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대부분의 학교는 개학을 하여 새로운 학기가 시작이 되었다. 9월에 접어들며 칼리지 페어를 비롯, 각 대학들에서도 홍보물을 각 가정에 보내고 지역 행사나 학교 방문을 통하여 학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립뿐이 아니라 공립학교에 해당하는 UC 계열, Cat State 계열 학교들도 예외는 아니다. 신입생들을 위해 그리고 재학생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등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하여 학생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가을 원서를 써야 하는 12학년생을 둔 가정에서는 고민 중에 학교를 선정하고 있을 것이고 아니면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미루고 고민 중인 가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
오늘은 대학 진학 관련 전략의 대한 이야기보다는 미국 대학의 종류, 그리고 분류에 대해 조금 더 포괄적인 이해를 위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US News & World Report, The Economist, Forbes 등 여러 기관과 업체에서 매년 대학, 전공, 대학원 관련 순위를 매긴다. 특히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발표하는 대학 순위 랭킹은 1983년부터 시작하여 이제는 대학의 전체적인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다. 2007년부터는 대학 순위는 물론 전국 고등학교 순위까지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usnews.com 사이트에서 그 순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이 랭킹의 인지도는 더 굳혀지게 되었다. 점수화할 수 없는 각 대학마다의 성격, 문화, 이념 등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순위와 데이터이지만 단 시간에 많은 대학들을 접하고 공부를 할 수 있기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US News의 랭킹을 보면 미국에 있는 3,000개 이상의 대학들을 크게 national universities, national liberal arts colleges, regional universities, regional colleges, 이렇게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US News는 사실 이 카테고리를 임의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교육관련 연구기관인 Carnegie Foundation for the Advancement of Teaching에서 발표하는 대학 분류방법을 따온 것이다.
하지만 Carnegie Foundation에서 제공하는 분류방법은 총 9개의 항목으로 크게 12개의 대학 군이 나오는데 일반인에게는 난해한 구분이어서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4가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각 카테고리가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National universities는 우리가 잘 아는 대학들의 이름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전공에 관계없이 학사, 석사, 박사 등 모든 학력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학이다. 학부 교육보다는 연구에 더 중심을 두고 있어(research university) 석사, 박사 등 과정의 학생 수가 학사과정 학생 수보다 더 큰 것이 일반적이다.
National liberal arts colleges는 일반적으로 리버럴 아츠 대학, LAC 등으로 불리는 대학 군인데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대부분의 리버럴 아츠 대학은 학사만 제공하고 석사, 박사등 대학원 과정은 일반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리버럴 아츠 대학은 말 그대로 liberal arts에 속하는 학과의 전공을 제공한다. 여기서 많이 liberal arts 전공이라면 인문학이나 사회학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liberal arts 전공의 정확한 정의는 non-professional 전공이다. 즉 business, engineering, education, architecture 등 professional 전공 외의 수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예술 등 순수 학문을 의미한다.
Regional universities는 성격이 학부 교육에 집중한다는 것에 대해 liberal arts colleges와 흡사하다. 대부분 regional universities로 분류되는 대학들은 석사, 박사 프로그램도 일부 제공하지만 대부분의 학생 인구가 대학교 과정을 이수한다.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면 liberal arts 전공에 집중하기보다는 좀 더 professional 전공에 강조를 한다. 특히 그 대학 인근의 산업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대학 인근 커뮤니티를 보면 그 regional university의 성격과 강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북가주에 있는 Santa Clara University가 그 좋은 예이다. 실리콘 밸리에 존재하고 있어 좋은 학부에서는 engineering, business 프로그램이 있으며 대학원 과정으로도 engineering과 law school(지적 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로 유명)이 있다. 또한 남가주의 Chapman University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에 있으며 film, media, performing arts 등에 강한 프로그램을 엿볼 수 있다. 같은 주립이지만 national university에 속하는 UC와는 달리 Cal State University(CSU)들이 이 범주에 속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regional colleges는 일반적으로 한인 학생들이 바라보는 대학은 아니지만 regional universities처럼 professional 전공에 집중하면서 과반수의 학생이 4년제 학위보다는 2년제 학위를 목표로 공부하는 대학이다. CC라고 불리는 커뮤니티 칼리지가 이 범주에 속한다.
그럼 이해를 조금 더 돕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기도 하겠다. 예를 들어 누구나 다 아는 대학인 Harvard는 national universities에 속한다. Harvard 대학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학사, 석사, 박사 등 여러 수준의 학위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national universities에 속한다. 하지만 학부에서 제공되는 전공을 가지고 Carnegie Foundation의 분류를 보면 ‘arts & sciences focus’라고 하여 liberal arts 대학과 동일하다. 즉, 다시 말해 Harvard University와 리버럴 아츠 대학의 대표인 Williams College의 차이는 대학원 과정의 유무인 것 뿐이다. Williams College에서 business 전공이나 engineering 전공을 택할 수 없듯 Harvard에서도 학부에서는 그 전공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Williams College 같은 liberal arts 대학에는 무조건 학사과정만 있고 석ㆍ박사 과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생물학 박사, 심리학 석사 등 liberal arts 전공에 한해서는 석ㆍ박사과정이 사실은 존재한다. 하지만 석ㆍ박사과정을 밟는 학생의 수가 학부생에 비해 현저히 낮고 law school, business school, medical school 등 professional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liberal arts 대학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런 분류와 순위는 많은 대학들의 정보를 더 쉽고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므로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하지만 특히 대학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반발하는 것처럼 이러한 랭킹은 각 대학을 이해함에 필요로 하는 중요 요소인 작은 디테일에 약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남가주에 유명한 engineering 대학인 Harvey Mudd College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professional 전공인 engineering을 공부하지만 대학원 과정이 전혀 없다. 기술적으론 national universities에도 liberal arts college에도 포함될 수 없지만 Harvey Mudd 만을 위하여 분류를 또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현재는 liberal arts college로 분류되어 있다.
이런 순위에 또 하나 약점이 있다면 US News와 Carnegie Institute에서 사용하는 이런 분류방법 모두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73년에 시작되어 2000년, 2006년 그리고 최근에는 2011년에 개정된 현재 대학 분류방법 때문에 대학들의 카테고리도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아이비리그 대학인 Dartmouth College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liberal arts 교육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대학이 성장하고 대학원 과정이 생겨나면서 더 ‘university’ 같은 모습을 갖추기는 하지만 여전히 Dartmouth College의 자랑거리는 학부위주의 교육 방침이다.
이렇듯 랭킹도 중요하지만 랭킹의 약점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더 좋은 대학, 그리고 각 학생의 목적과 필요에 맞게 선별해 갈 수 있는 지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대학에서 고등학생을 선발할 때 1등이나 2등이나 순위만 보지 않고 그 학생의 활동 내역, 에세이 등을 통해 개인을 이해하고 선별하는 것처럼 학생과 학부모들도 순위만 보기보다는 그 대학의 역사와 문화, 방침과 성격을 모두 고려하고 학교의 지명도보다는 내가 원하는 전공을 제공하는 학교를 찾는 등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대학을 꼭 찾도록 하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