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you see that all forms are no forms,you will see the Tathagata, immediately!
만약 모든 모양을 모양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如來)를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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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20년지기 친구와 골프 소풍을나갑니다. 가끔 보지만 늘 보는 느낌이 드는 이웃사촌입니다. 보면 반갑고 안 보면 생각나는 이웃입니다. 부드럽고 날카로운,그러면서 항상 깊은 친절이 몸에 밴 분입니다. 소소한 잃음에연연해하지 않는 대인(大人)이자 무도인(武道人)이기도 하죠.
골프 내공도 서로 맞수라 만나면 늘 반가운 이웃입니다.
새벽 공기가 7월의 훈풍으로 서서히 옷을 갈아입을 무렵,골프 스코어도 서로 팽팽해지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미묘한줄다리기가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동행하는 사람들 움직이는동안 같이 쓰는 스코어카드에 넌지시 금강경 사구게(四句偈)하나를 척~ 써놓습니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제법 필체를 꾸며 마치 작은 서예처럼, 숫자들이 빼곡한 골프 스코어카드 맨 밑 여백에 그렇게 18자를 슬쩍써놓습니다.
본래 호들갑과는 전혀 거리가 먼 친구, 또한 모른 척하며슬쩍 눈여겨 보는 눈치입니다. 그렇게 넌지시 써놓은 나와넌지시 눈여겨 본 친구 모두 몇 홀 지나 파3홀에 이르러잠시 기다리는 사이 고요한 침묵이 흐릅니다. 그런데, 아차!스코어카드를 다시 들여다 보니 다른 여백에 내 필체보다나아 보이는 필체의 사구게(四句偈)가 얌전히 쓰여져 있는 게 아닙니까? "아, 필체가 좋습니다. 한문 서예 공부가 좀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러자, 원 별말이라며 괜시리 담배 하나 피워 무는 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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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has a form is illusive and unreal. When you see that all forms are no forms,you will see the Tathagata, immediately!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릇 있는 모양 모든 형상은 다 이것이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형상이 진실상이 아닌 줄을 보면 곧 여래를 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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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심자수복(虛心者受福)이라.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런 마음으로 사는 게 훤하게 드러나 보이는 대인은, 모르는 척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 묻습니다. 자, 때가 왔다 눈치챈 저는 다음 홀까지 걷는 짧은 시간 동안 이 18자 사구게를 제대로 파헤쳐 법보시할 작정으로 입을 엽니다.
’범소유상’이라 함은, 무릇[凡] 있는 바[所有] 모양[相]이란 건 모두[皆] 이같이[是] 허망[虛妄]하니, 만약 본다면 [若見] 모든 상[諸相]이 상이 아님[非相]을, 즉시[卽] 내 안의 본성이요 내 안의 불성이신 여래[如來]를 보리라[見]는 겁니다. 그래서,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니 약견제상비상이면 즉견여래니라.
그렇게 재빨리 해설[?]했더니 ...... 금방 제대로 다 알아들은 모습의 대인, 느긋한 쪼[調]로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니 약견제상비상이면 즉견여래니라.’ 그렇게 읊조립니다. 내심,“오호 쾌재(快哉)라!”
타타가타(Tathagata)는 깨어난 이 붓다를 가리키는 이름 중 하나로 ‘그렇게 오신 분’ [Thus Come]이란 뜻입니다. 저는 부처님의 여러 이름 중 ‘여래(如來)’란 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붓다 가르침의 정수인 ‘불생불멸(不生不滅)’을 다만 두 글자로 여실하게 보여 주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래(如來)’는 그렇게 가셨다는 ‘여거(如去)’의 뜻도 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가셨다는 건 결국 오고 감이 따로 없이 늘 ‘그렇게’ 계시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딱히 ‘어떤 모습’으로 계신 건 아니라는 게 중요합니다.
"즉시 여래를 보리라!" “若見諸相非相하면卽見如來니라!"제가 이 한 방에 나가떨어진 게 중학교 3학년 때입니다. 사실상 ‘비장한’ 출가(出家)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이 사구게.
결국 며칠 가출(?)로 끝났지만, 중학 시절 저에게 찰삭 달라붙은 이 금강경. 금강(金剛)같은 믿음으로 모든 번뇌를 능단(能斷)하는 지혜의 완성[반야바라밀다]. 그게 바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의 뜻입니다. 금강경이란 그저 이름이 아닌 실제 수행인 셈이죠. 그리고, 금강경 전체를 다만 사구게 하나로 추리면 ‘凡所有相은 皆是虛妄이라 若見諸相非相하면 卽見如來니라!" 바로 이겁니다. 약견제상비상이면 즉견여래니라!
모처럼 골프 소풍, 동네 친구에게 진심으로 이 사구게를 전했습니다. 무릇 아무리 좋은 선물도 받는 사람이 기꺼워하지 않으면 아무런의미가 없는 법! 예수님의 자애로운 훈계도 귀 막힌 자들에겐 그저돼지 목의 진주목걸이였습니다. 약견제상비상이면 즉견여래니라!이 말씀이 왠지 이웃 대인의 얼 속에 제법 깊게 각인되는 느낌입니다.
"관장님, 다음 소풍 때에도 한 마디 또 있는데요. 금강경 사구게 중하나랍니다. 금강경 끝 제32분에 나오는 말인데요. 우선 사구게만전해드립니다. 뜻풀이는 다음 홀 가는 길에 전해드리고요. 이렇습니다.
"一切有爲法이 如夢幻泡影하며 如露亦如電하니 應作如是觀이니라."예습 불허입니다. 재미 반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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