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신문사를 인수하기로 한 제퍼리 베이조스 씨가 인수계획 발표 후 지난 주 처음으로 신문사를 방문했다고 한다. 화요일과 수요일 양일에 걸쳐 현 경영진과 편집인들 그리고 평기자들과의 대화도 가졌다고 했다. 또한, 버지니아 주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신문인쇄공장도 들러 보았다고 한다. 제퍼리 베이조스 씨는 알려진대로 온라인 쇼핑의 대명사인 아마존의 창립자이다. 그가 워싱턴 포스트 신문사를 인수할 적격자로 판단되었던 것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소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첫째, 오래동안 경영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신문사를 재정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본력이다. 그의 순자산은 거의 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신문사를 인수하는데 소요되는 2억5천만달러는 소유 재산의 1% 미만이다. 신문사 재정적자를 오래동안 메꿔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임에 분명하다. 둘째, 날로 인터넷에 의존하는 언론놀계의 현 주소를 감안할 때 그의 테크날로지에 대한 남다른 감각은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아마존의 사업 성격 자체를 볼 때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혁신적이면서도 장기적 계획을 준비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아마존의 시작과 성장 과정이 그 증명이다. 또한 베이조스 씨가 아마존으로 하여금 신문사를 인수치 않고 개인적으로 한 것이 더욱 잘 된 일이라고 한다. 현재 워싱턴 포스트 신문사는 주식회사의 체제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항상 영업이익을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에 반해 새로운 소유주의 여유있는 자본력으로 인해 단기간의 수익 구조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재정적인 여유가 없어 영업이익에 중점을 두다보면 신문으로서의 기능, 특히 워싱턴 포스트가 차지하고 있는 역할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데 다행이라는 것이다. 역시 신문은 하나의 사업이라기보다 사회의 기둥이 되는 역할을 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물론 적자 운영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신문의 특수한 사회적 역할을 염두에 둘 때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적자 상태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베이조스 씨에게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사주의 자본력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영업 구조로 인해 신문 보도 내용이나 논설 기조에 대한 사주로부터의 부정적 영향 초래 여부가 우려될 수 있다. 그러한 영향은 비록 워싱턴 포스트 뿐만 아니라 그 어느 언론사에도 독자들이나 사회가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영향은 사주의 의지와 상관 없이 생기거나 실제 여부와 달리 제 삼자들에게 그런 시각으로 보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주 월요일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던 한 기사가 나의 주의를 끌었다. 평소 테크놀로지 기사를 잘못 챙기는 내가 이 기사에 흥미를 가졌던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제퍼리 베이조스 씨의 아마존 회사와 관련된 기사였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미 중앙정보부의 한 조달 계약을 놓고 아마존과 IBM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해당 기사는 계약자 선정에 중요한 요소는 연방정부에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갖고 도와 줄 수 있는 준비성 정도라고 했다. 그리고 그 기사는 이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었다. 물론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공정한 분석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워싱턴 포스트가 베이조스 씨에게 인수되는 과정 중에 나온 기사라 생각하니 혹시 아마존에 유리하게 쓰여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기사 내용도 실제로 왠지 아마존에 좀 더 우호적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론 보도 내용에 한 점, 한 획의 주관성이나 편견이 없어야 된다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기사나 논설 작성 모두 당사자의 주관적 경험과 사고에 바탕을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뿐만 아니라 그 어느 언론사라도 영업이익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은 불공평한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도를 대하는 독자들이 어떤 특정 기사가 그런 영향을 받아 쓰여졌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은 해당 언론사나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게 될 때 사회의 기둥이 되어야 하는 언론의 특수한 역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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