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OI C 총회까지 운명 건‘마지막 삼파전’
레슬링이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열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0년 하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에 포함될 후보로 레슬링과야구-소프트볼, 스쿼시를 선정했다고발표했다.
2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IOC는 25개의 핵심 종목을 선정하면서 레슬링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레슬링은 2020년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컸었다. 하지만 이번 집행위 결과로 레슬링은 부활 가능성을 밝혔다.
이날 집행위에서는 레슬링과 야구-소프트볼, 스쿼시 외에 가라테, 롤러스포츠, 스포츠클라이밍, 우슈, 웨이크보드 등 8개 종목이 2020년 하계올림픽정식 종목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 경합을 벌였다. 각 경기 단체가 30분간 프리젠테이션을 한 뒤 집행위원들의 투표가 이어졌다.
레슬링, 스쿼시 외에 가라테가 3개종목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야구-소프트볼이1차 생존 명단에 들었다. 2008년 베이징대회까지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야구-소프트볼 역시 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꿈을 부풀리게 된 것.
스쿼시는 두 차례 정식 종목 도전에 고배를 마신 뒤 이번이 세 번째도전이다.
이 가운데 1개 종목만 2020년 올림픽 정식 종목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레슬링, 야구·소프트볼, 스쿼시는 오는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까지 남은 넉 달 동안 종목의 사활을 건치열한 삼파전을 벌인다.
세 종목 모두 내세우는 장점은 뚜렷하다. 먼저 레슬링은 비록 2월 앞선 집행위에서 충격적인 탈락 소식을 접하긴 했으나 고대올림픽부터 행해져 온상징성만 따지면 다른 경쟁자들과는비교가 되지 않는다. 제1회 근대올림픽부터 거의 매 대회 정식으로 치러졌을만큼 세계적인 저변이 넓다.
그럼에도 핵심종목 퇴출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이유는 상업화의 바람 속에서 변화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의TV 방영권 수익을 배분하는 등급 선정에서도 레슬링은 5개 등급 중 4등급으로 최하위나 마찬가지의 인기도에 그쳤다. 런던올림픽에서 열린 종목 가운데레슬링보다 낮은 등급을 받은 종목은간신히 퇴출 위기에서 벗어난 근대5종하나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극적인 변화 노력을 기울인 끝에 3개월 만에 집행위의‘ 오케이’ 판정을 받아냈다는 점은 긍정적인신호다. 레슬링은 ‘불통’에서 벗어나지못하던 귀를 열고는 세트제 폐지, 패시브제도 보완, 여성 부회장 신설 등 IOC가 줄곧 요구해 변화를 이뤄냈다. 관건은 이런 변화가 실제로 종목을 재미있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는가를 평가하는 일이 될 듯하다.
변경된 규칙이 바로 실전에 적용되는 만큼 앞으로 열릴 각종 대회 하나하나의 흥행 여부가 종목의 운명을 가를 갈림길이 될 수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 팬에 친숙한 야구·소프트볼은 북미에서 4대 프로스포츠의 한 축을 이룰 만큼 큰 인기를 끄는 종목이다.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서도 인기가 많음에도 여전히 인구가 편중돼 있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올해 2월 제3회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네덜란드가 ‘오렌지 돌풍’을 일으키는 등 국제화가 상당히 진척됐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 쪽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 숙제다.
올림픽 야구의 흥행을 판가름할 열쇠를 쥔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선수들을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데 난색을표하는 등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스쿼시는 유럽에서 광범위한 인기를얻는 종목이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를중심으로 비유럽 국가들도 조금씩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세계 스포츠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두 차례나 올림픽 정식 종목 선정과정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꾸준한 개혁 작업을 거쳐 더 현대적인 스포츠로 변화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사방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유리 코트를 도입해 시각적인 접근성을 높이고중계 카메라도 더 자세히 경기 장면을담을 수 있도록 했다. 랠리포인트 제도의 도입 등 경기를 박진감 넘치게 만든점도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관중석 규모가 작은 편이라흥행에 약점을 지녔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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