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은 비가 쏟아져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첫 골과 첫 승리다!”강력한 압박과 정교한 패싱으로 침체한 한국 축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홍명보호 태극전사’들이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이하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맞붙을 중국을상대로‘ 첫 골-첫 승리’를 노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한국 시간으로 오후 8시(LA 시간 오전 4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중국과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0일 호주와의 대회 1차전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홍 감독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교한 패스를 통해 공격의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확연하게바뀌었음을 보여줬다. 득점이 없이0-0으로 비겼던 게 ‘옥에 티’였지만소집 훈련 3일 만에 대표팀의 체질을 확 바꿔버린 홍 감독의 지도력에팬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이제 ‘홍명보호 태극전사’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번 대회에서 시원한 골세례를 퍼붓는 것과, 그것을 바탕으로화끈한 승리를 따내는 것이다. 그리고중국을 제물로 삼았다.
한국은 중국에 유난히 강한 모습을보이며 ‘공한증’이란 말을 만들어 냈다. 1978년 12월 방콕아시안게임에서처음 중국과 맞붙은 한국은 차범근 전축구대표팀 감독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이후 2008년 2월 중국에서 열린 3회 동아시안컵에서 3-2로 이길 때까지 30년 동안 역대전적 15승11무의‘무패행진’을 이어왔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공한증은 2010년2월 일본에서 열린 제4회 동아시안컵에서 막을 내렸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이 당시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2차전에서 중국을 만나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무득점에 3골을 헌납하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 때문에 3년 5개월 만에 중국과다시 만난 한국은‘ 공한증 재건’이라는과제와 함께 이번 대회 첫 승리의 숙제를 떠안았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첫 승 상대로꼽히는 중국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에 불과하지만 지난 21일 일본과의 이번 대회1차전에서 1-3으로 끌려가다 3-3 무승부를 끌어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15일 태국과의 평가전에서1-5로 완패한 뒤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을 경질하는 극단의 방법을 취한 중국은 한국, 호주 등이 주요 해외파 선수가 모두 빠진 사실상 1.5군의전력으로 나선 것과 달리 정예 멤버들이 총출동했다. A매치 64경기에서 16골을 넣은 가오린(광저우)을 필두로 취보(귀저우), 정즈, 쑨시앙(이상 광저우)등 A매치 60∼70경기를 뛴 주축 선수들이 중국 축구의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홍명보 감독은 호주와의 1차전에 나섰던 베스트 11을 크게 흔들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사령탑 스스로 만족스러움을 드러낸 포백(4-back)과 중앙 미드필더는 그대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 풀백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을받은 김진수(니가타)와 공격과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오른쪽 풀백 김창수(가시와)를 필두로 홍정호(제주)-김영권(광저우) 중앙 수비라인은 중국의공세를 막아낼 포백 라인으로 굳어진형국이다.
‘캡틴’ 하대성(서울)-이명주(포항)의더블 볼란테 역시 부동의 자리로 여겨지고, 좌우 날개로 나선 윤일록(서울)-고요한(서울)과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승기(전북)도 선발 출격이 예상된다.
홍 감독의 고민은 원톱 스트라이커자리로 보인다. 호주전에 선발로 나선김동섭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공간 침투로 여러 차례 골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에 김동섭대신 교체 투입된 김신욱(울산)도 골을터트리지 못했다.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폭우 속에서 ‘결정력 높이기’에다걸기를 하고 나섰다.
22일 오후 파주NFC(트레이닝센터)에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23명의 태극전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틀앞으로 다가온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에 대비한 전술 훈련에 전력을 기울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패싱은 빠르게! 볼 오기 전에미리 움직여!”를 큰 소리로 외치며 호주와의 1차전에서 보여준 강한 압박과짧은 패스를 독려했다. 더불어 포백(4-back) 라인에서부터 시작해 미드필더와 좌우 날개를 거쳐 최전방 공격수로이어지는 공격 전술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홍 감독은 풀백과 날개 공격수가 위치를 바꾸는 스위칭 타이밍은 물론 볼을 받은 선수의 주변에서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까지 세세하게 지정해주면서 11명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애를 썼다.
홍 감독은 공격 전술 훈련 때마다최전방 공격수들이 슈팅에 실패해도볼을 다시 잡아 반드시 골을 넣고 자기 위치로 복귀하도록 반복시켰다. 공격수들의 결정력을 높이겠다는 홍 감독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훈련에서 홍 감독은 김동섭(성남), 김신욱(울산), 서동현(제주) 등 원톱 공격 자원 3명을 따로 모아서 강도 높은 슈팅 훈련을 시켰다. 좌우 측면에서 공중 크로스와 땅볼 크로스를 번갈아 올리면 이들 3명의 공격수가 차례로 돌아가며 헤딩 슈팅과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내는 훈련이었다.
호주와의 1차전에서 무려 21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무위로 끝난 아쉬움을 중국전까지 이어가지 않겠다는코칭스태프의 의지가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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