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되는 세가지 길은 첫째 천재로 태어나는 것, 둘째 만리를 걸어 여행하는 것, 셋째 만권의 책을 읽는 것이란 얘기가 있다. 만권의 책을 읽으면 우주에 대해 인간에 대해 깨달음이 있을 것이고, 만길을 걸어 여행하면 그 만남과 경험이 깨우침을 줄 것이다.
헌데 가끔 천재적인 사람을 만나거나 천재들의 예술작품을 보면 생명력과 빛으로 가득 찼고 그들의 작품을 본 사람께 창조하고 싶은 진정성으로 가득찬 순수한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천재는 전체를 꿰뚫어보며 동시에 아주 섬세한 디테일을 보며 그들의 감수성과 직관의 볼트수는 보통 사람들이 100볼트라면 그들은 1,000볼트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그리스 조각 비너스도 한 천재적인 여행자가 그리스를 여행할 때 한 농부가 밭을 가는데 큰 돌이 땅속에 있어 그 돌을 피해가며 밭을 갈고 있었다. 헌데 돌의 일부가 땅밖으로 나와 그 조각의 발가락 부분이 보였고 이 돌이 범상치 않음을 안 이 여행자는 그 밭을 사 가지고 조각작품을 꺼낸 것이다. 이 비너스 조각작품이 땅 속에 계속 묻혀 있지 않고 세상의 빛을 보며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헌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신비적인 천재들이 개인적인 것을 들여다보면 평범한 우리와 같아 웃음을 자아내고 친근감까지 느껴진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천재문호 ‘발자크’이다. 그의 생김새는 너무도 희극적이며 극단적인 환상에 빠져있고 또 어떤 때는 속물적이며 또 극단적으로 수도승적이었다. 그는 빚을 내어 화려한 옷과 마차를 타고 시내를 나가 사람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잠깐 잠을 자고 밤 12시부터 수도복으로 갈아입고 새벽까지 글을 쓴다. 그리고 항상 뒷문이 있는 집에 살며 빚쟁이가 오면 뒷문으로 도망을 친다. 그는 예술가가 갖는, 아니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극단적인 이중성의 대표자다.
* * *
나는 지금 흰 커텐이 있는, 창 밖 너머엔 9월 시카고 미시간 호수의 태양이 내리쬐는 호텔방에 있다.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이 거대한 호수는 내게 거대한 푸른 공간감각에 눈뜨게 하며 젊을 때 추억을 선사한다. 나는 커텐을 닫는다. 항상 개인전 오프닝 하루 전날은 모든것을 접고 홀로 호텔방에 앉아 완벽히 아무 침입자도, 전화도 없는 도시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 지금 내가 있는 이 방은 넓고 모든 실내장식이 흰색이다. 방은 사는 사람의 영혼의 풍경화라고 했다. 이 방은 모든것이 순결한 듯 느껴진다. 우아한 흰 커텐 사이로 우유빛 빛이 들어온다. 이 흰 방을 난 자유의 하얀성이라 불러본다. 나는 절대자처럼 풍성한 마음으로 이성을 소유하고 완벽한 자유로 휴식을 취한다. 이 성에서의 시간은 바삐 살아온 내겐 완벽한 은둔의 시간이고 무한의 시간이며 또 지성의 시간이기도 하다.
어쩌면 예술가들은 수도사인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피와 땀과 열정으로 떨어지는 돌을 계속 끌어올려야 하는 작업을 안하면 견딜 수 없는 형벌을 받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개인전이 열릴 때마다 나는 내 그림 앞에서 벌거벗은 사람이 되어 타인들 앞에 수줍음을 감추고 서있다. 죽을 때까지 만족 못하는 그림 앞에서, 서있는 나자신. 나의 개인전에서 내가 얻고 공부가 되는 것은 제3의 공간에서 내 작품을 처음 보는 마음으로 또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며 관조자가 되어 내적 성찰을 멀리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작품 하나하나에 끝까지 경건한 정성이 들어갔는가를 의문해보며 또 반성해보는 것이다. 또 내가 본 환영을 서툴지라도 내가 탐사한 세계, 내 감각의 섬세한 느낌을 타인에게 전달하며 우리가 그토록 신뢰하는 美를 함께 공감하며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다.
작업을 한 지 40년이 더 지났는데도 아직 난 어린애같이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 예술가의 삶은 과거 회상의 삶이 아니라 늘 미래에 속한 삶이기 때문에 이것이 벌도 되지만 축복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속물적이고 또 수도승 같은 이 이중성의 불협화음에서 조화를 찾고 싶은 것이 세상을 만들고 오해도 만들고 또 신비스러움도 만드는 것이 아닐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