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장으로 있는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다음 주 목요일 정기회의에서 학생 훈육 규칙 (Student Rights and Responsibilities: 약칭으로 SR&R) 개정 결정을 내린다. 지난 몇 년간 커뮤니티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여러가지 쟁점에 대해 일단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사실, 2년여 전 학칙위반으로 징계를 받던 한 고등학생의 자살이 도화선이 되어 학칙개정 움직임이 언론과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일년전 교육위원회가 교육자, 학부모와 커뮤니티 관심자들을 포함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시켜 SR&R에 대한 전반적 검토와 개정 연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한 보고서를 교육위원회가 지난 3월에 접수했는데 55개의 건의사항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교육청 담당 스텝들은 받아드릴 수 있다고 판단되는 건의사항들을 단기간에 실시 가능한 것들과 장기적 차원의 준비가 필요한 것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바로 실시할 수 있는 것들이 반영된 개정 SR&R을 교육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렇게 스텝들이 제출한 개정안에 미흡한 부분들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러한 부분들이 다음 주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정리될 예정이다.
현재 가장 크게 쟁점이 되고 있는 조항들이 둘 있는데 우선 “parental notification”이 그 중 하나이다. 이는 학생의 학칙위반 행위 조사 시 학교 측이 부모에게 통고해야 하는 시점을 규정한 조항이다. 또 다른 조항은 마리화나 사용에 대한 처벌에 관련된 것이다. 우선 전자 조항에 대해서는 현 학칙 아래 실시되고 있는 통고시점이 부모들의 알 권리와 자녀보호 권리 확보 측면에서 너무 늦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반적으로 훈육 담당자들은 현재의 시점보다 더 조속한 통고를 의무화 할 경우 학교 측의 조사와 다른 학생들의 보호에 악영향을 주기에 수용할 수 없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마리화나 사용에 대한 처벌조항에 대해서는 마리화나 사용을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첫 위반 시 좀 더 관대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과 마리화나 사용은 처음이라도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각을 달리하고 있다.
학칙위반행위 발생 시 학교 측은 훈육을 담당하는 교감이나 스텝이 일단 조사에 들어선다. 그리고 현 학칙규정에 의하면 가장 이른 기회에 학칙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 학생들의 부모에게 학교 측이 통고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시점이 늦다고 주장하는 측은 “가장 이른 기회”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즉, 학생이 학칙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즉시 부모에게 연락을 취해야 하며 부모와 연락이 되기 전에는 더 이상의 조사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부모가 모르는 상태의 조사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훈육 담당자들은 학부모에게 통고가 먼저 된 후에야 만 조사를 할 수 있다면 조사 자체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대부분의 경우 일단 어느 정도 조사가 진행되어야 구체적인 윤곽이 떠오르고 누가 어떤 학칙을 위반했는지 파악이 되는데 조사대상 학생의 부모 모두에게 통고를 다 마친 후 해야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면 실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 조사에 충실히 응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학교 측은 학칙위반 행위를 철저히 파악해 위반 학생들에는 적절한 처벌을 내리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에 대한 통고 시점을 앞당기는 조정은 이러한 것들에 지장을 초래하며 학생의 교육과 학교의 안전유지에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했던 대로 마리화나 사용에 대한 처벌 쟁점은 첫 위반 시의 처벌 규정에 있다. 소량의 마리화나 소지의 경우 대책을 학생들의 교육과 재활에 중점을 두어 장기정학이나 전학 조치는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대신 마리화나 사용에 대한 의무적인 세미나 수강과 학교 특별활동에 대한 일정기간 금지 정도면 충분한 처벌이라고 말한다. 이에 반해 처벌 완화는 결과적으로 마리화나 사용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초래해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들의 사용을 유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마리화나 사용이나 소지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한 이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마리화나 사용과 음주 행위를 동일시 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마리화나의 상대적 심각성에 대한 오판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반론이다.
이러한 쟁점들에 대해 다음 주 어떤 결정이 날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어떤 결정이 나든 교육위원들과 많은 사람들이 오래 동안 고심한 끝에 내린 것임은 믿어 주길 바란다. 서로 의견은 달라도 모두가 학생들의 앞날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을 의심치 말기 바란다. 학칙에 대한 논쟁은 다음 주의 결정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학칙 개정이 학생들의 행위와 교육에 주는 영향을 시간을 두고 관찰하고 통계 자료를 수집, 분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학칙 조정은 계속될 것이다. 이에 대해 의견이 있는 분은 지체 없이 교육위원들에게 SchoolBoardMembers@fcps.edu로 연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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