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있으면 유방암 걸릴 위험 50~85% 높아
▶ 절제술과 종양만 제거 보존술 유방암 예방·치료법 중 택일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면 외과적 수술 치료법은 크게 유방 전체 조직을 다 제거하는 유방절제술, 유방 일부조직과 종양을 제거하는 유방보존술로 나뉜다. 유방암 수술 모습. <한국일보 자료 사진>
매모그램 검사 모습. 여성은 40세 이후 매년 매모그램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앤젤리나 졸리 수술계기로 본 유방절제술·BRCA 유전자 돌연변이
최근 할리웃의 탑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사진)가 자신에게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았다고 고백해 큰 파장을 낳았다. BRCA1, BRCA2 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50~85% 정도로 확률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졸리가 시술한 유방절제술도 여러 예방법 중 하나. 유방암 수술 전문의이자 유방암 성형술(Oncoplastic surgery) 전문의 헬렌 강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유방절제술,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유방절제술(mastectomy)은
유방 전체 조직을 다 제거하는 수술로 유방암 치료 및 예방의 한 방법이다. 졸리가 한 수술은 예방적 목적의 ‘양측 유방절제술’(double mastectomy)로 양쪽 유방 모두 절제한 수술이다. 강 전문의는 “졸리가 한 수술은 유두는 남기고 거의 유방 전체를 다 떼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두까지 다 절제하는 유방전절제술(total mastectomy)과 유두는 남기는 피하유방절제술(subcutaneous mastectomy)로 나뉜다.
대개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면 유방 한쪽에만 암이 발생한다. 유방암에 대한 외과적 수술은 크게 유방절제술, 유방보존술(혹은 유방 종양절제술, lumpectomy)로 나뉘는데, 유방절제술은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이며, 유방 보존술은 종양과 유방의 일부 조직만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이다. 유방 종양 절제술은 방사선 치료가 꼭 필요하다.
유방절제술과 유방보존술 모두 효과적이지만 두 수술 중 하나를 결정하는 것은 환자로서는 쉬운 결정은 아니다. 물론 학계에서는 최근 치료법이 좋아져 유방절제술을 하거나 유방보존술을 하거나 생존율은 거의 같다고 보고 있다.
강 전문의는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치료의 한 옵션으로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보통 대부분 여성들은 한쪽에만 암이 발생하지만, 반대쪽에 생길 가능성 때문에 양쪽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미 임상종양학회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2007년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초기 유방암 환자 중 한쪽만 유방암이어도 양쪽 유방을 모두 제거하는 유방절제술을 선택하는 비율이 1998년에서 2003년 사이 15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NN에 보고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휴스턴 소재 MD 앤더슨 암센터에서만 시행된 예방적 유방절제술 비율은 2010년 8% 정도였지만 2011년에는 12.6%, 2012년에는 14.1%로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암과 관련돼 여러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유전자 돌연변이는 BRCA1과 BRCA2다.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확률은 여성 600명 중 1명꼴이다. 또한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BRCA1, BRCA2가 있는 경우는 10%도 안 된다.
사실 이 유전자가 없어도 암에 걸릴 수는 있다. 강 전문의는 “통계적으로 유방암에 걸린 여성을 100명으로 놓고 보면 85%는 특별히 가족력이나 유전과 상관없이 스트레스, 담배, 지나친 음주 등이 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15%는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가족 중에 유방암이 있어도 BRCA1, BRCA2가 있는 경우는 반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6배나 높다는 점이다.
물론 BRCA1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도 수술을 선택하지 않는 여성들도 있다. 수술 대신 타목시펜(Tamoxifen)을 매일 복용하면 암 발생률을 50%정도까지 줄일 수 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고 해도 암에 걸릴 확률은 환자 개개인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 강 전문의의 설명.
앤젤리나 졸리의 경우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고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로 암에 걸릴 확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 졸리의 어머니 배우 마르셀린 버트란드의 경우 난소암이 46세라는 젊은 나이에 발견돼 10년을 투병하다 57세에 사망했다.
