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수입을 보장해 준다는 달콤한 말로 투자를 유혹하는 사기행각이 이메일을 통해 또는 전화로 수없이 날아든다. 그런 사기에 누가 넘어가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많은 미국인들이 간단하게 생각되는 유혹에도 마음이 움직여 사기의 올가미에 곧잘 걸려들곤 한다.
지난주 투자교육 재단인 ‘FINRA’가 2,000명을 대상으로 투자 유혹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사기성이 짙은 투자 유혹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기성 유혹을 받은 사람들 중 약 11%는 감언이설에 속아 “상당액의 금전”을 날렸다. 하지만 이들은 누구에게 또는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너무나 당혹스러워서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FINRA는 이런 피해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측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사기 행각에 더 잘 걸려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든 사람들이 40대보다 34%는 더 사기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잘 속았다. 또 수입이 높을수록, 또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투자사기를 더 잘 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한 피해 액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사기 피해액이 연간 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음은 가장 흔하게 당하는 6가지 사기 수법을 모은 것이다.
1. 외국으로부터 온 이메일
아마 ‘나이지리아 사기’(Nigerian scam)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퇴임한 왕자인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백만달러를 보내주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계좌 정보를 알아야 한다며 정보를 달라고 요구하는 수법이다.
지금은 여러 가지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돼 있지만 대개 내용은 비슷하다. 이메일 첫 머리가 대부분 ‘안녕 낯선 친구’(Hello kind stranger)로 시작된다고 FINRA의 게리 월시 회장이 말했다.
월시 회장은 “여기 간단하게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내가 당신의 은행에 1,000만달러를 보낼 것이다. 당신은 은행 수수료와 구좌정보만 보내주면 된다는 내용인데 실제로는 은행 구좌정보를 받아 구좌에 있는 돈을 몽땅 빼가는 수법”이라고 말했다.
2. 공짜 점심
무료 점심을 제공해 주겠다고 초대장을 보낸다. 여기에 응해 약속장소에 가면 그때부터는 각종 사기성 투자를 제안한다. 이들은 세 자릿수 수익을 보장한다거나 존재하지도 않은 투자광고를 보여준다. 물론 투자금을 받고 나면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월시 회장은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세미나에 참가해 달라고 정중하게 초대를 한 다음 각종 정보를 제공해 준다. 그러면 피해자는 정말 뭔가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고전적 수법”이라고 말했다.
3. 복권에 당첨됐다
물론 복권도 구입하지 않았는데 복권에 당첨됐다는 말을 들으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믿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함정이다.
이런 사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돼 온 수법이다. 사기꾼들은 캐나다나 아일랜드 같은 해외에서 복권이 당첨됐다는 말로 유혹한다. 당첨금을 타기 위해서는 수백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4. 투기성 저가주(페니 스탁)
페니 스탁(penny stock)은 한 주당 가격이 1달러 미만인 투기성 저가주를 말하는데 사기 당하기 딱 좋다.
사기꾼들은 게시판이나 블로그, 이메일로 이런 저가의 소량거래 증권 등이 있다며 대대적으로 떠들어댄다. 듣기에는 그럴 듯하다. 청정에너지, 금 등 차기 투자상품이라고 부추기면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일단 광고 등으로 투자자들이 몰려 일순간 가격이 오르면 사기꾼들은 즉시 자신들이 가기고 있는 주식을 몽땅 팔아버린다. 결국 순진하게 들어갔던 투자자만 가격폭락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
5. 전화 유혹낯선 전화에 너무 친절하게 대하지 말아라.
사기꾼들은 사전 약속 없이 불쑥 전화를 걸어 어떻게 상대방을 부드럽게 설득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들은 금화에서부터 페니 스탁, 지붕 수리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유혹한다.
이들은 “두 배의 이익을 줄 수 있다”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느냐”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등등 군침 도는 일확천금의 제안을 끝없이 해댄다.
6. 아킬레스건을 조심하라
사기꾼들은 뉴스에 나오는 모든 관심 끄는 주제를 이용한다. 어떤 사기꾼은 곧 공개될 첨단 컴퓨터 관련 회사에 투자할 기회가 있다고 유혹하기도 한다. 또 유전이나 개스 같은 널리 알려진 고전적 사기도 있다. 투자자들은 실제 유전이나 개스회사에 투자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유정이나 개스 시추도 하지 않고 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회사에 투자한 것이다.
월시 회장은 이런 제안을 받을 경우에는 항상 관련분야 면허를 소지한 사람인지 확인부터 해야 하며 서둘러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기꾼들은 사람들의 가장 약한 아킬레스건을 너무나 쉽게 파악한다”면서 “이들은 논리적으로 또는 감정에 호소하는 수법으로 접근하고 상대방이 감정적 상태임을 간파하면 적극 밀어붙이는 성향이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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