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읽은 크리스틴 바네트 여사의 섬광(the spark)이란 자폐증 아동으로 진단 받았던 자기 아들 제이크의 양육 전기에 대한 서평은 흥미로웠다. 제이크는 두 살 때 아동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 등의 소위 전문가들에 의해 자폐증 아동이라고 진단을 받았단다. 그래서 인디애나주에 살고 있는 제이크의 부모는 제이크를 키우는데 있어서 주 당국이 제공하는 특수교육 교사들의 인도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부모는 제이크가 세 살이 되었을 때에 16세가 되면 남의 도움이 없이 신발 끈이라도 맬 수 있게 하려는 희망에서 ‘생활기술’반에 등록시킨다. 그런데 제이크는 학교 교실 바닥에 드리워지면서 변모하는 그림자, 옷의 바둑판 무늬와 특히 알파벳 카드 등 다른 것들에만 정신을 집중시켜 선생들의 생활기술 가르침에는 딴전을 부린다. 한 특수교육 교사는 제이크 집에 가정 방문을 하는 동안 알파벳 카드를 학교로 가져오지 말도록 권하는 동시에 “제이크의 경우에는 알파벳 같은 것에는 신경을 안써도 됩니다”라는 냉정한 말을 했다는 것이다. 서평 필자의 표현대로 그 선생은 제이크가 읽는 법을 배울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피력한 것이다.
저자 바네트 여사의 회고로서는 그 순간이야말로 소위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주정부의 특수교육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강시키는 분위기에서 자택 교육을 시키기로 결정한 계기였단다. 그래서 제이크가 열망하는 알파벳 카드들을 수없이 사들임과 동시에 그의 열망의 다른 대상인 지도들과 퀴즈들도 마련한다. 그 결과 바네트 여사는 제이크만 보통 유치원에 보내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가 그의 집 차고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을 다닌 다른 자폐증 아동들도 여럿 성공적으로 특수교육이 아니라 정상교육에 진입시킨다.
조지타운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그 서평 필자의 말대로 그만해도 특출한 성공이지만 더 깜짝 놀랄 일은 바네트 부부가 제이크는 수학과 과학의 비상한 천재임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의 지능지수는 아인슈타인의 그것보다 높다는 것이다. 제이크는 세 살 때 수백 개의 크레용을 분광 순서대로 배열하여 부모들을 놀라게 한다. 몇 년 뒤에는 보통 사람들이면 3.1416 정도로 기억하는 원주율을 200자리까지 기억하면서 앞뒤로 외울 수 있었다. 9세에는 그가 천체물리학의 한 이론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사계의 권위자들에 의하면 노벨상감이 될지도 모른단다. 그리고 11세에 대학에 진학했으며 12세에는 열량물리학의 유급 연구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이크는 신발 끈도 맬 수 있다”라고 서평 필자는 소위 특수교육 전문가들을 비꼬는 문장을 덧붙인다. 바네트 가정의 근심 걱정은 끊일줄 모르는 상황이었다.
둘째 아이는 근육성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 하루에도 심한 때에는 아홉 번이나 발작 증세를 보인단다. 셋째 아들을 임신했을 때는 바네트 여사가 30세의 나이로 뇌졸중을 당했고 통증이 심한 낭창 증세가 발견되기도 했다. 설상가상이라고 2008년에는 남편이 실직을 해서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인디애나 겨울의 일부를 열기가 없는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서평 필자는 바네트의 책이 발육상의 문제가 있는 자녀들의 부모만 아니라 보통 아이들의 부모에게도 감동과 아이디어를 준다고 격찬한다. 흔히 아이들이 못하는 것에만 주의를 집중하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더 면밀히 살펴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심각한 질문을 제기하는 책이란다. 그러면서도 몇 가지 생각할 점들을 지적한다. 바네트 여사는 어려서부터 잘 가르치는 재능을 가졌었다는데 그런 재능이 없는 부모들은 그처럼 전문가들을 무시하기로 결정할 때 특수아동들의 교육에 있어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다. 바네트 자신도 거의 모든 경우에 전문가라는 단어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지만 때로는 전문가들에 의존하는 모순점들도 지적한다. 예를 들면 제이크의 IQ를 측정하는 전문가들이 있는가 하면 제이크의 괄목할만한 천재성을 부모에게 설명해주는 물리학 교수들이 있다.
제이크는 엄청나게 결심이 굳은 어머니의 덕으로 위대하게 되는 도상에 올라 있다는 것이 서평자의 결론이다. 제이크의 경험과 그 엄마의 특출한 교육 전략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의미할런지는 교육계에서 오랫동안 토론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 글을 읽은지 얼마 안되어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정보공학 분야에 적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뉴스를 들었다. 바네트 여사의 섬광이란 책이 비슷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격려가 되어 아이들의 정상적인 발육에 보탬이 되었으면 다행이겠다.
남선우 변호사 VA/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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