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칸 아메리칸(흑인) 남자들 가운데 백화점에서 쇼핑을 할 때 누가 뒤따라오는 것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몇 안 될 것입니다. 그 가운데는 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남자들 가운데 길을 걷는 도중 자동차들의 문 잠금장치가 철컥철컥 닫히는 소리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몇 안 될 것입니다. 나에게도 생긴 일입니다. 적어도 내가 상원의원이 되기 전에는 말입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남자들 치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속에 있는 여자가 불안해하면서 자기의 핸드백을 콱 움켜쥐고서는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까지는 숨을 삼키고 있는 것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몇 안 될 것입니다.”위에 인용된 것은 7월19일 사전 예고도 없이 백악관 기자회견실에 나타나 트레이본 마틴의 살해사건에서 조지 짐머만이 무죄 평결을 받은데 대한 16분간의 오바마 대통령 연설에서 따온 것이다. 오바마는 연설 첫 부분에서 “여러분들도 아는 것처럼 트레이본 마틴이 총 맞아 죽었을 때 나는 그가 내 아들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트레이본 마틴은 35년 전 나 자신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연설을 전후해서 전국의 여러 대도시들에서 있었던 흑인들과 일부 백인들의 평화적 시위로서도 볼 수 있듯이 플로리다 주의 6명 여성 배심원단이 짐머만을 마틴에 대한 제2급살인 죄목의 재판에서 정당방위라고 풀어준 것에 대한 흑백의 인식 차이는 대단하다. 흑인들은 90% 가까이 짐머만의 무죄 평결이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백인들의 60% 정도가 정반대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특히 1950년대로부터의 대법원의 판례들과 1960년대의 민권법, 투표권법 등으로 미국의 정치판도에 지각 변동이랄 수 있는 2008년의 흑인 대통령 선거마저 가능했던 기초가 마련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흑백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상은 열길 물속은 잴 수 있어도 한 길 마음속은 잴 수 없다는 속담에서 어느 정도의 설명을 구할 수 있다. 또 미국의 노예역사와 노예해방 이후에도 1960년대까지 지속되어 왔던 실질적 차별의 공동 경험에서도 흑백의 인식 차이에 대한 대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흑인들 중 상중하층 가운데 하층보다도 더 아래인 최하층(Underclass)에 속한 사람들, 특히 젊은 남자들이 비례적으로 많고 또 대도시들에 살면서 무직자들이 많을 뿐 아니라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사실도 백인들이 호젓한 길거리에서 흑인 청년들 두엇을 보면 몸을 사리게 되는 이유다. 예를 들면 리차드 코언이라는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는 진보 성향이 있다고 정평이 있는 사람이지만 대도시들에서의 높은 흑인 범죄율에 관한한 상당히 보수적이다.
마틴 사건 판결 후 그는 젊은 흑인 남자들의 범죄에 대한 백인들만이 아니라 흑인들의 보편적인 두려움에 대한 칼럼을 썼다. 뉴욕시의 인구 중 4분의1(25%)이 흑인들인데 총격 사건들의 혐의자들의 78%가 흑인 젊은이들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그 같은 통계가 뉴욕 경찰의 흑인 젊은이들에 대한 검문 몸수색을 정당화시킨다는 것이다.
최하층에 속하는 흑인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열악한 가정환경이 그 첫째이다. 아버지가 없이 어머니, 그것도 많은 경우 10대의 미혼모에 의해 양육되는 현상이니까 올바른 남성의 본이 없이 자라게 된다. 또 밤낮으로 켜 있는 TV에서 보는 게 남녀 관계라서 20도 되기 전에 애기 아빠들이 되는 경향이 크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다. 미혼모 가족의 악순환이다.
열악한 학교를 다니다가 중퇴하기가 일쑤이고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했댔자 중학교, 1, 2 학년의 실력이라면 직장이 제대로 잡힐 리 없다. 직장이 없는데 셀폰은 가져야 되기에 마약 밀매의 유혹에 빠지거나 길가는 사람들에게서 강도를 하게 된다. 잡히면 감옥에 가는데 그곳은 갱생의 훈련장이 아니라 더 큰 범죄 방법을 배우는 대학원이다. 미국사회에서 최하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높은 범죄율과 흑백, 아니 심지어는 경제 계층의 차이로 인한 흑·흑의 골 깊은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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