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중 가장 긴 달은 어느 달일까. 6월이 아닐까. 상당히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달력을 넘긴다. 분명 30일로 끝나는 작은 달이다. 그 6월이 그런데 길게만 느껴진다. 6.6, 6.10, 6.15, 그리고 6.25. 이 무언의 수치들이 암시하고 있는 무거운 상징성 때문인가.
호국영령들의 충절을 기리는 행사가 엄수됐다. 그리고 바로 이틀 뒤. 대한민국 수도 광화문 광장에서 한 가지 행사가 열렸다. 이름 하여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제다. 빨치산으로 대한민국을 향해 총부리를 들었다. 남파간첩으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민주주의체제의 전복을 꾀했다. 이런 사람들도 민주열사로 추모대상에 포함돼 치러진 행사였다.
한국 현대사학회라는 학술단체 교수 2명의 신상에 대한 국회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을 비판해왔다. 그런 그들에 대해 민주당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연구실적에서 해외출장 내역에 이르는 시시콜콜한 자료를 요구하며 뒷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꽤나 시끄럽다. 모처럼의 남북대화가 무산됐다. 그러기가 무섭게 온갖 육두문자를 동원해 가며 한국정부를 공격한다. 그 북한의 대남공세에 야당도 한몫 거둔다. 이른바 양비론을 들고 나오면서 그 책임을 대한민국에 돌리고 있는 것이다.
2013년 6월의 시점에 있는 대한민국. 그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이 6월에 또 다른 뉴스가 전해진다. 뭐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그러니 충격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 그저 황당하다고나 해야 할까.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10명 중 7명은 6.25를 ‘북침’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4.19, 5.18은 물론이고 김구 같은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한다. 한국 역사의 근간으로 여겨졌던 사실조차 모른다. 아니,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2013년 6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일들’-. 무엇을 말해 주고 있을까. ‘문화 권력이 중요하다는 말에서 그 답은 찾아지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그 문화 권력은 여전히 좌파에 의해 장악돼 있는 것이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됐다. 공영방송인 KBS는 그 작품 방영을 둘러싸고 일대 홍역을 겪었다. 시청거부 운동 등 좌파단체의 압력과 엄포의 십자포화에 갇히고 만 것이다. 이게 2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1년이 못 가 한 42분짜리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인터넷에 배포됐다. ‘백년전쟁’이란 다큐멘터리다. 이승만은 파렴치범으로 그려졌다. 박정희는 뱀 같은 인간으로 묘사되고. 좌파인 민족문제 연구소가 제작한 것으로 그 조회 수는 100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대중매체도 매체지만 그 어느 부문보다 좌파가 견고한 진지를 구축한 곳은 역사학계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전체주의체제의 통치 원리를 요약한 말이다. 이 원칙에 충실한 것이 종북 좌파의 역사기술 방식이다.
한국의 현대사가 이 같은 좌파의 운동장이 된 지는 오래다. 그 과정도 상당히 치밀하다. 1986년 좌파는 역사문제연구소를 설립한다. 박헌영의 아들로 알려진 원경이란 불승이 그 후원자다. 그리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도 한 때 이사장으로 참여했다.
역사학계의 패권을 좌파가 장악하면서 대한민국의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좌편향으로 기울었다. 일부 교과서의 경우 왜곡과 좌편향은 어이없는 수준이다. 그 한 예가 북한 경제 실패원인을 세습독재나 극단적인 폐쇄체제에 의한 것이 아닌 원조중단 등 외적 요인으로만 돌린 것이다.
좌편향 국사 교과서를 시정해야 한다. 한국현대사 학회가 그 작업에 나섰다. 새로 국사교과서를 편찬하고 교학사가 출판을 맡은 것이다. 그러자 펼쳐진 것이 좌파의 집요한 공격이다. 교과서에 실리지도 않은 허위사실을 유포한다. 그리고 야당은 집필교수 뒷조사에 나선 것이다.
여기서 뭔가 한 가지 의구심이 묻어난다. 멀리서 바라본 시각이어서 편차가 있는지 모르지만. 2013년 6월에 일어난 일들-.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자연발생적 사건 같지만 하나의 노림수가 숨어있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입김에 의해 내전(內戰)의 단초를 유도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눈앞의 파당적 이해에만 급급해 체제를 함께 지켜야할 제도권 정당이 자청해 ‘쓸모 있는 바보’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6.25는 이런 면에서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는 아직도 치열한 ‘저강도 전쟁’ 중에 있는 것이다.
그 대응방안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옹호세력이 문화 권력을 되찾아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그 마지막은 북한체제에 대한 최종해결책(final solution)을 가동하는 것이다. 전쟁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적극적인 평화적 흡수통일을 통한 북한체제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 정책의 알파와 오메가는 인권이다. 저강도 전쟁도 전쟁이고, 핵문제도 핵문제지만 북한문제의 진짜 핵심은 따로 있다. 사상최악의 폭압체제로부터 2400만의 동포를 구출해내는 것이 북한문제의 근본해결이다. 그 가장 강력한 비대칭 무기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다시 말해 인권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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