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령화 시대 또 하나의 고민거리
▶ 간병비 오르며 자녀가 떠안는 경우 늘어 의회 보고서“정부 차원 대책 마련해야” 오바마케어처럼 전국민 가입 의무화로 보험회사 위험 줄여 보험료 낮춰야 제시
나이든 거의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 더 이상 움직일 여력이 없거나 아플 때 누가 자신을 간병할 것이며 간병비용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이다.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장년층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가난한 사람들은 메디케이드에 의존하면 되겠지만 집도 있고 작지만 은행에 조금의 돈을 모아두고 은퇴에 대비하고 있다면 전액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연방 의회 예산국은 지난주 미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장기 간병문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만들어 백악관과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행렬이 계속되면서 장기 간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또는 개인 보험회사의 상품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기 간병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늙고 병든 많은 미국인들이 집에서 가족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연방 의회 예산국에 따르면 2011년 돈을 받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들이 거동이 불편한 노부모나 친구들을 돌봐주는 시간이 112억시간에 달하며 이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또 2010년 65세 미만 성인의 4%가 65세 이상 부모나 친척 또는 친구들을 무보수로 돌봐주고 있으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은퇴에 합류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출산이 줄어 부양해 줄 자녀가 크게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노인세대의 장기 간병문제는 점점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를 대비한 장기보험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장기 간병보험은 40~50대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하지만 생명보험과 같이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올라가는 추세여서 은퇴 연령대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떤 보험회사들은 주정부의 보험료 규제가 심해지자 보험료 인상을 승인할 때까지 신규 가입자들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많다. 보험회사들은 의학발달로 노인들의 수명이 길어져 기존 보험료로는 손해만 보게 된다는 논리다.
보험료는 나이나 혜택 정도에 따라 연 4,000~6,000달러이며 지난해 연 평균 보험료는 3,500달러였다.
통계상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70%가 장기간병을 위한 자금이 꼭 필요하다는 통계도 있다.
또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1, 80대 중반의 3분의2는 음식조리, 청구서 결재, 목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노인 5명 중 4명은 양로시설이 아니라 가정이나 친척집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간병은 메디케어 대상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메디케어에서 장기 간병비용까지 지불해 준다고 믿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메디케어는 병원 입원과 의사 방문, 처방 의약품만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로서는 메디케이드에서만 장기 간병비용을 지원해 주지만 빈곤층만 혜택이 가능하다.
미국에서 가장 어렵게 살아가는 중산층은 장기 간병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메디케이드 혜택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본인 부담으로 간병비용을 낼 수 있는 능력도 없는 계층이다. 최근에는 많은 미국인 자녀들이 부모들의 장기 간병을 떠안는 경우도 크게 늘어나 정부가 대책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젠월스 파이넌셜치 최근 발표한 간병비용 자료에 따르면 집을 방문하는 가정 도우미 고용 비용은 시간당 평균 18달러이며 주택방문 의료 보조원은 19달러이다. 또 양로시설 이용료는 월 평균 3,405달러이고 양로원 독방 사용료는 하루 230달러에 달한다.
▲정부 의회 차원의 대책 필요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노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인 부부는 서로의 간병을 위해 큰 고충에 빠져 들고 있으며 성인 자녀들 역시 직장 근무와 부모, 자녀 돌보기에 더욱 지쳐만 갈 것이다. 돈을 주고 고용하는 간병인을 쓰지 못하는 노년 미국인들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을 돌봐야 하는 가족들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며 건강에 위협을 받기도 한다.
만약 공공보험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일반 보험회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 간병보험을 판매해 줄 수 있겠는가도 문제다. 장기 간병보험 비용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이며 규정 또한 늘어나고 있어 실제 가입자들이나 가족들이 필요한 서비스 비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보험회사들이 재정적 부담 없이 저렴하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장기 간병보험을 판매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바마케어와 같이 건강한 사람들도 장기 간병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보험회사는 손실위험이 줄어들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백악관이 장기보험 정책 조사팀을 만드는 것과 의회 차원의 연구위원회를 조직해 문제해결을 위한 집중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기 간병 보험료
미국 장기 간병보험협회에 따르면 55세 부부가 연 2,700달러의 보험금을 낸다고 가정하면 그 부부는 당장 최고 32만8,500달러의 간병비용을 받을 수 있으며 부부 나이가 80세에 도달하면 70만8,000달러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 보험료는 20~25% 낮추면 돌아오는 혜택금은 21만9,000달러로 낮아진다.
50세 남성을 기준으로 하루 150달러 최고 10만달러까지 혜택을 받는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는 대략 80달러 정도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올라가며 실제 필요한 나이가 되면 가격이 급속 상승해 보험료 감당이 어렵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보험을 중단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는 모두 없어진다.
그렇다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연 3,500달러를 저축해 나이 들어 장기 간병비용으로 충당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시도에 그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아두던 돈을 다른 곳에 써버린 다는 것이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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