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의 성지’에서 사상 초유의 기록 나오나 관심집중
▶ ‘캘린더 그랜드슬램’도전 박인비 자신만만
박인비가 프로암 경기 도중 14번홀 그린주위를 점검하고 있다.
‘골프의 성지’에서 사실상 사상 초유의‘캘린더 그랜드 슬램’ 기록이 나올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설적인 기록 수립의 무대가 이보다 더 멋질 수는 없다. 1400년대 초반 골프를 처음 쳤다는 기록이 있어 ‘골프의 성지’로 불리는 곳에서 박인비는 한 해 4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란 대기록에 도전한다.
박인비의 사실상 프로골프 사상 초유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 관건인 2013 브리티시여자오픈은 1일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막을 올린다. 미국과 북아메리카를 제외한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 본부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자 프로골프 대회가 열린 것은 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처음으로 올해 6년 만에 돌아왔다. 당시 전장 6,638야드의 파73이었던 코스는 올해 파72에 6,672야드로 바뀌었다.
유서 깊은 골프장답게 골퍼들을 시험에 들게 하는 까다로운 코스로 정평이 나있다. 페어웨이가 넓은 편으로 평상시에는 좋은 성적을 바라볼 수 있지만, 날씨가 궂을 때가 잦아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 깊은 러프와 탈출이 어려운 ‘항아리 벙커’는 물론 링크스 코스의 특성인 바닷바람도 난적이다.
올해는 대회 기간 도중 비까지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일기예보다.
특히 ‘로드 홀’(Road Hole)로 불리는 17번홀의 악명이 높다. 티샷을 할 때는 아웃오브바운즈 지역과 러프, 두 번째 샷에서는 그린 주변을 둘러싼 ‘항아리 벙커’를 신경 써야 한다. 허리 높이의 벙커에 빠졌다가는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파5였던 것을 파4로 바꿔 ‘가장 어려운 파4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2007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는 파5홀이었다.
1번홀과 18번홀을 잇는 다리인 ‘스윌컨 브리지’도 이 코스의 상징 중 하나다. 탐 왓슨(미국)이 2010년 브리티시오픈을 마치고 여기에 입을 맞췄다는 일화가 유명할 정도로 의미가 깊은 장소다.
브리티시오픈이 이 골프장에서 열리는 건 5년에 한 번이라 당시 61세였던 왓슨은 올드코스에 작별을 고하는 의미로 이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
이곳에서 브리티시오픈은 2010년 대회까지 28차례나 열렸지만, 2007년 이전까지 여자 프로대회는 열리지 않아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몇 차례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클럽하우스에 여자 선수가 들어갈 수 없었으나 2007년 브리티시여자오픈 때 코스와 클럽하우스가 모두 개방됐다.
당시 여자골프계를 주름잡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오초아의 우승 기록은 5언더파 287타였다.
한국 선수 중에는 ‘장타자’ 이지영(28)이 공동 2위(1언더파 291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박인비는 3오버파 295타를 쳐 공동 11위에 올랐지만 그때는 6년 전이다.
8월 첫날 개막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사실상 프로골프 사상 초유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한 해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박인비가 날씨 변화와 벙커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하지만 “나는 볼을 낮게 치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지도 않고, 또 이곳은 그린이 넓어 퍼팅을 많이 하게 되는 부분도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자신감도 드러냈다.
박인비는 30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날씨 변화가 심해서 어제 연습라운드와 오늘 프로암에서 친 코스가 완전히 다른 코스라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 메이저 4연승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어제 연습라운드에서 8번 아이언을 들었던 곳에서 오늘은 웨지를 꺼내야 할 때도 있었다”며 바다가 인접한 링크스 코스에서 날씨 변수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다행히 연습라운드와 프로암을 치면서 비, 바람 등 다양한 날씨를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대회 개막 후 예상되는 궂은 날씨에 대비가 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첫날인 1일에는 오전에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시속 20마일 안팎의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또 2라운드 때는 비는 오지 않겠지만 바람이 더 세게 분다는 날씨 전망이 나왔다.
박인비가 지적한 또 하나의 변수는 벙커다. “올드코스는 다른 링크스 골프장과 비교하면 러프는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반대로 벙커는 한 번 들어가면 언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짐작하기도 힘들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는 “벙커의 턱이 워낙 높아 앞으로는 도저히 빼낼 수 없어서 옆이나 아예 뒤로 쳐야 하는 경우도 잦다”며 “예전에 이곳에서 4∼5번을 쳐도 벙커에서 못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해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턱이 높은 벙커를 의식해 60도 웨지도 가져오기는 했지만 56도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실제 대회에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인비가 꼽은 ‘승부 홀’은 443야드 파4인 17번 홀이다. “티샷은 그린이 보이는 곳에서 하기 때문에 그나마 쉬운 편이지만 특히 핀이 왼쪽 뒤에 있을 경우 두 번째 샷이 대단히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2007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이 장소에서 열렸을 때 이 홀은 파5로 세팅됐었다.
박인비는 “핀 앞쪽으로 보내려면 벙커가 위험하고 넘기면 카트 도로까지 가기 일쑤”라며 “핀 위치가 그곳으로 정해진다면 보기까지는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편성은 마음에 든다고 했다. 박인비는 “일반 대회는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1라운드 오후, 2라운드 오전 조를 선호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는 1라운드 오전, 2라운드 오후 조가 더 낫다”고 말했다. 1라운드는 8월1일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03분, 2라운드는 2일 오전 11시48분에 시작하게 된 그는 “아무래도 2라운드 준비할 시간이 더 많고 여유가 있다”고 이번 대회 조 편성 결과를 반겼다.
사실상 세계 골프 사상 최초의 ‘캘린더 그랜드 슬램’ 달성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는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계속 그런 느낌과 질문을 받다 보니 무뎌지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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