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나이트(당시 19세)가 클리블랜드 시에서 실종된 것은 2002년이었다. 아만다 베리(당시 16세)가 버거킹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종적을 감춘 것은 2003년, 그리고 지나 디헤서스(당시 14세)가 학교에서 집으로 가던 중 사라져 버린 것은 바로 그 다음해였다. 10년 동안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길이 없어 경찰의 수사가 헛바퀴를 도는 가운데 그 가족들의 참담한 심경은 필설로 묘사할 수 없는 고뇌의 나락이었을 것이다.
그 세 여자가 5월 6일 극적으로 구조되는 일이 발생해 클리블랜드만이 아니라 미국을 흥분시켰다. 바로 그날 오후에 그들의 납치 지점으로부터 불과 3마일 거리인 세이모어 에비뉴의 어느 이층집의 앞문을 안에서 마구 두드리면서 “살려 달라”는 젊은 여성의 비명을 듣고 이웃 사람인 챨스 램지가 호응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 집에서 미셀 나이트와 지나 디헤서스도 발견하고 그 집 주인인 에리얼 카스트로를 체포한다. 처음에는 역시 50대인 그의 형과 동생도 체포하더니 그 둘에는 혐의가 없다고 석방하고 그만 아이를 포함한 4건의 유괴 혐의와 3건의 강간 혐의로 기소한다.
그의 보석금은 유괴 1건마다 200만 달러씩, 도합 800만 달러로 책정되어 실질적으로 그 자가 보석된 상태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에게 인면수심이란 표현을 쓰면 동물들을 모욕하는 것이 될 정도로 사람 탈을 쓴 악마라고나 불러야 할 괴물 중의 괴물이다.
이 사건에 대한 의문은 한 둘이 아니다. 우선 보도된 경찰의 초동 조사서만 보더라도 그 세 여자들이 지하실에 쇠사슬이나 밧줄로 묶여 문 밑으로 들여보내지는 음식물을 먹는 참혹함을 견뎌왔던 것은 차치하고 성폭행을 무수히 당해 왔다는데 강간 죄목 3건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 있다. 더군다나 미셀 나이트는 다섯 번이나 임신한 것을 몇 주씩 먹이질 않았을 뿐 아니라 복부를 구타하여 낙태시켰다는 내용과 아울러 아만다가 아이를 낳을 때 미셀에게 조산을 시키면서 아이가 만약 죽으면 너를 죽이겠다고 했다는 데야 그들이 겪었을 고문과 공포가 어느 정도였을까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처진다. 정말 사형제도의 필요성을 절감케 하는 사건이다.
그리고 그 흉악한 자의 형과 아우가 범죄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서둘러 발표한 것도 석연치 않다. 10년 동안이나 동기간들끼리 왔다 갔다 했을 것은 당연한데 지하실의 신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까? 만약 그들이 맥도날드 음식이라도 날라다 주었다면 중범죄 방조가 될 터인데… 아마도 대배심원의 정식 기소 때에는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올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 의문점은 이웃 사람들 두엇이 몇 년 전에 그 집 뒷마당에서 목에 개 목줄을 두른 여자가 발가벗고 개처럼 기는 것을 목격하고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무시를 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경찰에서는 모든 기록을 조사해 봐도 그런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반박한다는 사실에 관한 것이다. 혹시나 육체노동자 가족들이 거주하는 경제적 중하층 거주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이라 소위 상류층 지역에서의 사건들에 비해서 수사가 덜 철저했던 것일까.
이번 세 피해자들은 따로 따로 그 흉악한 자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상냥하게 접근해서 그의 차에 탔다가 10년 동안의 지옥살이를 겪었다. 그러나 지나는 자기 학교 동무의 아버지라서 믿고 차에 올랐을 것이며 아만다 역시 버거킹의 손님으로 오던 그 자가 눈에 익어 차에 탔을 것이다. 남자 아이건 여자 아이건 아니, 어른들이라도 낯선 사람의 차에 올라타서는 안 된다는 경종이다. 왜 이렇게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가. 외설물의 범람이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엊그제 워싱턴DC에서 40여년 간 소아과 의사로 존경 받아온 사람이 아동들에 대한 성폭력 외설물을 컴퓨터에 많이 소장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아이들을 그에게 진찰시켰던 많은 부모들이 대경실색하고 있을 것이다. 주로 인터넷을 통한 성폭력 가학 행위 등의 외설물들은 어린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학교 교사, 공무원, 변호사, 의사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살인에 못지않게 흉악한 성범죄로부터 우리의 자녀들을 지킬 필요가 절실해진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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