냉장보관이 필요 없는 고릴라의 커피는 2012년 북동부 지역 40개 커피샵에서 출시했는데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제품생산을 아예 중단한 상태라고 셰러 대표는 말했다. 그는 아마 내년 3월이면 다시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리건 포틀랜드의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스’도 8개의 회사운영 커피샵에서 2011년부터 ‘찬물에 우려낸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반응이 좋아 지난해 말부터는 전국 고급 마켓과 식당으로까지 확대 판매하고 있다.
조스 리치 대표는 빈티지 농갈색 맥주병과 같은 포장으로 마치 연기에 그은 블랙커피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밀러 쿠어스’는 경영진들도 여성 음료로 각인된 알콜농도 10% 이하의 ‘발효 사과술’(hard cider)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미국에서는 남성들의 음료는 ‘발효 사과술’이 아니라 맥주라는 통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깰 것인가이다. 리타 마텔 마케팅 담당자는 내년 남성적 이미지를 강하게 전해 줄 수 있는 ‘발효 사과술’인 ‘스미스 & 포즈’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콜농도가 기존의 5%보다 다소 높은 6%로 유리병이 아니고 캔에 담겨 판매될 것이며 검정과 오렌지 캔에 굵은 볼드 활자체로 ‘강하게 만든다’라는 문구를 적어 넣은 제품이라고 마텔은 소개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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