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 대학풋볼 시즌 내일 킥오프
▶ 앨라배마 3연패-SEC 8연패 도전, 맨젤 출전여부가 시즌 최대 변수
지난 2년 연속 내셔널 챔피언에 오른 앨라배마는 대학풋볼 사상 최초의 내셔널 챔피언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라이벌 LSU와의 경기 모습.
지난해 1학년생으로는 처음으로 하이즈만 트로피를 수상한 텍사스 A&M 쿼터백 자니 맨젤이 올 시즌 경기에 나설지 여부가 올 시즌 내셔널 타이틀 레이스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스포츠 가운데 NFL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TV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종목인 대학풋볼이 오는 29일 2013 시즌의 막을 올린다.
올 시즌은 특히 그동안 대학풋볼의 내셔널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도입됐던 보울챔피언십시리즈(BCS)의 마지막 해다. 논란도 많고 탈도 많았던 BCS시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고 대학풋볼은 내년 시즌부터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이번 시즌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2년간 내셔널 챔피언에 오른 앨라배마의 3연패 도전을 과연 누가 저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명장 닉 세이반 감독이 이끄는 앨라배마는 지난 4년간 3차례나 내셔널 챔피언에 오르는 ‘다이너스티’를 구축했는데 이번 시즌에도 포지션마다 수두룩하게 장래 NFL 선수들을 포진시켜 프리시즌 랭킹에서 압도적인 차로 1위에 오르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앨라배마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는 오하이오 스테이트와 스탠포드, 오리건, 텍사스 A&M 등이 꼽히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 하이즈만 트로피 수상 쿼터백 자니 맨젤을 앞세워 유일하게 앨라배마를 꺾은 텍사스 A&M이 ‘태풍의 눈’이다.
맨젤은 오프시즌 돈을 받고 사인을 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현재 출장여부가 불투명한 변수가 있지만 만약 그가 정상대로 출전한다면 다음달 14일 텍사스 A&M 홈구장인 칼리지 스테이션의 카일 필드에서 벌어지는 텍사스 A&M 대 앨라배마의 대결이 올 시즌 내셔널 타이틀의 향방을 결정짓는 ‘키 매치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대학풋볼의 주요 관심사들은 살펴본다.
◆앨라배마-SEC, 다이너스티는 언제까지
지금 대학풋볼의 파워는 미 남동부지역, 특히 사우스이스턴컨퍼런스(SEC)에 쏠려있다. SEC는 앨라배마가 마지막 4년간 3차례(2009, 2011, 2012)나 우승한 것 외에 플로리다(2006, 2008), LSU(루이지애나 스테이트, 2007), 어번(2010) 등이 돌아가며 지난 7년 연속으로 내셔널 타이틀을 휩쓸었고 올해도 AP 프리시즌 랭킹에서 1위 앨라배마를 비롯, 5위 조지아, 6위 사우스캐롤라이나, 7위 텍사스 A&M, 10위 플로리다, 12위 LSU 등 탑12에 6개팀을 포진시키며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SEC의 이 6개교는 모두 우승후보로 손색없는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난전을 펼치는 시나리오가 나와야 SEC 8연패 저지가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자니 풋볼’ 올해도 비상할까.
‘자니 풋볼’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텍사스 A&M 쿼터백 자니 맨젤의 닉네임이다. 지난 시즌 텍사스 A&M의 1학년 쿼터백이었던 맨젤은 정확하고 뛰어난 패싱과 디펜스 선수들의 머리를 빙빙 돌고 만드는 현란한 러싱으로 토탈 오펜스(패싱+러싱) 전국 1위에 오르며 1학년생으로는 사상 최초로 대학풋볼 최고의 영예인 하이즈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빅-12 컨퍼런스에서 SEC로 리그를 옮긴 텍사스 A&M은 막강한 팀들이 즐비한 SEC에서 바닥을 헤맬 것이라는 시즌 전 전망을 맨젤의 신들린 활약을 앞세워 보기좋게 깨뜨렸을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전국랭킹 1위인 앨라배마 홈구장에 쳐들어가 앨라배마에 시즌 유일한 패배를 안겼다.
이 일격을 맞고 하마터면 내셔널 타이틀 레이스에서 탈락할 위기에 맞았던 앨라배마는 결국 다른 경쟁후보들이 실족한 덕에 내셔널 타이틀전에 오른 뒤 노터데임을 가볍게 대파하고 타이틀 2연패에 성공했으나 아직도 지난 시즌 안방에서 당한 패배의 아픔을 잊지 않고 설욕을 노리고 있다. 앨라배마는 다음달 14일 텍사스 A&M 원정에 나서는데 이 경기는 이미 올 시즌 최대 빅카드로 대학풋볼 팬들이 손꼽아가며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매치업의 운명은 과연 맨젤이 뛸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다닌 맨젤은 얼마전 ESPN이 그가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기념품에 사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학선수 자격이 정지될 위기에 몰렸다.
