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일룡 변호사,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장
버지니아 주 훼어팩스 카운티의 2015 회계년도의 교육예산 수립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5 회계년도는 2014년 7월 1일부터 2015년 6월 30일까지를 가리킨다. 2014 회계년도가 시작한지 불과 3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 매해 새 학년이 시작되면 교육감은 교육위원들로부터 다음 해의 예산 수립 때 중요하게고려해야 할 점에 대한 의견수렴을 해 왔다.
그리고 수렴된 의견을 고려해 예산안을 1월초 교육위원회에 제출하는데 다음 회계년도의 적자폭이 워낙 클 것으로 예측되어 이번에는 교육위원들로부터의 의견수렴 농도가훨씬 강해진 것이다.
다른 카운티도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훼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내년도 카운티 배정 교육예산 액수가 올해 수준이라면 교육예산적자폭이 적게는 1억불에서 많게는 거의 1억9천만불에 다다를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이 부족한 재정을 카운티가 메꾸어 주려면올해에 비해 카운티 보조가 최고 11%까지인상되어야 하는 규모이다. 올 봄 수퍼바이저위원회에서 올해의 교육예산 보조액수를확정하면서 내년 회계년도에 2% 인상을 지침으로 제시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히큰 규모의 교육예산 삭감이 따를 수 밖에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 실무회의에서 교육위원회가 불가피하게 예산삭감 방법들을 논의했다. 그리고 그것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고 카운티 주민들의 많은관심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육감이 제출한 삭감고려 대상 항목에는 우리 한인들도 제법 많이 있는 학교 빌딩 청소부들을 비롯해 여러 교직원 자리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교직원들의 고용계약기간 축소, 교실 당 학생수 증가, 초등학교 외국어 교육폐지, 운동팀 가입비와 AP 시험료 부과 등의 안들도 고려대상 리스트에 있다.
교육예산 수립 때마다 힘든 게 교육위원회가 제어할 수 없는 부문의 비용증가이다.
지난 여러 해 동안 매해 늘어난 학생수에따른 교직원 추가고용 비용 그리고 은퇴연금의 고용주 부담금과 의료보험료 인상이교육예산 인상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왔다. 내년 회계년도를 놓고 볼 때 학생수 증가에 따른 교직원 추가고용 비용이 2천5백만불, 은퇴연금에 관련된 부분이 3천7백만불, 그리고 고용주 부담 건강보험료 인상 비용이 2천7백만불로, 이 세 부분에서만 거의9천만불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에 예상되는 주정부 보조금 삭감액 2천백만불, 올해 대비 부족 이월금 2천만불, 이미 소진된 버지니아 은퇴연금 예비비 충당액 천7백만불을 추가하면 적자가 1억5천만불 정도가 된다. 여기에 지난 5년 동안 단한 번 밖에 실행하지 못했던 봉급의 호봉조정을 한다면 적자가 1억 9천만불로 늘어난다.
1월에 교육위원회에 제출되는 교육감의예산안은 1월 말의 공청회를 거쳐 2월 초에교육위원회가 결정한다. 그 후 이 예산안은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에 보내지고 수퍼바이저위원회는 공청회를 거쳐 4월 말까지카운티의 다른 행정 예산과 더불어 확정해교육위원회에 통보해 준다. 그 후 교육위원회는 다시 예산안에 대해 공청회를 거쳐 5월말까지 다음 회계년도 예산심의를 마치게된다 .
그런데 이렇게 교육위원회와 수퍼바이저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서 예산안 규모와항목들에 변경이 따른다. 그리고 교육위원회와 수퍼바이저위원회는 매 해 교육예산의전체 규모를 놓고 종종 사적 혹은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카운티의 부동산세율 결정과 전체 살림을 맡아 하고 있는수퍼바이저들은 교육에만 모든 재정을 다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교육위원들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래도 교육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한다고 공식석상에서 말하면서도 서로 독선적이라는 비난도 서슴지 않으며 대립한다.
혹자는 이러한 논의와 대립을 매년 거치는 예산심의 “춤”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한다. 그리고 내년도 무리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15년간 교육위원으로 일하면서 내년도 예산처럼 심각한 수준의 삭감을 고려해야 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바라기는 우선 이번 11월 5일의선거를 통해 새로 선출되는 주지사와 주 하원의원들이 이러한 교육예산의 어려움을 직시하여 주 정부 교육예산 배정에 좀 더 호의적이었으면 한다. 또한 훼어팩스카운티 교육예산의 70% 가량을 배정해 주는 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의 선처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러한 예산 수립과정에 여러 독자들이 좋은 의견들을 카운티 수퍼바이저들과교육위원들에게 개진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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