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다. 이곳 동포들에게 조국의 대통령의 방한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선거 유세 중 청년실업에 대해 “밖으로 나가라 그러면 국가는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는 요지의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인력자산밖에 없는 한반도가 살길이며,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대안을 잘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해외로 나가는 다리가 없다. 해외로 나가려면 우리의 의지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를 받아주는 나라의 이민법을 알아서 글로벌 시대의 ‘맞춤 외국행’을 펼치는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학사학위 이상을 요구하는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의 올해 신청자 접수는 닷새 만에 마감되었다. 현재 1년에 6만5,000개의 단기취업 비자를 중국과 인도가 쿼터의 약 65%를 차지하는 바람에 비자가 고갈되어 한국인에게는 기회가 적은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E-3, E-4비자의 조속한 통과가 절실히 요구된다.
E-3, E-4비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게 부여하는 전문직 비자로서 H-1B비자와 거의 같은 성격이다. 현재 계류 중인 법안에 의하면 한국인에게 1만5,000개의 비자를 할당해 주고 있다.
호주의 경우, 미국과 FTA 협정을 맺은 뒤 약 5개월 뒤에 1만500개의 비자를 할당받았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 FTA가 체결된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 통과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박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미국 진출을 막는 장벽을 새로운 비자로 뚫을 수 있도록 한국인을 위한 E-3나 E-4비자의 통과를 위한 로비가 절실하다.
청년 실업을 줄이고 한국의 세계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 특정 국가에만 국한하지 말고 진출 국가의 다양화를 꾀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하여 각 나라의 이민법을 연구 분석하여 한국인에게 맞는 취업비자나 이민법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그런 뒤 각 국가의 특성과 각 사람의 조건을 맞추어서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주어야 세계로 향한 다리를 건널 수 있는 것이다.
역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재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주는 것 또한 글로벌 정책이다. 한국으로 돌아가 봉사하고 싶어도 한국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없다. 한국 국적법에 의하면 외국국적을 획득하면 한국국적이 자동말소가 된다. 지난 과거 해외에 나간 사람은 ‘조국을 버린 자’ ‘시집간 딸’ 혹은 ‘이중인격자’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정서가 강하다.
세계가 하나의 도시로 되어가고 있는 이 마당에 불합리한 국적이탈 신고 등의 절차를 요구하고 복수국적을 인정하지 않아서 해외동포의 모국으로 향한 다리가 막혀진 상태다. 현재 65세인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나이로 제한하지 말고 한국인 1세 혹은 2세 등의 기준을 마련하여 복수국적 허용범위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한국과 한국인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획득하여 한국의 병역의무를 피하려고 하는 것을 막고자 병역법이 강화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병역법은 법을 악용하는 사람뿐 만아니라 해외에 이주하여 살아가는 해외동포 2세 자녀에게 까지 불합리하게 적용되어 한국의 세계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은 2세들이 미국국적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가 군대를 안 가면 마치 불공평한 처사인 양 생각을 한다. 그러나 더 큰 미래의 관점으로 보면, 그들의 지식이나 경험이 한국에 기여하는 몫이 국방의 의무만큼 값질 수 있다는 거국적인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다리를 놓아야 할 때가 왔다. 해외 동포와의 진정한 소통과 한인 2세들의 모국을 향한 기여의 문을 열어주는 법제도의 개선이 글로벌 시대의 ‘맞춤 한국행’을 실현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들이 마음 편히 세계로 진출할 수 있고 또한 해외동포가 마음 편히 한국으로 진출하여 모국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국민정서의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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