NCAA(전국대학체육협회)는 26일 칼리지 스테이션에서 맨젤을 상대로 6시간에 걸쳐 이 사실 여부를 조사했는데 맨젤은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NCAA의 조사결과는 시즌 개막 한참 후에야 나올 전망인데 텍사스 A&M은 그때까지 맨젤을 경기에 출장시켰다가 만약 맨젤이 유죄판결을 받아 자격정지를 받으면 맨젤이 뛴 모든 경기결과가 몰수패로 처리될 위험을 안고 있어 오는 31일 홈에서 벌어지는 라이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맨젤을 내보낼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맨젤이 정상적으로 뛴다면 텍사스 A&M은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앨라배마로선 타이틀 3연패를 향한 관문에 가장 위험한 변수가 사라지는 것이다.
◆SEC 8연패를 저지할 후보는
앞서 지적했듯 올해 내셔널 챔피언 후보 가운데 절반은 SEC에 속해 있다. 하지만 아무리 SEC라고 해도 8년 연속 타이틀 독식의 길이 쉬울 수만은 없다. 내셔널 챔피언에 오르려면 막강한 전력은 기본이고 스케줄과 승운 등이 따라줘야 하는데 SEC에서는 여기저기에 너무 강호가 많아 서로가 물고 물리는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SEC의 8연패가 불발된다면 그 빈 왕좌를 차지할 후보로는 플로리다를 두 차례 내셔널 챔피언으로 이끌었던 어반 마이어 감독이 이끄는 빅-10 팀 오하이오 스테이트와 팩-12의 기수 오리건과 스탠포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하이오 스테이트는 지난 시즌 12승무패의 성적을 올렸으나 NCAA 징계로 인해 보울게임 출전권이 없었는데 올해는 족쇄가 풀렸다. 쿼터백 브락스턴 밀러는 하이즈만 트로피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SEC에서 우승경험이 있는 명장 마이어의 지휘봉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우승 후보다. 더구나 시즌 최종전인 라이벌 미시간과의 원정경기를 제외하곤 특별히 어려운 상대가 없는 스케줄이 큰 어드밴티지다.
팩-12의 배너를 이끄는 두 팀인 오리건과 스탠포드는 모두 프리시즌 랭킹 탑5에 올라있는데 오는 11월8일 벌어지는 양팀간의 대결이 팩-12 챔피언십게임 출전권은 물론 내셔널 챔피언십 출전권을 다툴 일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게임당 거의 50점을 뽑아낸 오리건은 칩 켈리 감독을 NFL 필라델피아 이글스로 보냈지만 쿼터백 머커스 마리오타가 이끄는 퀵 템포 오펜스의 화력은 올해도 변함없는 위력을 떨칠 것이 확실하다. 공수의 밸런스에서 전국 최강급인 스탠포드는 지난 3년간 평균 11승씩을 올리며 팩-12의 맹주로 떠올랐는데 오는 7일 안방에서 오리건을 꺾는다면 다음 단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클렘슨과 루이빌 등이 프리시즌 탑10 랭킹에 이름을 올리며 내셔널 챔피언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대학풋볼의 특성상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다크호스가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의 경우 텍사스 A&M은 프리시즌 랭킹에 들지 못한 채 출발했으나 마지막 랭킹에선 5위(11승2패)까지 뛰어올랐고 시즌 초반 플로리다 및 LSU에 아깝게 당한 2패 중 한 게임만 이겼더라도 내셔널 챔피언십게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았던 팀이었다.
◆UCLA와 USC의 전망은
지난해 짐 모라 주니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UCLA는 9승을 올리며 팩-12 남부조 우승을 차지하는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둬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다. 2년생 쿼터백 브렛 헌들리는 패싱과 러싱에 모두 능한 떠오르는 스타로 지난 시즌 4,000야드가 넘는 토탈 오펜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UCLA는 지난해 학교 기록인 1,734야드 러싱을 기록한 뒤 NFL로 떠나간 러닝백 조나단 프랭클린(그린베이 패커스)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문제고 특히 패싱공격에 취약한 면을 보였던 디펜스를 어떻게 강화하느냐가 팩-12 타이틀 도전이 가능할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UCLA는 오는 31일 패사디나 로즈보울에서 네바다를 상대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해 프리시즌 랭킹 1위로 내셔널 챔피언을 꿈꾸며 출발했다가 상상도 못했던 6패를 당하며 랭킹 밖으로 밀려났고 올아메리칸 쿼터백 맷 바클리는 부상으로 사이드라인에서 USC 커리어를 마치는 악몽을 겪었던 USC는 올해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대학풋볼 최고의 와이드 리시버로 꼽히는 마키스 리가 돌아오는 오펜스의 화력은 여전히 정상급일 것으로 예상되나 디펜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수층을 엷은 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 USC의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UCLA와 팩-12 남부조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USC는 시즌 첫 날인 오는 29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하와이와 원정경기로 시즌을 시작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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