사실 난소암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암으로 초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무서운 암이다. 난소암은 비교적 드문 암으로 대개 발견되면 3기 혹은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과는 달리 유방암은 매모그램으로 검사하는 등 조기발견이 가능해 사망률보다는 생존율이 더 높아 암을 이겨낼 확률이 더 높은 암이다.
#결국 환자, 나아가 여성 스스로의 선택
강 전문의는 “나 자신도 여성이라 유방암에 걸려 수술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자신의 유방을 보호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환자들을 보면 자신의 유방을 그대로 유지하고 부분적 절제만 하면 암환자로서의 피해 의식을 덜 느끼고 훨씬 더 씩씩하게 암을 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유방 전체를 다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되면 유방에 감각이 거의 없고, 또 여성으로서, 정신적으로 좀 더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앤젤리나 졸리의 선택을 충분히 이해한다. 난소암으로 힘든 투병시기의 어머니를 봐 왔다면, 또 아이가 여섯이나 있어 아이들을 위해 오래 살고 싶은 마음으로 그런 힘든 결정을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신의 생명을 귀하게 생각하고 매우 자신감 있는 여성이라 생각된다. 물론 BRCA 유전자가 있어도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하지 않는 여성의 결정 역시 존중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하면 유방암 예방이 100% 되나?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유방암 예방은 거의 100%로 보지만 유방절제술을 했어도 유방 세포가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은 5% 미만이다. 강 전문의는 “경험상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하고 나서 암에 걸린 케이스를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강 전문의에 따르면 암환자 중에서 양측 유방절제술을 한 환자들의 암 재발 확률은 평균 5~10% 정도.
#예방적 유방절제술의 부정적인 면은?
일단 대수술(major procedure)이란 점이다. 수술로 인한 염증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고, 피부 괴사, 켈로이드 형성, 만성통증 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유방 감각이 사라져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유방절제술과 유방복원술 후에 자신의 유방 모습에 만족스러워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수술을 했어도 암 발생률이 0%로 떨어지지 않는 점, BRCA 유전자가 있어도 암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유전자 검사는?
현재 BRCA에 대한 유전자 특허권을 가진 미리어드사가 독점하고 있어 비용은 약 3,000달러 정도다. 강 전문의는 “미리어드사는 유전자 특허권 취소에 관한 법정 소송을 당한 바 있어 소송결과에 따라 비용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저소득의 경우 해당 지원서를 내면 비용이 낮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검사는 혈액검사 또는 침으로 검사하는 방법이 있다. 2주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누가 검사해야 하나?
한국 여성들에게는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인종적으로는 아슈케나지(Ashkenazi) 유대인들에게 많다. 강 전문의는 “내 환자 중 한인 중에서는 2명 정도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케이스가 있었다. 환자가 50세 이전에 유방암에 걸렸다거나 가족 중에 유방암, 난소암이 있다면 검사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족 중 아버지가 남성 유방암에 걸린 경우라면 자식이 걸릴 확률이 50% 정도로 유전될 확률이 높은 편이므로 검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자녀의 유전자 검사는 성인이 된 후 검사를 고려해 본다.
#암 발생, 유전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이 문제
강 전문의는 “암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유방암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여성암 1위의 암이다. 유전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이 문제”라 지적했다. 유전보다는 스트레스, 지나친 음주, 흡연,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생활습관, 육류위주의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이 암 발생확률을 높인다는 것.
강 전문의는 “여성의 경우 매일 술 한 잔이 심장건강에 좋다는 뉴스가 나오지만 술은 유방암에는 독”이라며 “매일 술을 마시면 유방암 확률이 높아진다. 또 한인 여성들의 경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흡연 비율이 높다. 아직은 주로 50세 폐경 이후 유방암 발생이 높지만 20~40대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생비율이 높아진 것은 잘못된 라이프스타일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검진 역시 중요하다. 40세 이후부터 매년 매모그램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강 전문의는 “매모그램의 방사선은 위험하지 않다. 특히 가족 중 유방암이 있었다면 매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에 받은 검사에서 암 진단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암은 1년 안에 자라 그 다음 번 검사에서는 많이 자란 암세포가 발견되기도 한다. 대신 가족 중 암 병력이 없고 매년 매모그램 검사를 3회 정도 받아 항상 정상이었다면 2년마다 검사를 받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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