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딧 낮은 사람들에는 고리단기 유혹 론 플리핑 사기 재융자 수수료까지 뻥튀기
노년층 은퇴 수단으로 활용되는 리버스 모기지와 관련된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리버스 모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해 사례도 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주의해야 할 재융자 사기 유형
주택시장이 호황을 이룰 수록 이를 틈탄 융자관련 사기도 증가하는 법이다. 융자관련 사기는 진화를 거듭하며 피해자들을 교묘하게 속이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재융자가 수월해지면서 관련 사기가 활개를 치며 많은 피해를 낳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 분위기에 들떠 자칫 사기업체들의 눈속임에 넘어가기 쉽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사기업체에 피해를 입게 되면 가까스로 벗어난‘깡통 주택’ 처지에 다시 빠져들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주택을 잃는 경우도 빈번하다. 최근 주택시장 회복과 더불어 새 모습으로 나타난 재융자 관련 사기유형들에 대해 알아본다.
■ ‘론 플리핑’
주택가격 상승으로 홈 에퀴티 융자가 다시 유행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홈 에퀴티 융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7% 증가했고 올해는 약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홈 에퀴티 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그머니 등장한 사기 유형이 바로 ‘론 플리핑’(loan flipping)이다. 재융자를 통해 이자율과 페이먼트를 낮추는 한편 주택담보 대출형태로 일부 자금을 현금으로 융자받는 것은 홈 에퀴티 융자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사기업체들의 수법은 재융자 때 주택시세를 허위로 높게 감정해 최대한 많은 자금을 대출받는 수법이다. 모기지 사기연구기관 ‘인터싱스’(Interthinx)에 따르면 이같은 허위 감정가와 관련된 사기가 지난해 4분기에만 약 2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세 허위 감정 때에는 주로 비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는 주택들이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감정가를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 좋은 건물 조건이나 좋은 위치 조건의 주택들이 주택 감정 때 이용된다. ‘론 플리핑’ 사기업체들이 부풀리는 것은 감정가뿐만이 아니다. 재융자 수수료를 최대한 뻥튀기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재융자 대출자들이 수수료 부담을 쉽게 느끼지 못하도록 재융자로 늘어나는 모기지 대출액에 부풀려진 수수료를 은근슬쩍 끼워 넣는 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낮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 급등 분위기로 ‘론 플리핑’에 따른 피해를 피부로 느끼기 쉽지 않고 또 사기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선 감정가 조작에 따른 사기혐의가 발견되면 대행업체는 물론 주택 소유자까지 처벌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다면 불어난 모기지 대출액으로 인해 쉽게 ‘깡통주택’ 상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도 주의할 점이다. 모기지 대출액이 시세를 웃돌게 되면 필요할 때 주택 처분이 쉽지 않은 반면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을 커져 차압위기에 빠질 위험도 높다.
■리버스 모기지 관련 사기
‘리버스 모기지’(Reverse Mortgage)는 잘만 사용되면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즐기는 데 효자노릇을 한다. 그러나 일부 허점을 이용한 사기형태의 리버스 모기지 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인해 노후 생활보장이 힘들게 되자 리버스 모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른 사기피해도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리버스 모기지는 62세 이상 주택 소유주들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목돈 또는 연금 형태로 일정 금액을 지급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융자의 한 형태다. 대출자가 사망하거나 주택을 처분할 때까지 일정 금액을 지급받게 된다. 다만 재산세와 건물 보험료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주택 소유주가 지게 된다. 이같은 리버스 모기지를 이용한 사기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존 때 부부 모두가 리버스 모기지 대출자로 등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배우자 중 한쪽만 대출자로 등기시키는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부부 중 나이가 많은 배우자를 단독 대출자로 등기시키면 융자 브로커가 챙겨가는 수수료가 높은 점을 악용한 사기수법이다. 그러나 만약 대출자로 등기된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인으로 남게 되는 생존 배우자가 잔여 대출액 일시 상환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피해다.
또 다른 사기유형은 허위 대출자를 내세워 리버스 모기지 대출을 받아 목돈을 가로채 가는 수법이다. 대부분 주택 구입 능력이 없는 62세 이상 저소득 노년층에게 ‘공짜’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말로 접근해 신분을 도용한다.
노년층에게 상태가 불량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주택을 가격을 부풀려 허위로 판매한 것처럼 꾸며 ‘캐시 아웃’ 재융자를 받아 챙기는 수법의 사기유형이다. 일부는 허위 판매된 주택을 대상으로 리버스 모기지 대출을 신청해 노인 주택 소유주에게 제공하지 않고 몽땅 챙겨가기도 하는데 대개 70세 이상의 여성 노인층이 주 범죄 대상이 되고 있다.
■고리 단기 재융자
악성 모기지 대출을 받아 높은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에 시달리는 주택 소유주에게는 재융자를 통해 페이먼트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까지도 기준을 대폭 완화시킨 재융자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모기지 대출자들이 ‘빚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도 기준에 미치지 못해 재융자가 그림의 떡인 대출자가 여전히 많다. 바로 이들에게 접근해 불리한 조건의 재융자를 제시하는 업체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른바 ‘하드 머니 론’(Hard Money Loan)이라고도 불리는 재융자를 제시하는 렌더들은 ‘다른 은행에서는 재융자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융자가 절실한 주택 소유주에게 접근, 대개 3~5년짜리 단기 재융자 조건을 제시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대개 하드 머니 렌더가 제시하는 재융자 기준은 높은 점수의 크레딧이나 높은 소득이 적용되지 않아 미자격 대출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반면 시중보다 고리의 이자율이 적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선지급 이자, 조기 상환 벌금, 또는 ‘만기시 일괄 지불’(balloon payment) 등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자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 넣게 된다. 특히 하드 머니 렌더가 부과하는 재융자 수수료는 일반 수수료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을 뿐만 아니라 수개월치 이자를 선불로 지급하라는 등의 횡포도 서슴지 않는다.
하드 머니 재융자는 일반적으로 주택을 단기간 내에 되팔 계획이 있는 주택 개발업자나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일반 주택 대출자들에게는 또 다른 멍에만 지우게 되므로 주의가 절실하다.
하지만 내년 초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인 도드-프랭크 금융규제법에 따라 이같은 악덕 렌더들의 횡포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렌더들이 구입 대출 또는 재융자 대출 때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검증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되고 조기상환 벌금 등 일부 독소조항도 포함시킬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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