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 프레스콧 시 소방서의 정예 소방대원 19명이 6월30일 부근의 산불이 주택 지역을 위협하는 것을 제압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순직한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다. 동료들과 시민들은 물론이고 잰 브루어 주지사마저 심장이 파열되는 듯하는 슬픔을 표현했다. 그리고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중인 오바마 대통령도 생면부지의 동료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자기 희생적으로 위험상황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가운데 그들을 언급하면서 고도의 훈련을 받았던 전문가들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평균 연령이 27세로 이들은 가장 위험한 산불을 다루는 훈련을 받아왔지만 8,000여 에이커를 태우는 화염이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꾼 탓인지 일인용 특수 화재 대처용 텐트를 반쯤은 사용했다가 변을 당했고 나머지는 텐트를 펼 시간도 없이 희생을 당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얼마나 화염이 강했던지 시신의 수습조차 하루를 지나서야 간신히 할 수 있어서 동료들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사건을 보도한 CBS의 앵커가 연방 소방 총책임자를 인터뷰한 데 의하면 이삼 십년 전만 하더라도 서부 지역의 산불이 10만 에이커만 되어도 엄청난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 이제는 20여만 에이커의 산불 재해도 1년에 몇 건 생긴다는 지적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산불 진압에 종사하는 소방관들은 모두 그렇게 확신한다는 대답이다.
보통 사람들의 경험으로도 몇 십 년 동안에 전세계적으로 기후나 기온에 큰 변화가 있어왔다. 미국을 보자면 화씨 90도 이상 되는 여름 날들의 수가 현저히 증가되었으며 현 추세대로라면 현재 미국 남서부 지역이 1년에 화씨 90도 이상 되는 날씨를 60일 정도 경험하는 것이 21세기 말이면 150일까지 될 수 있다는 추산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공식 발표가 그렇다. 강우량이나 강설량은 온도의 추산보다는 덜 확실하다는 데도 미국의 북부지역은 특히 겨울과 봄철에 더 잦은 물난리를 겪을 것인데 비해 남부나 서부는 가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는 속도도 많은 환경 과학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 과학자들의 예측 모델에 의하면 화씨 2도씩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데 따라 북극이나 남극의 얼음은 15% 감소된단다. 이미 북극에 사는 흰곰들이 얼음벽의 갑작스런 붕괴로 일엽편주(一葉片舟) 같은 얼음 조각 위에서 당황해 하는 가여운 모습들을 비디오로 보게 된다. 빙하와 빙벽의 감소는 해변가의 바닷물 높이를 증가시켜 21세기 말에는 뉴욕 같은 대도시들의 건물들이 침수 위협 아래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있다.
6월25일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타운 대학에서 기온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신규와 기존(석탄 사용) 발전소의 탄소 방출 기준치를 EPA가 규정하게 한다든지 연방 내무성이 2020년까지 국유지에 풍력 발전과 태양열 이용 발전으로 100억 와트의 발전을 허락하도록 한다든지 하는 내용이 모두 연방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부 자체로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환경보호론자들은 환영 일색이었지만 연방의원들 중 공화당은 물론 석탄이 많이 생산되는 웨스트 버지니아주 출신인 민주당 상원의원으로부터도 반기업적인 처사라고 비난을 받았다.
19명 애리조나 소방관들의 순직은 1933년도 캘리포니아의 화재 때 24명이 생명을 잃은 것 다음으로 큰 참사다. 물론 근 3,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9.11 사태 때도 343명의 소방관들과 구조대원들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진입하여 사람들을 구조하려다 희생되었던 역사를 기억해보아도 소방관들은 정말로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들의 고귀한 생명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워싱턴 포스트의 논설처럼 풍광은 뛰어나게 아름답지만 산불의 피해를 입기 십상인 산림지대 인접지역에 주택지를 개발하고 집을 짓는 일은 개인적으로도 또 지역정부와 연방정부의 차원에서 재검토하고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어디서 살 지를 결정하는 개인의 자유도 좋지만 산불로 집을 잃거나 또 작년도 뉴저지 해안 도시들의 많은 집들을 파괴한 허리케인 때문에 손해를 입은 사람들도 결국은 보험회사의 도움들을 받아 재건축을 하는 것이 위험 부담을 공유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공공기관들의 엄청난 재난 관리비용 등을 고려하면 심각한 연구 검토 및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21세기의 어려운 과제들은 한 둘이 아니고 해결책 모색은 당쟁과 개인의 기호 등 여러 변수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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