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운전습관 분석 컴퓨터 통신기기 장착 찬반 논란
▶ 김영훈(74)씨는 자신의 포드 엑스페디션에 운전습관을 기록하는 컴퓨터 통신기기를 장착했다. 컴 퓨터가 속도를 얼마나 내고 있는지, 급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주행거리는 얼마였는지 등의 정보를 모두 기록해 점수로 환산한다. 김씨가 이러는 이유가 있다. 점수가 높으면 자동차 보험료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에 영향을 준다. 아주 좋은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 산정김씨의 승용차에는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담아분석하는 컴퓨터 통신기기가 장착돼 있다. 물론강제는 아니고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히 혁명적인 일이아닐 수 없다. 정확한 운전기록에 따라 보험료가결정되기 때문이다.
고객들에게 보험료 인하라는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운전습관이 기록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조심 운전을 할뿐더러 사고도 줄어들어 보험회사로서는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가 오래 되지않아 사고가 줄고 이익도 남을 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고객 입장에서도 기록에 따른 보험료 산정이므로 개인정보 유출문제만 걱정하지 않는다면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김씨는 스테이트팜 보험사가 올해 연말께부터준비하는‘ 안전 운전 & 절약’ (Drive Safe & Save)의 홍보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보험업계 소식지를 발행하는 ‘리스크 인포메이션’사의 브라이언 설리반 대표는“ 미국 내 최대자동차 보험업체가 채택했다는 것이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컴퓨터 통신기기 장착 프로그램은 ‘프로그레시브’ 보험사가 10여년 전부터 시험 운영하고있는데 최근 보험회사들이 이를 적용하려고 하자스테이트팜을 포함해 연방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 미국‘ 특허청’에서 조사중에 있지만 프로그래시브의 데이브 프랫 제너럴매니저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테이트팜은 일체의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올스테이트는 지난 2011년 프로그래시브 보험사와 합의해 올 연말부터 미국 내 대부부분의 주에서 ‘드라이브와이즈’ (Drivewise)이라는이름으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프로그래시브는 지난 5월 투자자들에게 보낸편지에서 현재 20여개 보험회사들과 이같은 기록장치 특허 협약을 토의중이라고 밝혀 상당수의보험회사들이 프로그램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보인다.
▲부정확한 보험료 산출 방식자동차 보험사들은 그동안 운전자의 나이나 성별, 속도위반 티켓, 사고기록 등 잠재적 손실 요인을 근거로 고객들의 보험료를 산정해 왔다. 보험회사들은 이런 전통적 산출방식이 부정확 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스테이트팜 보험사 산하 재산·상해 산정국의컴퓨터 통신장비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스캇 브런스는“ 16세 운전자가 사고를 많이 내기는 하지만 16세 운전자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은잘 알고 있다”면서“ 실제 운전습관에 근거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식이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래시브 보험의 경우 지난 2008년 ‘스냅샷’ (snapshot) 프로그램에 가입한 운전자가 140만명이 넘으며 이로 인해 보험료 30%에 해당하는 1만2,500만달러가 절약됐다고 말했다. 스테이트팜은 50%까지 보험료 인하를 생각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하지만 고객들의 정보가 지나치게 자세히 기록된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강하게 일고있다.
개인정보 보호단체의 펄 스티븐은 한마디로“위험천만한 비탈길”이라고 비난했다. 스티븐은보험회사에서는 운전자가 어디로 이동했는지의행선은 추적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보험회사들이 하루 종일 운전자가 어디를 돌아다녔는지에대한 매우 상세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들 정보가 경찰 등 치안기관의 수사나민사소송에도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올스테이트나 스테이프팜, 프로그래시브는 법원의 요청이 있다면 데이터를 제공하며동시에 이 사실을 고객들에게도 알린다고 말했다.
올스테이와 프로그래시브는 그러나 자사의 컴퓨터 통신장치에는 위성위치추적(GPS) 기능은 없다고 말했고 스테이트팜은 대략적인 지역(40평방마일)은 알 수 있지만 정확한 차량의 위치는 추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테이트팜 에이전트인 브렌트 앨런은 어떤 고객들은 정부가 감시하는 ‘빅 브라더’라며 관심을보이지 않고 있지만 일부는 보험료 혜택을 볼 수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검찰총장을 지낸 마이크 해치 변호사는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마이크 채니 미시시피주 보험국장은 보험료 산정과정에서 크레딧 점수 때문에 요금을 많이 내는 일부 운전자들에게는 좋은 프로그램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보험회사들이 1990년대부터사용해 왔던 크레딧 점수에 따른 보험료 산정방식이 가난한 많은 운전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며반발해 왔다. 하지만 보험회사들은 크레딧 점수와사고 크레임과는 비례 관계가 있다며 이같은 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
아직은 이 프로그램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보험료 할인의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지난 5월 프로그래시브도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에게 이 프로그램 사용이 보험료 할인에만 적용되는 모델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다. 자칫 나쁜 운전습관으로 오히려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회사들은 이 프로그램이 운전자들의 조심으로 사고를 덜 내는 결과를 가져와 보험회사로서도 이득이 되는 장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테이트팜 보험에 가입한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좌회전과 80마일 속도 제한을 넘지 않은 부분에서는 A+를 받지만 브레이크와 가속 그리고 자동차가 주행하는 시간 등에서는 B+를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자신의 운전습관을 스스로 고쳐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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