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peace is very simple. First, it means you must make harmony with yourself.
세계평화는 아주 간단합니다. 먼저 당신이 당신 자신과의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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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많은 지식인들을 붓다의 지혜로 눈 밝게 하신 숭산 스님의 영어는 담백하고 진솔합니다. 구름 잡는 요설이 철저히 통제된 스님의 영어는 거의 직격탄입니다. 애둘러 말하거나 돌려 말하는 재주(?)가 전혀 보이지 않는 "I am a boy and you are a girl!"느낌의 단순명료함. 복문과 중문 따위는 찾아보기 힘든 몽땅 단문 구조의 ‘숭산 영어’ 화법. 그런데, 그게 매우 효과적으로 먹혀든다는 겁니다. 그러길래, 키에르케고르나 쇼펜하우어를 논하는 현학적/철학적 담론에 깊게 빠진 서양의 눈 파란 젊은이들이 그만 "숭산 영어"에 ‘덜컥’ 잡히고 마는 게 아니겠습니까?
언젠가 작은 모임에서 한 학생이 숭산선사에게 묻습니다. "참선(sitting Zen)이 어떻게 세계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그러자, 숭산 특유의 투박한 평안도 억양의 영어가 짧고 간명하게 터져나옵니다. 월드 피스 베리 심플! World peace [is] very simple. ‘Be’ 동사는 있으나마나 그저 본 뜻만 제대로 전하면 된다는 식의 약간 ‘깨진’ 영어[broken English], 그러나 달라이 라마 영어보다는 알아듣기 쉬운 영어로 숭산은 ‘그저 할 말만’ 뚝 잘라 말합니다. “세계 평화, 간단하지. 우선 당신부터 평화로우면 되지. 사람들 모두 자기 스스로와 조화를 이루면 세계 평화란 것도 저절로 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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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any kind of Zen practice means making your mind very simple, means ‘Don’t Know Mind’.
’Don’t Know Mind’ means understanding human beings’ original job.
그래서 모든 선 수행은 마음을 아주 단순하게 가지는 것.
모든 선 수행은 곧 ‘모르는 마음’!’모르는 마음’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해야할 일을 이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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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과연 누구냐?"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질문을 듣는 숭산.
그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리거나 점잖게 연꽃 한송이를 들어 올릴 상황은 아닌 터. 수많은 서양인들의 눈과 귀가 잔뜩 쫑긋한 이 마당에 주장자나 내려칠 분위기 또한 아닙니다. 어쩔 수 없죠.
특유의 그 ‘숭산 영어’가 또 막강 실력을 발휘해야겠습니다.
Everything has its job: tree has tree’s job, bird has bird’s job, human has human being’s job. Only human beings don’t understand their correct job. 만물은 각기 자기의 할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는 나무의 할 일이 있고, 새는 새의 할 일이 있고, 인간은 인간의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직 인간만이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별로 어려운 단어는 없는데, 문장 구조 또한 간결하기 그지없는데 …… ‘그런데 왠지’ 스님의 영어 법문은 뭔가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 일화 중 제 머리에 깊게 박힌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늘, 빙그레 웃음을 선사하는 멋진 일화입니다. 언젠가 작은 모임에서 숭산의 법력에 크게 감전된 눈 파란 서양 여인이 공개적으로 묻습니다. "여자도 부처가 될 수 있나요?" 그러자 ...... 마치 기다렸다는 듯 즉각 이어지는숭산의 답변은 놀랍게도 단 한 마디, "NO!" 여자는 부처가 될 수 없지!
모임이 끝날 무렵, 화나고 상기된 모습의 그 여인이 숭산 코 앞에 나타나 다그칩니다. 선승이란 자가 감히 그 따위 천한발언을 하다니! 씩씩…… 못 들은 척 무시하는 숭산. 몇 차례 시도가 철저히 무시된 여인, 뭔가 험한 소리를 하려는 바로그 찰나, 숭산 영어의 장엄한 사자후가 울려 퍼집니다. "Are you a woman?" 네가 여자라구? …… 화들짝, 깨달음! 그리고, 곧 숭산의 제자로 정식 입문!
영어 잘 하는 데는 딱히 실력이나 기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언어라도 같습니다. 우리말도 그렇습니다. 꼭 전해야 할 메시지, 반드시 해야할 말이라면 어떻게든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궁즉통(窮則通)이라! 진짜 궁하면 말귀는 결국 전달됩니다. 그러니, ‘how’보다는 ‘what’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게 바로 언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아닐까요?
’숭산 영어’가 특히 효과적이었던 이유는 ‘숭산 영어’만큼이나 간단합니다. 스님의 자비로운 법보시가 그만큼 절실했었다는 것, 바로 그겁니다. 영어로 말하는 것, 진짜 절실하세요? 그럼, 이미 반은 마스터한 겁니다. 절실하면 이루어냅니다. ‘숭산 영어’의 절실함, 그런 절실함을 다함께 배우고 익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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