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육위원회 의장으로 있는 버지니아주 훼어팩스카운티 학군에서는 교장 선임시가능한 한 해당 학교의 구성원들의 의사를반영하도록 노력한다. 그래서 교장 자리가빌 경우 일단 학교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을대상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교장의자격과 자질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한다. 물론이 시점에서 어떤 특정한 인물에 대한 선호여부 의견을 받진 않는다.

의견 수렴 내용의 예로 특수 교육, 영재교육 등의 특정 분야의 공부나 경험 그리고외국어 구사나 테크날로지에 대한 능력 등을 들 수 있다. 리더십 스타일로 강력한 추진력을 원할 수도 있고 주위 사람들과 의논해 학사운영을 해나가는 방식을 선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수렴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교육청 인사국과 해당 학교가 위치한 지역 담당 교육감보(Cluster Assistant Superintendent)가 일단 서류 전형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보통 5-7명 정도로 추려지는 지원자들은 면접을 거친다. 면접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첫 번째 단계인 커뮤니티 패널이다. 커뮤니티 패널은 보통 8명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3명을 해당 학교의 학부모로 한다. 나머지는3명의 교직원들과 다른 학교 교장 한 명 그리고 지역담당 교육감보의 보좌관으로 채워진다. 결국 교직원과 학부모가 전체 패널구성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첫 번째 단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교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고려할 때 해당 학교 구성원들로부터의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줄 안다.

모든 인터뷰 과정을 거치고 난 후 교장 선임 최종 후보가 정해지면 교육위원들에게지역담당 교육감보가 연락한다. 그리고 교육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임명된다. 나는 교육감보에게 연락을 받으면 항상 물어 보는 것이 있다. 커뮤니티의패널 구성의 적절성이 바로 그 것이다. 특히해당 학교에 소수민족 학생들이 제법 많은경우 과연 교직원과 학부모 패널 멤버들 가운데 소수민족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었는지를 꼭 확인한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고 느껴질 경우 그에 대한해명을 요구한다. 소수민족 출신 패널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불공평한 심사를 한다는뜻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패널 구성이 누가보아도 적절하고 균형이 잡힌 모습을 보여야 불필요한 오해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소수민족 출신패널 멤버들의 고유한 경험들이 지원자들에대한 다각적인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믿는다.

이러한 면접 과정이 순탄치 않을 때도 있다. 학부모와 교직원 패널 멤버 사이에 전혀상반된 평가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원칙적으로 패널 멤버들은 면접 평가시 서로 의논 교환을 하지 않는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면접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는 일체 비밀에 부친다.

심지어 패널 구성원들에게도 면접 평가 내용을 알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면접 패널 멤버들의 평가가 외부에 누출되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패널들이 서약을위반하며 면접 평가 결과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누거나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강제로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잡음과 혼란이 야기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그 여파가 제법 오래 가기도 한다.

최근에 몇 개 학교의 교장 선임이 진통을겪었다. 면접 과정을 다 거치고서도 교장을선임할 수가 없었다. 그럴 땐 교장 선임을 연기하고 나중에 다시 지원자를 받기도 한다.

때로는 일단 임시 교장을 모시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을 때 교육위원들이 외부에서 오는 문의에 모든 내용들을 알려 줄 수없는 어려움이 있다. 속 시원하게 모든 문제를 털어 놓고 싶어도 관련 법규 상 인사 문제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이상 언급을 할수 없기 때문이다.

교장 선임만큼 해당 학교 학생들의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도드물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교장 선임에서커뮤니티 면접 패널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렇기에 기회가 있을 때 우리 한인 학부모들도 적극 패널에 참여해 주기를 요청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