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내가 의장으로 재선출 되었다. 의장 선출은 교육위원들 가운데 투표로 이루어진다. 임기는 1년이며 내년 7월의 첫 정기회의 때까지 의장직을 작년에 이어 다시 맡게 된 것이다. 나로서는 이번이 세 번째 의장직이다. 2006년이 처음이었다. 의장으로서의 책임이자 권한이라면 일단 교육위원회를 대표하고 모든 정기회의를 주관하는 것이다. 회의에 상정되는 안건들을 교육감과 협의해 결정 조정하고 회의 스케줄을 잡는다. 또한 교육감과의 주례회동을 통해 당면한 현안들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논의한다. 또한 실무회의를 주관하는 교육위원들을 선정한다. 각종 행사에 교육위원회를 대표해 참석한다. 그리고 여러 공문서를 검토, 결재를 하는데 그 가운데에는 교육감의 휴가나 출장 신청서가 포함되기도 한다. 또한, 교육감을 위시한 교육청 고위 간부들의 고용계약서나 고등학교 졸업장에 서명하기도 한다. 또한 교육위원회의 상임위원회, 임시위원회, 자문위원회나 지역사회 연락 담당책 자리 배정을 주도한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자리 배정은 의장이 맡아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큰 고충이 따른다. 교육위원들이 원하는 자리 배정을 위해 의장에게 읍소를 해 오기도 하고 때로는 거친 항의도 하기 때문이다. 모든 교육위원들에게 자신들이 바라는 자리 배정을 해 줄 수 없는 현실이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동료 교육위원들을 서운하게 할 수 밖에 없기에 힘이 들다. 이번에도 어제 저녁의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상임위원회 등의 자리 배정에 대한 인준이 있었는데 본인이 희망한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교육위원들의 불만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이 세 번째 의장 선출이었지만 적극적 출마로는 처음이었다. 2006년의 경우 사실 2005년 내가 부의장으로 일할 당시 의장이었던 다른 교육위원이 연임을 희망해 그를 지원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의장 선출 회의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 갑자기 그 교육위원이 불출마 선언을 해 버렸다. 덕분에 얼떨결에 내가 그 자리에 도전하는 격이 되어버렸다. 부의장으로 일 할 당시 의장 자리가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여도 얼마나 골치 아픈 자리인지를 보아왔기에 의장직을 생각하기에는 부담이 많이 되었다. 그러나 그 당시 의장직 도전자가 졸지에 비게 된 상황이어 떠밀리다시피 출마했던 기억이다. 물론 그렇다고 싫었던 것을 억지로 했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 못한 채 의장직을 맡았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의장이 되었던 2012년 7월에는 사실 첫 번째 보다도 어쩌면 더욱 황당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바로 전 해 11월에 교육위원회 선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선거 결과 6명의 새로운 교육위원이 선출되었고 전체 12명의 교육위원 중 10명이 민주당 출신이 되었다. 그런데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이슈에 따라 당선된 모든 교육위원들이 두 캠프로 나뉘어 졌다. 그리고 각 캠프에서 한 명씩 소위 대표격으로 의장직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각 후보가 지지표를 확인해 보는 과정에서 각자 6표씩의 지지 밖에 없음이 확인된 후에도 서로 양보 없이 출마했고 그 와중에 당시 부의장직에 있었던 내가 두 후보 사이의 표 나뉨 균형을 바꿀 수 있는 제 삼자 후보로 인정되어 결국 의장직에 당선된 것이다.
이렇게 처음 두 번은 어쩌면 본의 아니게 의장직을 맡게 되었는데 그러나 이번에는 내가 꼭 해야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출마했다. 교육위원들 중 두 번째로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고참 위원으로서 고민 끝에 새 교육감 부임에 따라 학군 운영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되겠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다른 교육위원들로부터도 지난 한 해 동안 의장직 수행에 대한 좋은 평가와 나의 리더쉽을 존중해 주는 분위기도 역시 결심을 하는데 한 몫을 했다. 비록 한 해 동안 더 일하는데 개인적인 희생은 제법 따르지만 의장직 수행이 보람되리는 생각이다. 앞으로 1년간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에는 안정된 교육 예산 확보와 운용뿐 아니라 교직원들의 과다한 업무에 대한 적절한 조정, 무분별한 학력평가에 대한 개선책 마련, 그리고 소위 21세기 재질이라 불리는 창의성, 분석력, 표현력, 협동심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준비 등이 있다. 한인 사회와 관련된 부분에는 한국어 수업의 지속과 이에 대한 확대 준비 작업 등을 들수 있겠다.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하며 앞으로 1년 동안도 계속된 사랑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 대신 나도 여러분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다시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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