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오는 10월1일부터 건강보험법에 따라 주 정부 또는 연방 정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 거래소를 통해 보험을 구입해야 한다. 건강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은 지난 2010년 전 국민 건강보험 가입을 목적으로 제정돼 이듬해부터 시행돼 오고 있다. 이에 따르면 건강보험 회사들은 가입자의 병력을 이유로 건강보험을 거부할 수 없으며 미국 내 모든 국민들은 건강보험 거래소를 통해 건강보험을 구입해야 한다. 건강보험을 구입하지 않는 개인은 첫해 95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다. 10월부터 문을 여는 건강보험 거래소는 직장보험이 없는 개인이나 개인 비즈니스 업주들을 위해 알맞은 보험플랜을 추천,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내년 1월1일부터는 모든 국민들이 예방의학, 병원입원, 정신건강, 처방약 등을 포함한 10가지 필수 혜택이 포함된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병력을 이유로 보험회사가 보험가입 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

▲무보험 해소

건강보험법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연령대인 50세부터 64세까지의 미국인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65세부터는 연방 정부의 메디케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 연령대는 보험료도 비싸지고 거부당하기까지 한다.

뉴욕 비영리 건강관련 ‘커먼웰스 펀드’에 따르면 2012년 50~64세 무보험자 비율은 20%로 2005년 15%보다 높아졌다. 또 미국 건강보험협회는 지난 2008년 이 연령대 미국인 20~29%가 건강보험 신청이 거부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장년층 혜택

직장보험을 가지고 있는 나이든 미국인들이 건강보험법의 최대 수혜자로 보인다. 개인 비즈니스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거나 은퇴 또는 이직을 고려하는 많은 장년들이 보험문제로 망설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멘로팍의 헨리 카이저 패밀리 재단의 캐런 폴리츠 수석연구원은 “병력이 있다고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장년층들도 쉽게 건강보험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가 많아야 성공

오바마 정부가 최근 50인 이상 직장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조항을 1년 연장해 2015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이들 직장 근로자들 역시 내년부터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벌금이 부과된다.

다시 말해 직장보험이 없거나 메디케어 또는 메디케이드 혜택도 받지 못하는 개인은 2014년부터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벌금은 첫 해 95달러 또는 수입의 1%를 내야 하며 3년 후인 2016년에는 695달러 또는 수입의 2.5% 중 더 많은 쪽의 벌금이 부과된다.

티마시 저스트 버지니아 렉싱턴의 워싱턴&리 대학 법대교수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보험상품보다 더 좋고 재정부담도 크지 않는 보험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나이에 따라 보험료가 더 높게 책정된다. 저스트 교수는 50~60대 장년층 미국인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현재 보험 약관과 유사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흡연자는 제외하고는 장년층 보험료가 21세 보험료의 최고 3배를 넘지 못하며 병력에 따라 차등 보험료를 산정할 수도 없다.

워싱턴 DC의 공공정책 어반 연구소의 린다 블룸버그 수석 연구원은 “57세의 경우 현재는 21세보다 평균 5배나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면서 3대1 법칙에 따라 57세 이상자의 건강보험료가 연평균 1,800달러 절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기 은퇴자들 역시 건강보험법의 혜택을 받게 된다.

저스트 교수는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의 보험료가 나이 들고 아픈 사람들의 보험료를 상쇄시켜 주는 효과를 가져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벌금을 물고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보험료가 더 뛰어 오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금공제

보험료는 세금공제 대상이다. 개인 4만5,960달러, 부부 6만2,040달러까지 수입에 따라 2~9.5%의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높기 때문에 세금공제를 더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연 4만5,000달러 수입의 55세 덴버 거주자가 월 보험료 597달러 플랜의 앤섬 블루크로서&블루쉴드 건강보험을 선택했다면 월 240달러의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동일 수입의 27세 덴버 거주자가 월 보험료 281달러의 동일보험에 가입해도 세금공제를 받을 수 없다고 비영리 콜로라도의 한 소비자 단체가 밝혔다.


<김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